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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15-07-08

    정부는 졸속적 TPP(환태평양동반자협정) 가입 추진을 중단하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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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공동기자회견문] 정부는 졸속적 TPP(환태평양동반자협정) 가입 추진을 중단하라! 우여곡절 끝에 미국 의회에서 신속무역체결권(TPA) 통과되면서 TPP가 급진전되는 모양새다. 버락 오바마 대통령은 곧바로 환영논평을 내면서 TPP 협상을 7월까지 마무리하고, 올 하반기에는 미 의회에서 비준을 받겠다고 밝혔다. 일본의 아베총리도 동의하는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한국 정부도 발걸음을 재촉하는 모양새다. 최경환 경제부총리는 TPP가 1단계 협상이 마무리되면 공식 가입을 추진하겠다며 서두르고 있다. 오바마 대통령의 계획대로라면 7월 이후 한국정부는 TPP 공식 가입을 요청하겠다는 것이다. 이에 따라 메르스 때문에 연기된 한미정상회담이 개최되면 박근혜 대통령이 오바마 대통령에게 공식적으로 TPP 가입을 요청할 것이라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그런데 정작 국민들은 거대FTA인 TPP에 대해 전혀 모르고 있다. 정부가 최소한의 정보 조차도 공개하고 있지 않으니 TPP가 무언지, 어떤 득실이 있는지 알수가 없는 상황인 것이다. 한미FTA 협상 당시 밀실 졸속 협상, 통상독재가 또다시 재현되고 있는 것이다. 특히, 한국정부가 TPP가입국인 베트남, 뉴질랜드, 캐나다, 호주 등의 국가와 FTA를 동시다발적으로 체결하면서 TPP 가입을 위한 사전정지작업을 하고 있는 것 아니냐는 비판에 직면해 있다. TPP는 어떠한 협정이고, 어떤 문제점이 있는가? 1. 우선 TPP는 예외없는 관세철폐를 주장한다. 그나마 몇 개 안되는 보호 농산물 등도 이제 모두 개방해야 한다는 얘기다. 무엇보다 TPP는 철저하게 비밀협상으로 진행된다는 것이 더욱 큰 문제다. 협상이 시작한지 수년이 지났지만 구체적으로 어떠한 협상을 하는지 조차 모르는 상황이다. 이러한 상황에서 한국정부는 TPP 가입한다는 것은 섶을 지고 불속에 뛰어드는 꼴이라고 할 수 있다. 2. 한국은 대부분의 TPP 가입국들과 이미 FTA가 체결돼 있어 그 효과가 의문시되고 있을 뿐 아니라 TPP 가입 12개 국 중 유일하게 FTA 맺지 않은 나라가 바로 일본이다. TPP는 결국 한일FTA 인 것이다. 일본과의 FTA는 우리나라의 핵심 수출업종인 제조업에 큰 타격이 될 수 밖에 없다. 안그래도 심각한 대일 무역적자와 제조업의 약화와 고용 악화를 초래할 가능성이 높다. 3. 최근 론스타가 대한민국을 상대로 5조원대 ISD(투자자국가제소제도) 걸어서 다시 ISD가 쟁점화 되고 있는 상황에서 TPP 협상안에는 지금보다 더욱 강력하게 기업들의 이익을 보장하는 제도가 들어가 있다고 알려지고 있다. TPP는 헌법위에 군림하며 국가주권을 무력화하고, 공공정책 결정권을 침해할 가능성이 높은 것이다. 또한, 기업들의 이익을 위한 공기업에 대한 민영화와 의료 영리화를 가속화 할 것이다. 4. 한국의 TPP참여방식은 [참여]가 아니라 [가입]이다. 협상진행 되는 중에 TPP 가입하게 되면 [참여]가 되지만 이 마저도 미국의 반대해 지금은 만들어진 협정에 [가입]밖에 할 수 없다. 가입을 위해서는 참여국 전체에 동의를 받아야 하기 때문에 기존 12개 참여국의 요구를 전적으로 수용해야하는 소위 ‘입장료’까지 내야한다. 