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PDF 파일이고 아홉쪽 짜리 짧은 글입니다. 참조하세요. ILO의 최근 논의 동향과 과제 - 이성기 (노동부 주제네바 대표부 노무관)
주5일제 통과 직후 발표된 노사관계 선진화 방안 로드맵은 정부의 노동운동에 대한 야수와 같은 이빨을 노골적으로 드러낸 것이나 다름없는 것이었다. 이번 특집에서는 이에 노동운동이 어떻게 대응해야 할 지에 대해서 담아보았다. 첫 번째 글에서는 98년 IMF구제금융 위기 속에서 적극적으로 제기되기 시작한 노동시간 단축 투쟁이 노동의 불안정화를 심화하는 것으로 결과할 수밖에 없었던 근본적 한계를 지니고 있음을 평가했다. 이는 그동안의 노동운동이 경제위기에 대응해왔던 투쟁들을 근본적으로 재점검하고 평가해야 할 어쩌면 마지막 기회임을 역설하는 것이다. 두 번째 글은 노동법 개악 과정에서 노사관계 로드맵의 위치를 분석한다. 세 번째 글은 노무현 정권과 자본의 총공세속에서 노동운동의 생존은 보편적인 의제와 이슈를 바탕으로 한 투쟁을 통해 노동운동이 정당성과 변혁성을 획득하는 것에 달려있음을 주장한다.
근기법 개악만을 남긴 ‘노동시간 단축’ 투쟁을 평가하며 노동시간단축투쟁 5년을 돌아본다 지난 8월 29일, 민주노총과 한국노총의 반대에도 불구하고 근로기준법 개악안이 국회 본회의를 통과했다. 노사정위 공익안보다도 후퇴하고, 그나마 정부안보다도 후퇴한 법안 통과는 노동계의 극심한 반대를 불러일으켰다. 그러나 국회 통과 과정에서 약간의 우여곡절은 있었지만, 극단적인 정치적 대립을 일삼던 여야 보수정당은 이 법안의 통과에는 한 목소리를 모았다. 보수정당들만이 아니라 보수언론, 재계 등 남한의 지배계급들이 오랜만에 ‘일치단결’로 한 목소리를 내는 이례적인 사안이었다. 노동계의 경우는? 역시 민주노총과 한국노총이 ‘단일안’을 만들고 수 차례의 공동집회를 열고 투쟁하는 등 적어도 외견상으로는 단결을 이루어낸 것처럼 보였다. 그러나 역설적이게도 두 내셔널센터의 공동투쟁의 이면에는 고용형태와 임금수준, 성별에 따라 분할된 대중이 존재하고 있었다. 총단결 총투쟁의 구호와 양대노총의 연대투쟁 선언에도 불구하고 도저히 현장으로부터 대중투쟁을 만들어낼 수 없는 한계가 존재했다. 민주노총은 공언했던 총파업을 위력적으로 조직할 수 없었다. 이는 하나의 계급의 단결은 적대적 계급의 분할을 가져온다는 것을 분명하게 보여주었다. 이번 법 개악으로 98년 노사정위에서 도입논의가 시작되었던 여러 쟁점들은 이제 거의 다 제도화된 셈이다. 그러나 구조조정의 원활한 수행을 위한 노동시장 유연화, 불안정 노동자층을 확대하는 근로자파견법 등의 법■제도 개악은 신속하게 이루어진 반면 노동계가 요구해온 주 40시간 노동제는 마지막까지 진통을 겪었다. 그마저도 노동시간 단축은 근로기준법 개악의 형식으로, 애초에 비판되어 온 바와 같이 노동의 불안정화를 부추기는 방식으로 이루어졌다. 그러나 98년 IMF구제금융 위기 속에서 적극적으로 제기되기 시작한 노동시간 단축요구가 결국 노동의 불안정화를 심화시키고 여성/중소/영세/비정규직 노동자들의 노동조건을 후퇴시키는 내용의 법 개정으로 결말을 맺은 것은 우연이 아니다. 2003년 이번 근기법 개악 반대 투쟁은, 노동자 운동이 처한 상황을 바닥까지 보여주는 계기였으며 이는 첫 단추부터 잘못 끼운 예고되었던 결과였던 것이다. IMF 구제금융위기 이후 노동시간 단축 요구가 제기된 과정 주40시간 노동시간 단축 요구는 민주노총이 건설된 다음 해인 96년부터 민주노총 임단투 요구로 제기되기 시작했다. 실제로 97년 임단투에서 상당수의 사업장이 노동시간 단축 요구를 제기하고 주 43시간, 42시간으로 노동시간을 단축한 경우도 있었다. 그러나 본격적으로 노동시간 단축이 노동자 운동의 중요한 이슈로 부각하는 것은 IMF구제금융위기 이후의 시기다. IMF구제금융으로 조성된 위기 정세에서 정부와 자본은 97년 총파업으로 지체되었던 노동시장 유연화 정책을 적극적으로 관철해갔고, 노동자 운동은 개별 기업 수준에서나 전 사회적인 수준에서나 노동시간 단축을 위한 일자리 나누기를 대안으로 제시했다. 현재의 노동시간 단축논의는 민주노총이 노동시간 단축을 통한 일자리 나누기를 목표로 98년 투쟁과정에서 제기하면서 시작되었다. 