오늘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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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15/09 제8호

민중의 시각에서 본 미국 역사

리오 휴버만, <가자 아메리카로>

  • 이상욱 사회진보연대 서울지부 조직국장
제목에서 풍겨지는 뉘앙스가 오묘하다. 언뜻 보면 최고의 부를 가진 아메리카의 위대함을 소개하는 것이거나, 이민을 떠나 아메리칸 드림을 이룬 성공스토리일 것 같다. 그러나 이 책은 아메리카 대륙의 형성과 미합중국의 출발, 미국 자본주의의 황금기와 대공황 직후까지를 다루는 쉽고 간결한 역사책이다. 아메리카로 온 이민자들이 무일푼에서 백만장자가 되었다가, 백만장자에서 무일푼이 되는 미국 자본주의의 흥망성쇠가 담겨있다. 《자본주의 역사 바로알기》로 잘 알려진 저자 리오 휴버만은 ‘전쟁이 아닌 노동자, 지도자가 아닌 민중’의 관점에서 이 책을 쓰고자 했다고 한다. 그래서 이 책의 원제는 《We, the People》이다.

다양한 이유로 아메리카 대륙으로 건너온 이민자들은 식민지 모국(영국)으로부터 독립한다. 13개 주로 출발한 미합중국은 어떻게 거대한 아메리카 대륙을 거느린 세계헤게모니 국가가 되었을까. 미국은 내부식민화를 통해 영토강탈과 점령을 지속했고, 미국의 대륙주의는 19세기 후반 영토병합을 완료한다. 과거 식민지를 겪은 국가의 침략행위는 내·외부의 반발에 부딪쳤지만, 이들은 자신들의 영토팽창이 ‘명백한 운명’이라고 믿었다.

한편 남북 전쟁에서 승리한 북부 자본가와 공화당은 미국을 진정한 공업국으로 변모시키며, 대륙의 교통·통신·철강을 장악하고 독점자본이 된다. 이들은 법인자본주의 혁명을 거치며 승승장구하지만 결국 대공황과 함께 몰락한다. ‘누구도 굶주리도록 허용되어서는 안 된다’는 대통령의 선언은 공허했고, 처절한 고통과 궁핍이 민중에게 닥친다. 케인스주의 경제정책에도 불구하고 미국 경제는 2차 세계대전으로 막대한 이익을 거둔 시점인 1941년이 되어서야 회복된다. 

우리가 미국의 역사를 공부해야 하는 이유는 명확하다. 세계를 호령하는 미국자본주의가 어떻게 가능했는지 알 수 있으며, 대공황을 통해 얻을 교훈이 지금 우리의 세계에도 유의미하기 때문이다. 여전히 미국자본주의는 세계경제를 이끌고 있지만, 2차 대불황의 위협 역시 진행 중이다. 사회운동의 방향을 세우는 것이 우리의 몫이라면 이론서와 함께 읽어보자. 더 풍부한 이해와 분석을 얻을 수 있을 것이다.●
 
덧붙이는 말

'책 이어달리기'는 《오늘보다》의 독자들이 권하고 싶은 책 한 권을 가지고 짧은 글을 쓰는 코너입니다. 글을 쓴 사람이 다음 호에 책을 소개할 사람을 지목하는 '이어달리기' 방식으로 진행됩니다. 다음 주자는 김민철 공공운수노조 서울경인공공서비스지부 조직차장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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