그 입장료에는 미국산 쇠고기 관련해서 광우병위험이 높은 30개월령 이상의 쇠고기도 수입해야 할 처지에 놓이게 될 것으로 보이며, 일본의 후쿠시마 주변의 고방사능노출 수산물도 수입을 강요받고 있다는 점에서 국민의 건강권을 침해할 우려가 크다. 5. 오바마 대통령은 미 의회를 상대로 TPP를 설명하면서 아시아 지역에서 중국의 영향력을 확대를 막는 저지선이 바로 TPP라고 강조한 바 있다. 결국 TPP는 미국의 대중 포위망 형성 전략을 한국정부가 추종하게 되는 것이기 때문에 중국의 반발도 예상된다고 하겠다. 우리나라가 미국과 유럽지역의 수출을 더한 것 보다 중국에 수출하는 것이 많다는 점에서 중국을 고립시키는 미국의 전략을 우리가 따라할 필요가 있는지 묻지 않을 수 없다. 결국 TPP 가입은 동북아시아 정세의 균형을 흔드는 위험한 모험이다. 6. TPP 가입은 추가 쌀개방이자 쇠고기 등 추가 농축산물에 대한 개방으로 농민을 죽이고, 식량주권의 토대를 허물게 될 것이다. 7. 박근혜 정부는 거대한 TPP 가입 추진을 하면서 국회 보고도 하지 않았다고 한다. 스스로 만든 통상절차법 조차 어기며 TPP 밀어 붙이고 있는 것이고, 또다른 ‘묻지마 협정’으로 강행하려 하고 있는 것이다. 오늘 이 자리에 모든 시민사회 농민 노동 진보 생협 종교 단체 대표들은 위와 같은 우리들의 문제점에 대한 정부의 성실한하고 설득력 있는 해명을 하지 않을 채 TPP 가입을 밀어 붙인다면 범국민적 저항을 통해 TPP 가입을 중단 시켜 낼 것이다. 이를 위한 온 오프 상의 캠페인, 각계각층의 선언운동, 그리고 지역별 집회 등을 통해 국민적 힘을 모아나갈 것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박근혜 정부가 TPP 가입을 밀어붙인다면 2015년 하반기 [국민 총궐기]를 조직해 나갈 것임을 분명히 밝히는 바이다. 정부는 졸속적인 ‘묻지마 TPP’ 가입 추진을 중단하라! 일자리를 빼앗는 TPP 가입 중단하라! 우리 농민 다 죽는다. TPP 가입 중단하라! 국민 건강 위협하는 TPP 가입 중단하라! 2015년 7월 8일 TPP-FTA대응 범국민대책위원회

  • 민중건강과사회

    2015-07-06

    병원 노동자 외주화로 초래된 메르스 확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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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사진1%] 삼성서울병원이 국민 앞에 고개 숙이고 부분폐쇄 결정을 내리게 만든 것은 환자 이송요원인 137번 환자가 관리대상에서 누락된 채 업무를 계속해왔던 것이 결정적이었다. 137번 환자는 삼성서울병원에서 일했지만 삼성서울병원의 직원이 아니었고, 관리대상에서 제외되었다. 병원이 비용절감을 이유로 환자이송업무를 외주화했기 때문이다. 143번 환자는 대전 대청병원에서 일하면서 메르스 환자에게서 전염되었으나 질병관리본부의 역학조사·격리 대상에서 누락되었다. 이 환자 역시 외부업체에서 파견된 노동자였기 때문이다. 병원에서 일하지만 병원 노동자로 인정받고 보호받지 못하는 이들은 스스로도 감염성 질환에 취약하고, 결국에는 병원 및 지역사회의 건강을 위협할 수밖에 없다. 건강보다 이윤을 위해 늘어나는 비정규직 병원경영연구원의 조사에 따르면 2009년 기준 종합병원급 의료기관의 비정규직 비율은 19.5%(직접고용 비정규직 9.1%, 간접고용 비정규직 10.4%)다. 공공기관 경영정보 공개시스템에 따르면 국립대병원의 비정규직 비율은 2008년 22.4%에서 2015년 27.8%(직접고용 비정규직 14.9%, 간접고용 비정규직 12.9%)로 증가했으며 규모로 보면 5,378명에서 9,587명으로 두 배 가까이 증가했다. 이번 사태를 계기로 삼성서울병원이 밝힌 바에 의하면 삼성서울병원의 비정규직 비율은 35%(8,440명 중 2,944명)로 매우 높은 수준이다. 의료서비스는 노동집약적 서비스로 인력의 양과 질에 큰 영향을 받는다. 