1998년 2월, 민주노총도 함께 한 ‘노사정 합의’에서 노사정 및 관련 전문가가 참여하는 가칭 ‘근로시간위원회’를 구성하기로 합의가 이루어진다. 민주노총은 이 합의 때문에 1기 지도부가 교체되는 파란을 겪었지만, 새로 선출된 2기 민주노총 지도부도 수 차례의 총파업 선언과 합의, 파업철회 등을 거치면서 6월 5일 노정합의 이후 정리해고와 근로자파견제 철폐를 관철하지 못하고 노사정위에 복귀한다. 98년 상반기에는 정리해고 철폐 요구에 가려 중요한 요구로 부각되지 않았지만 98년 하반기 들어 민주노총이 정리해고 철폐투쟁을 중장기적 과제로 전환함에 따라 노동시간 단축요구는 전면에 부각된다. 정리해고 철폐가 단기적 투쟁목표가 아니라 중장기적 과제라는 ‘현실론’이 제기된 결과였는데, 이에 따라 노동시간 단축을 고용안정의 핵심적인 요구로 제출하는 흐름이 형성되었다. 이러한 변화는 민주노총의 6월 총파업 철회와 노사정위 복귀 이후 정리해고제 철폐를 중심으로 하는 생존권 요구가 재벌과 정치권 개혁을 요구하는 ‘사회개혁투쟁’으로 전환됨과 동시에 이루어졌다. 98년 6월의 합의에 따라 노사정위에 ‘근로시간위원회’를 설치하여 법정근로시간, 실근로시간 단축 및 임금조정 등 노동시간제도 개선을 논의하게 되었다. 이후 민주노총이 노사정위를 탈퇴한 상태에서 1999년 6월에는 1999년 말까지 근로시간 단축을 위한 법률개정을 추진키로 노정간에 합의가 이루어진다. 보다 구체적인 협상이 진행되기 시작한 것은 2000년 5월 노사정위원회의 결정에 따라 ‘근로시간단축특별위원회’가 발족한 후부터이다. 노사정위는 근로시간 단축문제, 관련임금 및 휴가■휴일문제를 함께 다루기로 하고 다시 연내에 입법을 추진하기로 했다. 당시 노사정위는 ‘근로시간 단축관련 기본합의문’을 채택했는데, ① 주 40시간, 연간 2,000시간 이내로 단축 ② 휴일■휴가 합리적 조정 및 실제 사용하는 휴일■휴가의 합리적 조정 및 실제 사용하는 휴일■휴가일수 확대 ③ 업종별■규모별 단계적 시행이 그 내용이다. 결국 한국노총이 노사정위에 참여한 이 당시 합의에서 주목할 것은 노동시간 단축에 따른 휴일 휴가의 축소, 업종별■규모별 단계적 시행이라는 2003년 8월 법안의 핵심적인 문제점이 이미 ‘합의’안에 들어있다는 점이다. 이후에도 논의는 계속되어 2001년에는 노사정위 공익위원안이 제출되었고 2002년 10월에는 노동부에서 정부입법안을 제출했다. 민주노총은 당시 경제특구 저지 투쟁과 함께 이 투쟁을 결합시키면서 국회 앞 노숙농성 투쟁, 시한부 총파업 투쟁 등을 전개했다. 정권말기라는 조건까지 겹쳐 통과가 무산된 이 법안은 2003년 들어 다시 논의되기 시작한다. 민주노총과 한국노총은 단일안까지 만들면서 협상에 나섰지만 결국 결렬을 선언한다. 협상이 진행 중인 8월 14일, 국회 환노위 위원장이 개인자격으로 조정안을 제출했다. 당시 조정안은 임금보전, 휴가일수, 시행시기 등에서 노동계의 의견을 일정하게 반영한 내용이었고, 한국노총은 수용의사를 밝혔다. 그러나 민주노총은 노동계 단일안 관철을 요구했고 경총도 이를 수용할 수 없다고 밝혔다. 그 결과 한나라당이 제출한 안이 통과되었는데, 이는 애초의 정부안에서조차 시행시기를 1년 연기한 최악의 안이었다. 이러한 5년의 과정 동안 민주노총의 요구는 애초에 주 40시간 노동시간 단축에서, 실질임금 삭감과 노동조건 후퇴없는 노동시간 단축, 중소/영세/비정규직 노동자 희생 없는 노동시간 단축으로 변해갔다, 마지막 순간에는 다시 근기법 개악 저지로까지 끊임없이 미끄러져 갔다. 애초 실업률을 낮추기 위해서 제기한 것이라던 노동시간 단축은 99년 이후 경기 활성화로 실업률이 낮아지자 이 주장의 근거는 노동자들의 인간다운 삶과 문화 향유에서 찾을 지경으로 변질되었다. 결국, 2003년에 와서는 어느 누구도 98년에 노동시간 단축이 제기된 이유가 일자리 나누기를 통한 실업률 저하라는 것을 기억하는 사람은 없다. 따라서 민주노총을 비롯한 노동자 운동 내에서 사후적인 반성조차 찾아볼 수 없는 상황은 어쩌면 당연한 것일지도 모른다. 2003년 8월, 대중투쟁으로 진행되지 못한 근기법 투쟁 작년 11월에 진행된 민주노총의 근기법 개악 저지, 경제특구 저지 투쟁은 근기법 개악이 유예된 상황에서 힘없이 마무리되었다. 