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보다

  • 여는글
  • 2017/04 제27호

따갑긴 하겠지만

  • 편집실장 홍명교
지난 2년 반이 주마등처럼 스쳐지나간다. 그 사이 많은 일이 있었다. 때로는 그만두고 싶을 때도, 때로는 자신감이 하늘을 찌를 때도 있었다. 누군가는 거의 펼쳐보지도 않는다 했고, 누군가는 보다 치밀한 매체 전략을 주문했으며, 또 다른 누군가는 오매불망 《오늘보다》가 오기만을 기다린다고 했다. 그럴 때마다 함께 잡지를 만들고 다듬고 또 독자로서 다양한 이야기를 전해주는 사람들과 이야기하고, 배워왔다.

2년간 함께 웃고 떠들고 또 술을 마시며 《오늘보다》를 만들었던 세 동료들이 편집실을 떠났다. 세상에 모르는 게 없는 것처럼 보이던 선배가 더 많은 배움을 얻으러 떠났고, 항상 꼼꼼한 기획력과 시야로 내가 흘리고 지나간 빈틈을 하나하나 메우던 동료도 자리를 옮겼다. 또, 《오늘보다》의 소소한 디테일을 채워 매력을 한껏 높여주던 동료도 시끌벅쩍한 서울을 떠나 산 좋고 물 좋은 시골로 간단다. 5월호부터는 덜 아름다워지는 게 아닌지 모르겠다. 

셋이 가고 세 명의 새 동료들이 왔다. 아직 서로 적응 중이지만 모두 나보다 뛰어난 또래 활동가들이라 생각해 별 걱정이 되진 않는다. 어쨌든 연남동 중국집에서의 한탄과 격정, 시답잖은 농담은 계속되리라.
 
많은 이들이 격변의 시간을 보내고 있다. 겨우내 이어진 촛불은 깃발 없는 시민들에게도, 불통정권·막장정권 하에서 힘겹게 투쟁해온 노동자들에게도, 한줌의 활동가들에게도, 평생 잊을 수 없는 기억이 됐으리라 믿는다. 나 역시 함께 소리치던 시민들 하나하나의 외침, 미소, 눈빛 모두 잊을 수 없다. 불꽃같은 기억 움켜쥐고 보다 단단하고 넓어진 마음으로 살아야겠다.
 
조기 대통령 선거가 코앞으로 다가왔다. 촛불의 힘으로 극우보수 세력을 몰아내고 만든 선거지만, 막상 반성 없는 자유주의 세력들이 활개 치며 가짜 대안들을 늘어놓는 모습을 보고 있으니, 오늘날 사회운동의 정체 상태가 답답해 숨 한번 크게 내쉬게 된다. 이런 때일수록 보다 차분하게, 쏟아지는 말들의 과거를 훑고, 실내용을 살피고, 비판하는 노력이 중요하겠다. 그럴수록 사회운동의 내공과 시야 역시 커질 것이기 때문이다.

그래서다. 4월호 특집으로 대선 후보들의 주요 공약에 대한 분석과 비판을 담았다. 지면의 한계로 충분히 담아내진 못 했지만, 가능한 좌파의 관점을 견지한 채 지배 이데올로기와 대결할 수 있는 길을 찾고자 했다. 풀버전은 이후 《촛불의 눈으로 본 대선 공약 비판》 소책자와 eBOOK으로 발행할 예정이다. 그밖에 촛불에 대한 평가와 전망, 베트남 진출 한국기업의 노동 탄압, 현장실습생의 죽음을 통해 본 콜센터의 열악한 노동현실 등을 담았다.

변신을 계획하고 있다. 웹사이트는 곧 리뉴얼될 예정이다. 더 심플하고 파급력 있는 매체로 거듭나기 위해서다. 보다 많은 사람들과의 접면을 만들고 싶다. 특집이나 연재 역시 연말까지 빡빡하게 기획하고 제각각 팀을 꾸려 준비 중이다. 이 역시 형식의 묘미와 내용의 날카로움을 모두 얻기 위한 노력의 일환이다. 맘 같아선 지면도 늘리고 컬러로 만들고 싶은데 재정 여건상 쉽지 않다. 올해 독자가 많이 늘어 보다 풍부하고 날카로우며 번쩍번쩍 빛나는 사회운동 월간지로 만들 수 있길 소망한다.

독자들의 많은 도움이 필요하다. SNS에서 공유도 많이 하고, 주위 사람들께 널리 권해주셨으면 좋겠다. 사회운동에게 좋은 무기가 없는 시대에, 《오늘보다》가 보다 날카롭고 대중적이며, 매력적인 무기가 되었으면 한다. 피드백과 논평, 따가운 질책도 언제나 환영이다. 

따갑긴 하겠지만… 칭찬받는 걸 더 좋아하긴 하지만…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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