인력이 충분히 확보될수록 의료서비스의 질이 높아지고, 인력의 숙련도가 높고 안정된 고용상태와 건강상태에 있어야 의료서비스의 질이 높아진다. 그러나 한국의 병원들은 이와 반대되는 방향으로 가고 있다. 병원 간 경쟁이 심화되면서 인건비 절감을 위해 비정규직을 늘리고 있고, 이를 규제해야 할 정부마저 병원의 수익 경쟁을 부추기는 정책을 추진하고 있으며, 국립대병원의 경우 정규직 인원을 제한하는 공공기관 총 정원제를 적용하고 있어 비정규직 활용을 부추기는 장치가 되고 있다. 병원 비정규직은 직접고용 비정규직, 간접고용 비정규직, 특수고용 비정규직으로 나눌 수 있다. 직접고용 비정규직은 병원이 직접 시간제 혹은 기간제 계약직으로 고용하는 것으로, 의사, 약사, 간호사, 임상병리, 물리치료, 시설, 전산, 간호조무, 원무 등의 직종에서 나타난다. 이들 업무는 한정된 기간 동안만 필요한 것이 아니라 상시적으로 필요한 업무이므로 기간제 고용의 정당성이 없다. 그러나 병원은 2년 이내로 계약하여 비정규직을 지속시키거나 불법적으로 2년 이상 계약직 노동자를 사용한다. 간접고용 비정규직은 업무를 외주화하여 병원에서 일하지만 병원이 아닌 용역업체에 고용된 것으로, 시설관리, 청소, 세탁, 급식, 경비, 진료보조 등의 직종에 걸쳐 있다. 이들 업무 중에서는 환자 진료와 직접 관련이 있음에도 불구하고 법망을 교묘히 피하거나 무시하고 불법적으로 외주화하기도 하고, 실제 일하는 노동자는 바뀌지 않지만 용역업체만 바꾸어가며 인건비를 절감하기도 한다. 간병인은 특수고용 비정규직으로 환자 및 보호자와 계약 관계를 맺는 것으로 보고 노동자로 인정조차 받지 못하고 있다. 경북대병원은 실제로는 중환자실에서 환자 이송, 검사물 이동, 환자 체위변경 등 진료보조를 하는 인력을 ‘특별청소’라는 업무분장으로 위장해 외주화했다. 화순 전남대병원은 물품 소독 및 준비, 환자 병력조사 및 혈압측정, 환자 식이 및 배설 보조, 체위변경 등 간호조무사 업무를 하는 진료보조 인력을 용역업체로부터 공급받았다. 이들은 병원에서 일할 때 병원과 정규직 간호사들에게서 업무 지시를 받아 파견노동을 했다. 그러나 간호조무사의 업무는 파견이 금지되어 있어 불법파견 판결을 받은 바 있다. 병원에서 일하지만 인정받지 못하고, 보호받지 못하는 비정규직 노동자 공공운수노조 의료연대본부가 실시한 3개 국립대병원 및 1개 시립병원의 청소노동자 주사침 사고 실태조사에 따르면, 조사대상자의 62.5%가 주사바늘, 칼 등에 찔리거나 베인 사고 경험이 있었다. 주사침 사고의 원인으로는 인력부족이 33.5%, 폐기물 분류 및 처리과정이 안전하지 않음이 28.9%, 감염환자에 대한 정보 부족이 21.1%였다. 사고가 원청인 병원에 보고된 비율이 60.8%, 사고 후 산재처리 비율은 31.2%에 불과했다. 2009년 신종플루가 유행 당시에도 정부는 의료기관 종사자들을 대상을 예방백신을 접종하면서 간병, 청소노동자는 제외시켰다가, 노동조합의 반발로 예방접종을 시행한 바 있다. 이번 메르스 사태에서도 비정규직 노동자들은 병원과 정부로부터 메르스에 대한 정보를 얻거나 보호받을 수 없었다. 간병노동자가 감염 예방이나 보호구 착용 교육을 받지 못했으며, 마스크조차 지급받지 못했다는 증언이 속출했다. 경북대병원 청소노동자들은 병원 측에 메르스 예방교육을 요구했으나 받아들여지지 않았고, 일회용 마스크 지급마저도 병원과 용역업체가 서로 떠넘기다가 직접 사서 쓰라고 했다. 메르스 때문에 소독업무까지 추가하다보니 노동강도가 높아져 청소노동자가 쓰러지는 일도 발생했지만 병원 측은 어떤 위로나 대책도 없었다. 보라매병원 환자이송 노동자는 메르스 사태 전까지만 해도 병원 측이 환자들이 무서워한다는 이유로 마스크를 쓰지 못하게 했다고 한다. 업무 특성상 환자와 가장 접촉이 많은 간병노동자는 감염에 취약할 수밖에 없고 실제로 8명이 메르스에 감염되었다. 메르스 환자가 퇴원하면 휴지통을 비우고 병실을 청소하는 것은 청소노동자다. 