당장의 가시적인 위협이 인식되기 힘든 경제특구 저지투쟁은 대중적인 참여를 조직하기 쉽지 않은 주제였다. 이에 비해서 제조업 사업장을 중심으로, 임금삭감을 불러올 노동시간 단축법안에 대한 반대투쟁은 조직하기 수월했고, 이에 따라 11월 투쟁의 주된 동력은 근기법 개악 반대에 집중되었다. 따라서 당시에 근기법 개악이 유예된 상황에서 민주노총 지도부가 경제특구 반대투쟁으로 대중투쟁을 유지할 수 없다는 판단을 한 것은 충분히 예상되는 대목이다. 문제는 이런 조건이 올해 상반기를 거치면서 대중투쟁을 형성하기 힘든 방향으로 변화되어갔다는 점이다. 금속노조와 금속산업연맹을 중심으로 한 제조업 사업장들은 금속노조의 집단교섭과 현대자동차, 기아자동차 등 대공장 사업장의 임단협을 통해서 적어도 직접적인 임금삭감이 없는 노동시간 단축을 얻어냈다. 금속노조가 자동차 하청업체에 대해서 노동시간 단축과 관련된 사항을 완성차 업체의 타결을 참고하여 정하도록 한 상황에서, 8월 6일 현대자동차노조의 임단협이 이루어졌다. 법안통과 이전에 이미 이들 제조업, 대공장 사업장 노조와 조합원들은 근기법 개악을 저지해야할 절실한 필요를 느끼지 못했다. 금속산업연맹과 함께 민주노총의 주된 투쟁동력이라 할 수 있는 공공연맹 소속의 공기업 노조도 대다수 사업장에 이미 42시간 수준의 노동시간 단축이 이루어져 있을 뿐 아니라 임금삭감에 크게 우려하지 않을 조건이었다. 더구나 이미 철도노조 등 궤도 부문은 한바탕 투쟁을 전개하고 난 이후 극심한 현장 탄압에 시달리고 있었다. 이런 조건 속에서 노동자 계급 전체를 위한 투쟁과제로서의 근기법 개악 저지 요구는 대중적 힘을 얻기 힘들었다. 민주노총의 주된 투쟁동력을 형성해왔던 노조들의 이해가 직접 관련되지 않는 상황에서, 그것이 불안정노동자를 더욱 위태롭게 할 것이라 해도 그것은 먼 나라의 이야기일 수밖에 없었다. 민주노총은 이런 상황에서도 총력투쟁을 전개해야한다는 당위적인 입장을 유지했지만 주로 활동가와 간부들이 동원된 여의도 노숙투쟁 이외에 대중적인 현장투쟁을 전개하지 못했다. 노동시간 문제와 관련된 단협이 이미 타결된 상태에서 그러한 현장투쟁을 전개할 수 있다고 기대할 수도 없었고 따라서 실제의 투쟁일정도 투쟁사업장 조합원들과 간부대오의 참가 중심으로 계획되었다. 결국 이 법의 통과로 인해 직접적인 피해를 당하게 되는 여성/중소/영세/비정규직 등 불안정 노동자들이 직접 투쟁에 나설 수 없는 조건에서 조직된 노동자들의 무관심은 치명적인 것이다. 조직된 노동자들이 자기방어적 실리주의에 갇히지 않도록 투쟁하는 것이 매우 중요하다는 점, 이것이 실패할 경우에 그것이 어떤 치명적인 결과를 낳을지가 이번 투쟁과정에서 분명히 드러났다. 그러나 한편으로는 이미 조직된 노동자들의 힘만으로는, 계속되는 불안정노동자들에 대한 공격을 대신 막을 수는 없다는 점 또한 인정해야한다. 불안정노동자 스스로의 투쟁을 조직하기 위한 실천이 더욱 요구되는 지점이다. 개악된 근기법 통과가 말해주는 것 정부는 IMF 구제금융 이후 정리해고 법제화, 변형근로의 확대, 근로자파견법의 제정 등 노동시장 유연화를 위한 제도를 도입하는 데 총력을 기울여왔다. 민주노총은 이러한 노동유연화에 반대하면서도, ‘대안’으로 노동시간 단축을 제기했다. 그러나 ‘노동시간 단축’은 노동시장 유연화의 하나의 조건이었다는 점에서 ‘대안’이라기보다는 단지 보완물일 뿐이었다. 물론 노동시간 단축은 노동자 운동이 항상 제기해온 요구사항이었다. 게다가 남한 노동자의 노동시간은 상당히 긴 것으로 악명이 높고, 유럽 각국에 비해서는 약 600~900시간 정도가 길고, 미국, 일본에 비해서도 약 500~600시간 정도 더 길다. 이런 상황에서 노동시간의 단축 요구는 정당한 것일 수 있지만, 현재 그것이 제기되는 정세적 맥락에서는 문제이다. 노동시간 단축 요구는 노동유연화를 도입하겠다는 정부의 방침에 노사정위에 참여했던 노동자측이 양보하면서 ‘보상’을 요구하는 수세적인 것이었는데, 이미 이것이 제기되는 맥락은 노동유연화를 보완하는 것이었다. 결국 노사정 협상에서 정부가 노동시간 단축을 이후 법제화하기로 합의한 것은 자연스러운 일이었다. 정부의 입장에서 노동시간 단축이란 노동시장의 유연화의 유기적인 일부로 배치되어야하는 것이었으며 이는 결국 2003년 여름의 근기법 개악으로 실현되었다. 