비정규직 노동자들이 하는 일은 병원이 돌아가는데 꼭 필요한 업무들이고, 비정규직 노동자들은 병원에서 일하면서 정규직 노동자와 마찬가지로 환자에게 노출된다. 하지만 병원은 인건비 절감을 목적으로 일자리들을 비정규직화시키고는 이들의 안전에 대한 책임을 나몰라라하고 있다. 비정규직 노동자들은 감염병에 대한 예방교육, 환자에 대한 정보, 충분한 보호 장비, 감염 시 보고체계 및 후속조치 등 모든 것에서 배제되어 있다. 병원에서 일하고 있지만 병원노동자로 인정받지 못하고, 보호받지 못하고 있는 것이다. 감염관리 실패를 초래한 병원 비정규직 확산 비정규직화, 외주화된 병원노동자들은 병원의 관리망에서 벗어나게 되고, 감염에 취약해진다. 병원노동자들이 감염에 취약해지면 병원 내 감염이 증가하는 것은 당연하다. 청소노동자들은 병원 곳곳을 돌아다니고, 간병노동자, 환자이송노동자들은 환자들과 가까이 대면하기 때문이다. 2003년 3월 사스가 대만에서 유행할 당시, 대만 질병관리본부 국장(Director of Center of Disease Control in Taiwan)이었던 수 박사는(Dr. Su)는 병원의 외주화를 중단하라고 명령했다. 외주화된 시설관리와 세탁 서비스를 통해 바이러스가 전파되어 병원 내 감염이 심각했기 때문이다.1) 국민건강보험국이 의료자원의 낭비를 줄이라고 압박하자, 병원은 당국의 강력한 조치에 외주화를 통한 비용 절감으로 대응했다. 사스 유행으로 병원의 이러한 업무 외주화가 부적절했다는 것이 드러났다. 병원들은 비정규직 간병, 세탁, 청소노동자들을 충분히 관리하는데 실패했고, 결국 감염관리에 실패했다. 수 박사는 감염 관리를 향상시키기 위해서는 모든 외주화된 업무를 다시 병원으로 복귀시켜야 한다고 주장했다. 또한 대만 의료개혁 재단은 사스 유행에 노출된 국가 의료 시스템의 결점을 분석하면서 외주화를 언급했다. 이 재단은 환자들을 간호하는 것이 병원의 책임이지만 그들은 비용에 더 신경 쓴다고 하며, 병원들이 간호에 더 많은 비용을 쓰고 환자를 간호할 인력을 증가해야 한다고 말했다. 영국에서 병원 외주화는 1983년부터 시작되었고, 2000년 NHS Plan이 발표되면서 더욱 가속화되었다. 병원 청소노동자를 외주화한 케이스들을 UNISON(영국 공공노조)에서 분석한 결과, 외주화된 청소서비스는 병원의 감염관리정책에 통합되지 못하고 분리된 반면, 병원 직영 청소서비스는 병원의 감염관리정책에 통합되어 더 효과적인 것으로 나타났다.2) 호주 정부와 이탈리아 정부는 1980~90년대를 거치며 공공부문 개혁을 표방하며 업무를 외주화하는 병원에 대한 인센티브 정책을 도입했다. 그러나 최근 들어 외주화했던 업무들을 다시 내부화(Backsourcing)하는 병원들이 나타나고 있다. 업무를 외주화한 이탈리아 병원 140개, 호주 병원 37개를 대상으로 외주화와 내부화에 대해 연구한 보고서에 따르면, 이탈리아 병원의 15%와 호주 병원의 33%가 외주화된 서비스를 다시 내부화했다. 또한 이탈리아 병원의 40%와 호주 병원의 17%가 외주화 서비스에 만족하지 않지만 현실적 조건으로 인해 내부화하지 못했다. 다시 내부화한 병원들은 그 이유로 외주화가 효율성을 증가시키지 못했고 비용도 절감하지 못했으며, 다시 내부화할 경우 질 관리와 고용 문제를 해결할 수 있다는 점을 들었다.3) 병원 비정규직·외주화 문제를 해결하는 실질적인 대책이 마련되어야 병원에서의 업무에는 모든 노동자 간의 원활한 소통과 협력이 필수적이고, 병원 감염관리체계는 총체적이고 일원적으로 이루어져야 한다. 이는 모든 병원노동자가 직접고용되어 있을 때 효율적으로 이루어질 수 있다. 그러나 병원들은 비용절감을 위해 광범위한 분야의 노동자를 외주화했고, 그 결과 내원하는 환자들 뿐 아니라 지역사회에까지 불신과 두려움을 안겨주었다. 메르스 사태를 통해 드러난 한국 보건의료체계의 허점이 한두 가지가 아니지만, 핵심은 ‘건강보다 이윤’을 우선시하는 병원들의 행태와 이를 묵인하고 부추기는 정부 정책이다. 정부와 병원들이 의료시장화 및 이윤극대화를 지향하는 이제까지의 방향을 철회하지 않는다면, 메르스 사태를 계기로 제기되는 여러 대책들의 효과는 제한적일 수밖에 없다. 현 상황에서 당장 해야 할 일은, 전염병이 의심되어 자가격리되는 노동자들의 고용과 생계를 보장하는 것이다. 나아가서는 간접고용 노동자와 특수고용 노동자를 포함하여 비정규직 노동자 전반을 포괄하는 통합적인 안전관리 대책을 마련해야 하며, 근본적으로는 병원 비정규직 노동자들을 직접고용·정규직화하여 감염관리를 포함한 일원화된 체계를 구축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 최근 정부가 메르스 환자 대규모 발생으로 인해 손실이 발생한 병원에 대한 지원책을 발표했다. 부분 폐쇄나 격리했던 집중관리병원을 중심으로 우선 160억원을 지원하고 향후 추경예산 책정을 통해서 추가 지원한다는 방침이다. 그러나 발생한 피해에 대해서 지원하는 것보다 더 중요한 것은 앞으로 이번과 같은 대규모의 인명 피해와 사회적 손실이 발생하지 않도록 하는 것이다. 메르스 확산의 주요 원인 중 하나는 병원 노동자를 비정규직화하고 업무를 외주화한 것이며, 감염관리의 실패에는 병원들의 책임이 크다는 것 역시 주지의 사실이다. 따라서 정부의 대책 역시 손실을 보전하는 의미의 단발성 지원에 그쳐서는 안 되며, 외주화된 업무를 다시 내부화하는 것을 강제하는 등 병원시스템을 개선하는 실효성 있는 대책과 연동되어야 할 것이다. [%=박스1%]

  • 민중건강과사회

    2015-07-06

    병원 노동자 외주화로 초래된 메르스 확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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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사진1%] 삼성서울병원이 국민 앞에 고개 숙이고 부분폐쇄 결정을 내리게 만든 것은 환자 이송요원인 137번 환자가 관리대상에서 누락된 채 업무를 계속해왔던 것이 결정적이었다. 137번 환자는 삼성서울병원에서 일했지만 삼성서울병원의 직원이 아니었고, 관리대상에서 제외되었다. 병원이 비용절감을 이유로 환자이송업무를 외주화했기 때문이다. 143번 환자는 대전 대청병원에서 일하면서 메르스 환자에게서 전염되었으나 질병관리본부의 역학조사·격리 대상에서 누락되었다. 이 환자 역시 외부업체에서 파견된 노동자였기 때문이다. 병원에서 일하지만 병원 노동자로 인정받고 보호받지 못하는 이들은 스스로도 감염성 질환에 취약하고, 결국에는 병원 및 지역사회의 건강을 위협할 수밖에 없다. 건강보다 이윤을 위해 늘어나는 비정규직 병원경영연구원의 조사에 따르면 2009년 기준 종합병원급 의료기관의 비정규직 비율은 19.5%(직접고용 비정규직 9.1%, 간접고용 비정규직 10.4%)다. 공공기관 경영정보 공개시스템에 따르면 국립대병원의 비정규직 비율은 2008년 22.4%에서 2015년 27.8%(직접고용 비정규직 14.9%, 간접고용 비정규직 12.9%)로 증가했으며 규모로 보면 5,378명에서 9,587명으로 두 배 가까이 증가했다. 이번 사태를 계기로 삼성서울병원이 밝힌 바에 의하면 삼성서울병원의 비정규직 비율은 35%(8,440명 중 2,944명)로 매우 높은 수준이다. 의료서비스는 노동집약적 서비스로 인력의 양과 질에 큰 영향을 받는다. 인력이 충분히 확보될수록 의료서비스의 질이 높아지고, 인력의 숙련도가 높고 안정된 고용상태와 건강상태에 있어야 의료서비스의 질이 높아진다. 그러나 한국의 병원들은 이와 반대되는 방향으로 가고 있다. 병원 간 경쟁이 심화되면서 인건비 절감을 위해 비정규직을 늘리고 있고, 이를 규제해야 할 정부마저 병원의 수익 경쟁을 부추기는 정책을 추진하고 있으며, 국립대병원의 경우 정규직 인원을 제한하는 공공기관 총 정원제를 적용하고 있어 비정규직 활용을 부추기는 장치가 되고 있다. 병원 비정규직은 직접고용 비정규직, 간접고용 비정규직, 특수고용 비정규직으로 나눌 수 있다. 