노동시간단축이 휴가휴일의 축소와 병행되고 장기간에 걸친 변형근로제와 결부되어 시행되기 때문에, 힘없는 미조직 비정규 노동자들이 그로 인한 절대적 혹은 상대적 불이익을 당할 위험이 매우 높다. 여기에 시급제 또는 일급제 형태의 임금제도를 적용받는 상당수 비정규 노동자들은 노동시간단축으로 인해 오히려 직접적인 임금손실의 피해를 입을 수 있다. 한편 단계적 법률시행으로 중소영세기업에 대한 새로운 노동시간 제도의 적용이 상당기간 지체될 경우 하청화, 용역화를 통해 노동시간 단축을 지연하려는 시도가 증가할 가능성이 크다. 노동시간 단축은 단지 이 하나로 신자유주의적 노동시장 개혁을 완성하는 요소가 아니며 오히려 이것은 일련의 정책 패키지의 일부라는 점이 중요하다. 노동시간 단축과 연동되는 정규직에 대한 노동력 사용의 유연화(변형근로제의 확대, 정리해고 요건 완화), 비정규직 보호입법의 부분적 도입을 통한 비정규직 노동자 인구의 관리, 노동자운동의 ‘사회적 합의주의’ 포섭(집단적 노사관계법 개정과 지역 업종별 노사정위, 산별교섭) 속에 위치하는 전반적인 노동체제 변화 계획의 일부일 뿐이다. 2003년 들어 8월의 근기법 개악을 필두로 해서, 비정규직 보호입법이 논의되고 있으며 사용자 대항권 등이 노사관계선진화 방안이라는 이름으로 내년초 임시국회에서 다루어질 예정인데, 노무현 정권은 정권 초반에 이러한 과제들을 모두 마무리할 것이다. 법 개정의 정치적 의미 한편 최근 근기법 개악과 이른바 ‘노사관계 선진화 방안’ 등은 90년대 초중반 이후 김영삼 정권을 거쳐 김대중 정권 시절까지 계속된 노사관계 제도화에 대한 신자유주의자들의 합의가 새로운 국면을 맞이하고 있다는 것을 보여준다는 점에서 주목할 만하다. IMF 구제금융 위기 당시의 노사정 합의에서 유지된 합의는, 집단적 노사관계에 있어서는 87년 이후 변화된 계급정치 지형에 맞게 민주노조 진영을 합법화하는 등 ‘양보’를 통해 제도적으로 포섭하고, 개별적 노사관계에 있어서는 노동시장 유연화를 중심으로 법 제도를 개혁, 신자유주의 구조개혁에 걸맞게 노동시장 유연화를 달성한다는 것이었다. 96년 노개위 논의부터 97년 총파업 이후의 법개정, 98년 노사정위 합의에서도 이런 기조는 유지되었다. 우여곡절을 겪었지만 민주노총도 결과적으로는 이러한 구상에 호응하였고 결국 민주노총의 제도화(합법화, 국가보조금 수령)와 노동시장 유연화(근로자파견법, 정리해고 수용)는 상호교환될 수 있었다. 또한 신자유주의자들은 ‘재벌개혁’, ‘노동시간 단축’ 등에서도 민주노총과 일정한 합의를 만들어낼 수 있었다. 그러나 이러한 구상은 노무현 정권에 들어 굴절되고 있다. ‘민주노조운동’의 제도화에도 불구하고 제조업 사업장과 공공부문을 중심으로 유지되는 전투성을 용인할 수 없는 수준이라고 판단했기 때문이다. 이에 따라 최근 제시된 ‘노사관계선진화방안’은 이제까지의 합의와는 달리 조직된 노동자운동에 적극적으로 개입하는 방식으로 제도화를 폭력적으로 강요하는 데 이르고 있다. 여기에는 이전과 같은 방식으로는 신자유주의자들의 방안을 노동자운동과 전반적으로 공유하기 힘들다는 진단이 깔려있다. 이번 근기법 개악이 98년 노사정위 합의에 마침표를 찍은 것이라 할 때, 이는 단지 합의된 내용이 전반적으로 제도화되었다는 것을 의미할 뿐 아니라, 이 시점에 이미 새로운 신자유주의자들의 합의가 형성되고 또한 시작되고 있다는 것을 뜻한다. 개별적 노사관계에서 노동유연화를 더욱 밀고 나가지만 이전처럼 집단적 노사관계의 양보를 통해 ‘교환’하는 방식이 아니라 조직된 노동자운동의 활동반경을 더욱 제약하면서 이를 실현하겠다는 것이다. 이제까지 집단적 노사관계의 ‘양보’라는 것이 87년 이후 법을 넘어서 이미 물질화된 노사관계의 구조를 법적으로 추인하는 형태를 취했던 것이라면 이제는 이미 그러한 물리적 배경은 소멸했기 때문이기도 하다. 따라서 이번 노동법 개악안 통과는 98년 노사정위 합의로 시작된 과정을 마무리하면서도 예전과는 다른 방식으로 노동자운동을 관리하겠다는 의지를 드러낸 것으로 볼 수 있다. 정권은 신자유주의적 노동정책을 수용할 수 있는 노동자운동의 지도부를 구성하기 위해서 개입하려는 노력도 병행할 것이다. 