직접고용 비정규직은 병원이 직접 시간제 혹은 기간제 계약직으로 고용하는 것으로, 의사, 약사, 간호사, 임상병리, 물리치료, 시설, 전산, 간호조무, 원무 등의 직종에서 나타난다. 이들 업무는 한정된 기간 동안만 필요한 것이 아니라 상시적으로 필요한 업무이므로 기간제 고용의 정당성이 없다. 그러나 병원은 2년 이내로 계약하여 비정규직을 지속시키거나 불법적으로 2년 이상 계약직 노동자를 사용한다. 간접고용 비정규직은 업무를 외주화하여 병원에서 일하지만 병원이 아닌 용역업체에 고용된 것으로, 시설관리, 청소, 세탁, 급식, 경비, 진료보조 등의 직종에 걸쳐 있다. 이들 업무 중에서는 환자 진료와 직접 관련이 있음에도 불구하고 법망을 교묘히 피하거나 무시하고 불법적으로 외주화하기도 하고, 실제 일하는 노동자는 바뀌지 않지만 용역업체만 바꾸어가며 인건비를 절감하기도 한다. 간병인은 특수고용 비정규직으로 환자 및 보호자와 계약 관계를 맺는 것으로 보고 노동자로 인정조차 받지 못하고 있다. 경북대병원은 실제로는 중환자실에서 환자 이송, 검사물 이동, 환자 체위변경 등 진료보조를 하는 인력을 ‘특별청소’라는 업무분장으로 위장해 외주화했다. 화순 전남대병원은 물품 소독 및 준비, 환자 병력조사 및 혈압측정, 환자 식이 및 배설 보조, 체위변경 등 간호조무사 업무를 하는 진료보조 인력을 용역업체로부터 공급받았다. 이들은 병원에서 일할 때 병원과 정규직 간호사들에게서 업무 지시를 받아 파견노동을 했다. 그러나 간호조무사의 업무는 파견이 금지되어 있어 불법파견 판결을 받은 바 있다. 병원에서 일하지만 인정받지 못하고, 보호받지 못하는 비정규직 노동자 공공운수노조 의료연대본부가 실시한 3개 국립대병원 및 1개 시립병원의 청소노동자 주사침 사고 실태조사에 따르면, 조사대상자의 62.5%가 주사바늘, 칼 등에 찔리거나 베인 사고 경험이 있었다. 주사침 사고의 원인으로는 인력부족이 33.5%, 폐기물 분류 및 처리과정이 안전하지 않음이 28.9%, 감염환자에 대한 정보 부족이 21.1%였다. 사고가 원청인 병원에 보고된 비율이 60.8%, 사고 후 산재처리 비율은 31.2%에 불과했다. 2009년 신종플루가 유행 당시에도 정부는 의료기관 종사자들을 대상을 예방백신을 접종하면서 간병, 청소노동자는 제외시켰다가, 노동조합의 반발로 예방접종을 시행한 바 있다. 이번 메르스 사태에서도 비정규직 노동자들은 병원과 정부로부터 메르스에 대한 정보를 얻거나 보호받을 수 없었다. 간병노동자가 감염 예방이나 보호구 착용 교육을 받지 못했으며, 마스크조차 지급받지 못했다는 증언이 속출했다. 경북대병원 청소노동자들은 병원 측에 메르스 예방교육을 요구했으나 받아들여지지 않았고, 일회용 마스크 지급마저도 병원과 용역업체가 서로 떠넘기다가 직접 사서 쓰라고 했다. 메르스 때문에 소독업무까지 추가하다보니 노동강도가 높아져 청소노동자가 쓰러지는 일도 발생했지만 병원 측은 어떤 위로나 대책도 없었다. 보라매병원 환자이송 노동자는 메르스 사태 전까지만 해도 병원 측이 환자들이 무서워한다는 이유로 마스크를 쓰지 못하게 했다고 한다. 업무 특성상 환자와 가장 접촉이 많은 간병노동자는 감염에 취약할 수밖에 없고 실제로 8명이 메르스에 감염되었다. 메르스 환자가 퇴원하면 휴지통을 비우고 병실을 청소하는 것은 청소노동자다. 비정규직 노동자들이 하는 일은 병원이 돌아가는데 꼭 필요한 업무들이고, 비정규직 노동자들은 병원에서 일하면서 정규직 노동자와 마찬가지로 환자에게 노출된다. 하지만 병원은 인건비 절감을 목적으로 일자리들을 비정규직화시키고는 이들의 안전에 대한 책임을 나몰라라하고 있다. 비정규직 노동자들은 감염병에 대한 예방교육, 환자에 대한 정보, 충분한 보호 장비, 감염 시 보고체계 및 후속조치 등 모든 것에서 배제되어 있다. 병원에서 일하고 있지만 병원노동자로 인정받지 못하고, 보호받지 못하고 있는 것이다. 감염관리 실패를 초래한 병원 비정규직 확산 비정규직화, 외주화된 병원노동자들은 병원의 관리망에서 벗어나게 되고, 감염에 취약해진다. 