그러나, 이미 이전과 같은 방식의 타협에 필요한 물질적 조건이 소진되고 있는 상황에서 정권의 구상이 관철되는 것은 쉽지 않을 것이다. 단위노조의 개별적인 대응이 아니라 전국적 공동투쟁을 준비해야한다 근기법 개악안이 통과된 이후에도 민주노총과 노조들의 대응은 단위노조의 임단협으로 노동시단 단축문제에 대응했던 이제까지의 맥락과 크게 다르지 않다. 민주노총은 법 개정 이후에는 단위 사업장에서 임단투를 통해서 임금 저하, 노동조건 개악 없는 노동시간 단축을 쟁취하겠다고 밝히고 있다. 물론 현장에서 근기법 개악에 따른 사용자들의 공세를 저지하고 노동시간 단축 등 노동조건을 개선하는 투쟁을 전개해야하는 것은 당연하다. 그러나 이러한 투쟁은 새로운 것도 아닐뿐더러 노동조합이라면 당연히 해야하는 투쟁에 불과하다. 심하게 말해서 하나마나한 이야기에 불과한 것일 수도 있다. 이러한 단위노조의 단협 투쟁을 통한 해결은 금속노조의 집단교섭이나 현대자동차, 기아자동차노조의 상반기 임단투처럼 이제까지 지속되어온 방식이다. 단위노조의 임단투를 중심으로 대응하자는 입장이라 근기법 개악 반대 투쟁은 하반기 민주노총 투쟁과제에서도 빠져있다. 내년 임단투에 적극적으로 대응하는 것을 전제로 하고 있기는 하지만, 단위노조의 임단투를 통한 노동시간 단축은 그것이 기업별 투쟁이든 산별 투쟁이든 같은 결과를 가져올 뿐이라는 것을 우리는 확인했다. 이는 이미 2003년 상반기에 전개했던 투쟁이고, 2003년 여름 근기법 개악을 저지할 수 없게 했던 투쟁을 반복하는 방식이다. 2003년 근기법 개악저지 투쟁에 대중적인 현장투쟁을 만들어내지 못한 이유가 ‘단협을 통한 단위노조별 대응’이었다는 점을 기억해야한다. 따라서 내년 투쟁에서는 오히려 각 사업장의 단협 개악저지 시도에 따른 쟁점들을 단일하게 묶어내고 전국적인 투쟁전선을 형성하는 것이 필요하다. 내년 상반기에는 각 현장에서 단협 개악요구가 사용자로부터 공세적으로 제기될 가능성이 높다. 개악된 근기법 부칙4조에서 언급하는 법 개정사항의 단협 반영 조항이 직접적인 근거가 될 것이다. 정부는 통상임금 저하 금지 조항을 무력화하기 위해서 이 규정이 강행규정이 아니라 선언규정이라고 해석했지만, 2004년에 단협 유효기간이 만료되는 사업장이나 당장 2004년 7월부터 주40시간제를 도입해야하는 대기업, 공공기관 등에서는 첨예한 쟁점이 형성될 것이다. 한편, 최근 정부가 발표한 바 있는 ‘노사관계 선진화 방안’에서 제시된 집단적 노사관계법에 대한 각종 개악이 내년 봄 임시국회에서 통과될 가능성이 높다. 이에 따라 내년 봄에는 사업장 단위에서 사측의 단협 개악 요구와 함께 개별적 노사관계법에 이어 집단적 노사관계법조차 개악하려는 공세가 이루어질 것이다. 이 투쟁을 전국적인 연대투쟁으로 모아내고 개악시도를 분쇄해야한다. 민주노총 출범 이후에 실종되었던 전국적인 공동임단투를, 시기집중만이 아니라 요구안의 통일로 활성화시키고, 이 과정에서 법안의 내용 자체를 다시 쟁점화, 개정을 요구해야한다. 이미 개정이 이루어진 법안이지만 ‘논란이 되는’ 것이 되도록 지속적인 문제제기가 필요하다. 또한 시행시기와 독소조항에 대해서 문제제기 하면서 동일한 요구를 현장에서 관철해냄을 통해 법안을 실질적으로 무력화시키고 향후 법 개정을 압박해야한다. 현장에서부터 비정규직-정규직 연대를 강화해야한다. 또한 각 현장에서 공세적인 비정규직 조직화 투쟁에 나서야한다. 이번 법안이 심화되고 있는 노동자들간의 분할을 강화하면서 노동시장의 유연화를 전반적으로 강제하려는 것이라면 이를 막아내기 위해서는 정규직-비정규직 투쟁의 연대가 관건이다. 사업장에 정규직, 비정규직이 혼재되어 있는 경우에는 정규직의 노동시간 단축으로 인한 부담을 비정규직에 전가하거나 비정규직을 충원하는 방식의 재편이 이루어질 것이다. 사내 하청이 존재하는 경우에는 작업장 안에서도 주40시간제의 도입시기가 달라지면서 갈등이 깊어질 가능성이 높다. 정규직 노조가 내년 임단협 과정에서 노동시간 단축의 부담을 비정규직에 전가하는 방향으로 교섭하지 않도록 해야한다. 동일한 시기에 주40시간제를 도입하고 임금삭감과 노동조건 후퇴가 없도록 함께 투쟁을 조직해야한다. 이를 위해서 정규직과 비정규직 노동자들의 연대투쟁을 활성화하고 내년 임단투에 공동의 요구를 결정하고 투쟁할 수 있어야한다. 내년 임단투는 어느 때보다 노동자간 갈등이 심화될 수도 있고, 역설적으로는 공동의 요구를 어떻게 제기하고 투쟁하는가에 따라 계급적 단결을 한발 더 진전시킬 수 있는 계기가 될 수도 있다. 비슷한 이유로, 지역적 수준에서부터 대공장과 중소영세, 하청사업장의 연대투쟁을 공동의 요구를 중심으로 조직해야한다. 이를 위해서는 대공장 노동조합이 지역적 연대투쟁에 우선 나서야 하는 것은 물론, 연맹과 총연맹이 적극적으로 조직화 방안을 세우고 나서야한다. 98년 이후 지난 5년 동안 노동시간 단축 요구는 결과적으로는 개악된 노동법만을 남겼다. 노동시간 단축을 통한 일자리 나누기라는 논리로 화려하게 등장했던 98년 당시를 생각하면 이해할 수 없는 결과일 수도 있다. 그러나 노동시간 단축의 과제가 이미 신자유주의 노동유연화 정책의 일부로 추진되어 왔다는 점을 생각하면, 노동시간 단축이 다른 개악 조항과 함께 통과되는 것은 오히려 당연한 것이었을 수 있다. 더구나, 그러한 효과를 막아내기 위한 법안의 조항들을 둘러싼 투쟁과정에서 노동자 운동의 대응방식은 이런 방식의 개악에 속수무책이었다. 주40시간 노동제의 도입과 함께 이루어진 근로기준법 개악안이 통과된 지금, 이 법안이 강제할 노동의 불안정화 심화, 더욱 심해질 불안정 노동자들의 초과착취를 막아내기 위한 투쟁을 위해서는 이제까지 노동자운동의 투쟁에 대한 반성적 평가가 반드시 필요하다. 노동자 운동 내부의 평가없이 정권과 자본에 대한 비판만으로는 이번 노동시간 단축, 근기법 개악저지 투쟁과정에서의 실패를 매번 반복할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PSSP
최근 노무현정권은 민주노총에 적대적인 태도로 일관하면서, 노동운동에 대한 자신의 본심을 숨김없이 드러냈다. 정부는 6월28일 철도파업과 화물연대 2차 파업에 대하여 아무런 조건없이 노동자들이 복귀하였음에도 불구하고 대화는 커녕, 수많은 노동자들을 파면과 해임, 구속으로 탄압하고 있다. 이러한 물리적 탄압은 노무현정권이 등장하고 노동유연화를 촉진하고 전투적 노동운동을 거세하여 협조주의적인 노사관계를 구축한다는 구상에서 나오는 것이다. 또한 이러한 탄압은 지속적인 대기업노조운동에 대한 도덕성과 정당성을 문제 삼으면서 진행해왔던 이데올로기 공격과 맥락을 함께하고 있다. 노무현 정권, 노동악법추진의 끝은 어디인가 노무현 정권은 한편으로는 7월 고용허가제입법화와 8월 주5일제를 빙자한 근로가준법(이하 근기법) 개악을 완수하며, 다른 한편으로는 노동운동에 대한 악선동을 퍼붓고 있다. 화물연대의 정당한 요구를 불법으로 매도하더니 이제는 국가위기관리특별법, 업무복귀명령제, 비상시금융기관안전대책 등 셀 수 없는 노동악법 관련된 법안들을 하루가 멀다 하고 발표하고 있고, 이어 공무원노조법, 국민연금법 등을 줄줄이 개악하려 하고 있다. 8월 산자부에서는 사용자들의 정당한 경영권행사와 노동유연화를 쉽게 구현할 수 있는 초법적 권한을 사용자에게 부여할 수 있는 ‘사용자 대항권강화 12개 개혁과제’에 이르기까지 노동법개악과 노동자통제를 위한 만반의 태세를 갖추고 있다. 급기야 노동부는 지난 9월 4일, 파업최소화■노동시장유연성제고■근로계층간 격차완화를 목표로 한다는 ‘노사관계개혁방향’과 이를 법제도적으로 뒷받침할 ‘노사관계선진화방안’ 등 일명 노사관계 로드맵(이정표)을 발표했다. 이번에 발표한 노사관계로드맵은 최근 주5일제를 빙자한 근기법개악의 연장선상에서 나오는 것으로 노동유연화를 확대하고 노동조합의 활동을 극히 제한하는 요소들로 가득 차 있다. 이는 또한 지난 5월 화물연대의 1차 파업시 정부가 화물연대를 겨냥하여 위기에 신속하게 대응한다는 명목으로 '국가위기관리를 위한 특별법'제정을 고려하겠다고 하던 것과 연이어서 발표된 업무복귀명령제와 그 맥을 같이 하고 있다. 이러한 일련의 노동자통제 법안과 끊임없이 진행되는 노동법개악과정은 과연 무엇을 의미하는가? 이번에 발표된 노사관계로드맵은 노사정위원회에서 검토된 뒤 올 하반기나 내년 초에 상정되어 노무현 정권이 추진하는 ‘사회통합적 노사관계’의 근간이 될 수 있는 법■제도로 정비될 것이라는 점에서 노동운동의 긴급한 대응을 요한다. 