병원노동자들이 감염에 취약해지면 병원 내 감염이 증가하는 것은 당연하다. 청소노동자들은 병원 곳곳을 돌아다니고, 간병노동자, 환자이송노동자들은 환자들과 가까이 대면하기 때문이다. 2003년 3월 사스가 대만에서 유행할 당시, 대만 질병관리본부 국장(Director of Center of Disease Control in Taiwan)이었던 수 박사는(Dr. Su)는 병원의 외주화를 중단하라고 명령했다. 외주화된 시설관리와 세탁 서비스를 통해 바이러스가 전파되어 병원 내 감염이 심각했기 때문이다.1) 국민건강보험국이 의료자원의 낭비를 줄이라고 압박하자, 병원은 당국의 강력한 조치에 외주화를 통한 비용 절감으로 대응했다. 사스 유행으로 병원의 이러한 업무 외주화가 부적절했다는 것이 드러났다. 병원들은 비정규직 간병, 세탁, 청소노동자들을 충분히 관리하는데 실패했고, 결국 감염관리에 실패했다. 수 박사는 감염 관리를 향상시키기 위해서는 모든 외주화된 업무를 다시 병원으로 복귀시켜야 한다고 주장했다. 또한 대만 의료개혁 재단은 사스 유행에 노출된 국가 의료 시스템의 결점을 분석하면서 외주화를 언급했다. 이 재단은 환자들을 간호하는 것이 병원의 책임이지만 그들은 비용에 더 신경 쓴다고 하며, 병원들이 간호에 더 많은 비용을 쓰고 환자를 간호할 인력을 증가해야 한다고 말했다. 영국에서 병원 외주화는 1983년부터 시작되었고, 2000년 NHS Plan이 발표되면서 더욱 가속화되었다. 병원 청소노동자를 외주화한 케이스들을 UNISON(영국 공공노조)에서 분석한 결과, 외주화된 청소서비스는 병원의 감염관리정책에 통합되지 못하고 분리된 반면, 병원 직영 청소서비스는 병원의 감염관리정책에 통합되어 더 효과적인 것으로 나타났다.2) 호주 정부와 이탈리아 정부는 1980~90년대를 거치며 공공부문 개혁을 표방하며 업무를 외주화하는 병원에 대한 인센티브 정책을 도입했다. 그러나 최근 들어 외주화했던 업무들을 다시 내부화(Backsourcing)하는 병원들이 나타나고 있다. 업무를 외주화한 이탈리아 병원 140개, 호주 병원 37개를 대상으로 외주화와 내부화에 대해 연구한 보고서에 따르면, 이탈리아 병원의 15%와 호주 병원의 33%가 외주화된 서비스를 다시 내부화했다. 또한 이탈리아 병원의 40%와 호주 병원의 17%가 외주화 서비스에 만족하지 않지만 현실적 조건으로 인해 내부화하지 못했다. 다시 내부화한 병원들은 그 이유로 외주화가 효율성을 증가시키지 못했고 비용도 절감하지 못했으며, 다시 내부화할 경우 질 관리와 고용 문제를 해결할 수 있다는 점을 들었다.3) 병원 비정규직·외주화 문제를 해결하는 실질적인 대책이 마련되어야 병원에서의 업무에는 모든 노동자 간의 원활한 소통과 협력이 필수적이고, 병원 감염관리체계는 총체적이고 일원적으로 이루어져야 한다. 이는 모든 병원노동자가 직접고용되어 있을 때 효율적으로 이루어질 수 있다. 그러나 병원들은 비용절감을 위해 광범위한 분야의 노동자를 외주화했고, 그 결과 내원하는 환자들 뿐 아니라 지역사회에까지 불신과 두려움을 안겨주었다. 메르스 사태를 통해 드러난 한국 보건의료체계의 허점이 한두 가지가 아니지만, 핵심은 ‘건강보다 이윤’을 우선시하는 병원들의 행태와 이를 묵인하고 부추기는 정부 정책이다. 정부와 병원들이 의료시장화 및 이윤극대화를 지향하는 이제까지의 방향을 철회하지 않는다면, 메르스 사태를 계기로 제기되는 여러 대책들의 효과는 제한적일 수밖에 없다. 현 상황에서 당장 해야 할 일은, 전염병이 의심되어 자가격리되는 노동자들의 고용과 생계를 보장하는 것이다. 나아가서는 간접고용 노동자와 특수고용 노동자를 포함하여 비정규직 노동자 전반을 포괄하는 통합적인 안전관리 대책을 마련해야 하며, 근본적으로는 병원 비정규직 노동자들을 직접고용·정규직화하여 감염관리를 포함한 일원화된 체계를 구축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 최근 정부가 메르스 환자 대규모 발생으로 인해 손실이 발생한 병원에 대한 지원책을 발표했다. 