자유로운 해고, 파업 억압과 노조 무력화까지 노린 노동운동에 대한 전면적 공세 1) 방대하고 강도 높은 노동권침해 노동부에서 발표한 노사관계로드맵은 노사관계 개혁의 3대 목표와 9개 과제를 제시하고 있다. 노동부의 용역연구위원회인 노사관계제도선진화연구위원회에서 발표한 노사관계 법■제도 선진화방안은 노사관계부문을 집단적노사관계부문과 개별근로관계법으로 나누어 보고하고 있는데, 대부분의 개정방향이 노동자의 노동3권 인을 심히 제약하는 내용으로 채워져 있다. 특히 변경해지제도 도입(사용자가 임금삭감 등 근로조건의변경안을 제시했을 때 근로자가 이를 거부하면 일방적으로 근로계약 해지를 근로자에게 통보할 수 있는 제도)■부당노동행위에 대한 벌칙 삭제■정리해고 완화■합법파업시 직장폐쇄를 정당화하는 것은 불안정노동을 대규모로 확산하며, 노동조합을 무력화시키겠다는 의도를 법적으로 보장한 것에 다름 아니다. 또 올해 두산중공업 배달호 동지의 분신 사망을 낳은 손배가압류문제에 대해 정부가 청구권을 보장하고 민형사상책임을 강화하겠다는 것은 오히려 노조탄압을 정당화하는 부분이다. 참고로 다음은 이번에 발표된 방안을 요약, 정리한 것이다. △노조전임자의 임금지급 규제 △무노동무임금 원칙 정착 △불법파업에 대한 손배가압류 청구권 보장 △교원노조수준의 공무원노조법을 금년도 입법추진 △쟁의 행위 찬반투표제를 도입 △직장폐쇄요건과 대체근로제를 완화 △불법/합법 파업시에도 직장폐쇄 합법화 △공익사업장 파업시 외부 대체인력 투입 △유니온숍 제도폐지 또는 개정 △노조재정의 투명성 강구 △생산과 주요업무시설점거, 사업장출입저지, 비조합원드의 조업방해, 폭력과 파괴 및 협박에 대하여 사전 경고하고 신속한 경찰력 투입을 통한 불법상태 예방 및 제거 △근로시간제도의 탄력성을 제고하여 재량근로시간제 적용확대 △성과주의 임금체계와 임금피크제 등의 확산강구 △노동위원회 조정대상을 노사간 분쟁이 되는 모든 사항으로 확대 △도산절차 진행 중 정리해고 완화 방안 강구 △부당한 해고시 금전보상 제도 도입 △부당해고에 대한 직접처벌제도 폐지 △도산절차가 개시된 경우 고용승계원칙 예외 △경영상해고 통보는 60일 상한으로 해고규모 따라 차등설정 △변경해지제도 도입 2) 직권중재폐지 대신 긴급복귀명령제도 신설 이것의 핵심적인 내용은 필수공익사업 개념 및 직권중재 제도를 폐지하는 대신 공익사업 파업 시 최소업무를 유지토록 하고 미이행시 긴급복귀 명령제도를 신설한다는 것이다. 이 방안 적용 분야는 최근 몇 년간 파업을 주도한 국가기간산업과 병원, 금융, 운송분야에 집중되어 있다. 또 병원의 수술 응급치료, 운송사업의 관제안전, 전기■가스■수도 등의 중앙통제, 은행의 주전산실에 관련된 업무 등에서는 단체행동권을 제약한다는 것이다. 긴급명령복귀제도란 당사자 신청 없이도 노동위원회가 직권으로 특별조정 개시하고, 파업개시 7일전에 파업예고의무를 부과하며, 파업시 대체근로를 허용하며, 쟁위행위 금지기간을 현행 30일에서 60일로 연장한다는 내용으로 노동자의 파업권을 심각히 제한할 것이다. 3) 근로계층간 격차해소방안으로 둔갑한 파견법 확대적용과 퇴직연금제 정부는 고용상 차별해소 및 비정규직 남용을 규제한다면서 이를 노동시장의 유연화와 동시에 추진한다는 모순된 주장을 하고 있다. 비정규직 보호법안의 내용은 지난 5월 노사정위원회 비정규특위 공익위원회에서 제출된 것으로, 비정규직 노동자들에게 가장 절실한 기간제 노동의 사유규제, 파견법 폐지, 특수고용직 노동자들의 노동자성 인정 등 핵심적인 내용에 대해서는 모두 비켜가 버렸다는 비판을 받아왔다. 그런데 이번에 제출된 안에서는 오히려 파견근로자 파견대상업무를 대폭 확대하는 안(일명 네거티브 리스트 방식: 전화교환원, 사서, 비서 등 26개 직종으로 제한해 온 파견근로 허용 업종에 대한 규제를 푸는 대신 제한 업종을 따로 만드는 것)을 채택, 비정규직을 오히려 양산하게 될 것이다. 또 노후소득보장강화를 위한 퇴직연금제를 도입한다하지만, 이미 정부에서 추진중인 퇴직연금제는 보험료를 더 내고 연금은 덜 받는 것으로 개편안을 잠정 확정하고, 10월 중 국회에 제출하기로 되어있어 오히려 연금개악안을 부추길 위험까지 존재한다. 4) 실업자초기업노조가입과 복수노조 허용, 직권중재폐지 개선은 빛좋은 개살구 정부에서 노동권강화의 측면으로 말하는 ‘실업자의 초기업단위 노조가입 허용’ 문제는 1998년 노사정위원회에서 이미 합의했던 사항으로 정부에서 이행하면 그만인 것이지 정부에서 노동자들을 위하여 무슨 대단한 시혜를 베푸는 것처럼 생각하는 것은 큰 오산이다. 