부분 폐쇄나 격리했던 집중관리병원을 중심으로 우선 160억원을 지원하고 향후 추경예산 책정을 통해서 추가 지원한다는 방침이다. 그러나 발생한 피해에 대해서 지원하는 것보다 더 중요한 것은 앞으로 이번과 같은 대규모의 인명 피해와 사회적 손실이 발생하지 않도록 하는 것이다. 메르스 확산의 주요 원인 중 하나는 병원 노동자를 비정규직화하고 업무를 외주화한 것이며, 감염관리의 실패에는 병원들의 책임이 크다는 것 역시 주지의 사실이다. 따라서 정부의 대책 역시 손실을 보전하는 의미의 단발성 지원에 그쳐서는 안 되며, 외주화된 업무를 다시 내부화하는 것을 강제하는 등 병원시스템을 개선하는 실효성 있는 대책과 연동되어야 할 것이다. [%=박스1%]

  • 성명

    2015-07-06

    715 총파업 투쟁으로 노동시장 구조개악의 기만성을 폭로하고 저지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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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715 총파업 투쟁으로 노동시장 구조개악의 기만성을 폭로하고 저지하자!
    정부는 메르스 사태에서 다시금 무능함을 드러냈다. 컨트롤타워의 부재로 구조의 골든타임을 놓친 세월호 사고처럼, 안이한 전염병 예방 대처로 국민 전체를 메르스 공포에 떨게 했다. 국민을 사고에서 구조하고, 전염병으로부터 보호하는 역할에서 일관되게 엇박자로 행보하던 박근혜 정부가 노동자를 공격하는 일에서는 일사분란하다. 지난 4월 노동시장 구조개악을 노동자를 위한 정책으로 둔갑시키고자 만든 노사정 협상이 결렬됐다. 그럼에도 정부는 ‘제 1차 노동시장 개혁 추진방안’을 다시 들고 나왔다. 청년일자리 창출을 위해 임금피크제가 불가피하며 이를 위해 취업규칙을 사업주가 손쉽게 개악할 수 있도록 하자는 것이다. 그러나 임금피크제를 도입한다고 일자리가 창출되지 않는다. 현재도 신규채용보단 오히려 촉탁직으로 퇴직자를 재고용하는 사례가 다수다. 또한 기업의 신규채용 부진은 정규직 임금부담 때문이 아니라 경제위기로 사업을 확장하기보다 현행유지를 택하는 이유가 더 크다. 한마디로 일자리 창출을 위한 임금피크제 도입이란 정규직 노동자를 공격하기 위한 알량한 명분에 불과하다. 정규직 일자리를 공격한다고 청년일자리가 창출되지도, 비정규직이 감소하지도 않는다. 모든 일자리의 하향평준화만 있을 뿐이며, 낮은 임금과 불안정한 고용이 정상적 고용형태가 될 뿐이다. 8월에 발표 될 ‘제 2차 노동시장 개혁 추진방안’에는 기간제 사용기간을 연장하고 파견을 확대하는 등 비정규직을 확산시키는 정책이 담길 예정이다. 그러나 노동자들에게 필요한 것은 더욱 유연한 노동조건이 아니다. 오히려 엄격한 규제가 필요하다. 지난 6월에 발표된 8개 공단지역 노동실태 조사결과에서 공단노동자 열에 아홉은 근로기준법조차 제대로 적용받지 못한다는 사실이 드러났다. 최저임금위반, 무급노동 지시, 강제 연차소진, 휴업수당 미지급, 근로계약서 미교부가 태반이다. 공단은 불법천지였으며, 이를 규제하고 감독해야 할 고용노동부는 손 놓고 있었음이 폭로된 것이다. 이처럼 근로기준법 위반에 대한 규제가 실종된 상태임에도 불구하고 정부가 노동시장 구조개악을 추진하겠다는 것은 노동자들의 최소한의 권리보장 마저 짓밟겠다는 것에 다름 아니다. 박근혜 대통령은 노동시장 개혁을 “선택이 아닌 필수적인 생존전략”이며, “당장은 고통스럽지만 반드시 필요”하다고 했다. 그러나 노동자들에게는 노동시장 개악을 저지하는 것이 “필수적인 생존전략”이며, 강력한 투쟁이 “반드시 필요”하다. 715 총파업 투쟁으로 노동시장 구조개악의 기만성을 폭로하고 저지하자.
    2015년 7월 6일 사회진보연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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