복수노조 허용 문제 역시 지난 2001년 노조전임자 임금지급과 맞 바꿔치기 해 5년간 유예를 두게 했던 것이 정부 자신이다. 또 제3자개입 금지법 폐지는 이미 사문화되어 있는 법이다. 그 밖에 노사관계 법■제도 선진화방안에는 손배가압류제도 개선, 조정전치주의 및 직권중재 폐지의 내용을 담고 있다지만 긴급복귀명령제도 등의 가혹한 대체 입법을 강구하고 있어 노동자에게 더욱 부담스러운 것이 사실이다. 노사관계 로드맵(이정표), 글로벌스탠다드와 노동유연화 강화 이번에 발표된 노사관계 개혁방향은 노사갈등으로 인한 사회적 소요비용의 최소화, 유연하고 안정된 노동시장의 구현, 근로계층간 격차완화를 제시하고 이를 실현하기 위해 국제기준에 부합하는 노사관계를 제도화하는데 있다(글로벌 스탠다드). 이 3대 목표는 파업을 최소화하고, 노동유연화를 촉진하되, 비정규직보호법안을 만들어 비정규직을 강화한다는 것으로 달리 표현할 수 있을 듯하다. 이것이 다시 노사관계선진화방안으로 둔갑하여 제출되고 있는데, 이것은 이미 노무현 정권이 초기 누누이 강조하였던 사회통합적 노사관계구축을 위한 시도라고 볼 수 있다. 따라서 정권은 사회통합적 노사관계를 구축하기 위해 이러한 노동유연화를 촉진하는 법을 제도화할 뿐만 아니라 노동운동과의 파트너쉽을 구축하기 위해 ‘합리적이고 건전한’(?) 노동운동 세력 형성을 위해 매진할 것이다. 최근 전투적 노동운동과 정규직노동운동에 대한 탄압과 노골적인 도덕적 공격은 이러한 맥락에서 이해할 수 있다. 노무현정권의 유일한 잣대인 '글로벌 스탠다드'를 추진하는데 노동운동이 장애가 되지 않도록 효과적으로 관리하는 것이기 정부의 목표이기 때문이다. 정부는 노사관계로드맵이 노조세력의 확대나 파업권을 최대한 보장하고, 권익을 보호, 강화한다는 안을 담고 있고 노사평등 및 대등주의에 입각해 새 노사관계안을 내놓았다고 자평하고 있다. 그러나 실제 내용을 살펴보면 노사평등에 대한 안은 어디에도 찾아보기 힘들고, 오히려 자본측에 유리한 법안들 뿐이다. 노사관계로드맵이 발표되고 나서 대부분의 경제단체들-전경련, 상공회의소, 중기협중앙회-은 환영성명서를 냈고, 경총에서는 아직 이조차 미흡한 측면이 있다며 더욱 강력한 개정안을 촉구하는 성명서를 낸 바 있다. 이들 성명서에서는 한결같이 한국의 강성노동조합의 득세과 노동시장의 경직성이 가장 큰 경제회복의 걸림돌이라며 정부를 칭송하는 성명서를 동시에 발표해 실소를 금치 않을 수 없었다. 특히 권기홍 노동부장관의 말을 인용하면 ‘우리나라의 경제성장의 걸림돌과 정규직■비정규직의 격차는 정규직노동자들의 경직된 고용안정에 있다고 보면서 이러한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서라도 정규직들의 노동유연화가 시급하다’고 한다. 지난 9월22일 일본재무성의 환율시장 불개입으로 일어난 주가와 환율의 동시급락은 동아시아 금융혼란을 일으켰는데, 이에 대한 처방으로 미국의 다국적 금융회사인 JP모건은 바로 성명서를 내어 한국증시가 살려면 대외적으로는 이라크에 전투병을 파병하고, 대내적으로는 노동유연화를 강도 높게 추진하는 것이라 하여 노동유연화는 글로벌스탠다드로 가는 규준이며, 정권에서 보자면 더욱 사활이 걸린 문제라서 향후 지속적인 공격이 이루어질 것이다. 위기 전가하고 희생 강요하는 노무현 정권의 대노동탄압 노무현 정권은 최근 경제위기의 주범을 남한의 ‘강력한’ 노동운동에 있다고 판단하고, 전투적인 노동운동의 무력화에 총력을 다하고 있다. 한편으로는 노동조합의 파업에 대해 대규모 경찰을 투입하고 대량징계와 해고를 남발하고 업무 복귀율을 조작하거나 각종 도덕적 이데올로기를 동원하여 탄압을 일삼고 있다. 실제로 철도파업과 화물연대 파업이후 노동자들에게 가공할만한 탄압이 자행되고 있다. 올해 정권의 노동자들의 투쟁에 대한 탄압을 수치로 보면 이전 정권에서의 사흘에 한 명(김영삼 정권)이나 이틀에 한 명(김대중 정권)에 이르는 구속건수보다 훨씬 높은 이틀에 한 명 꼴인 110건에 이르고 있다. 정권과 언론은 철도나 화물연대, 전교조 투쟁이 벌어질 때마다 한결같이 올해처럼 대규모적이며 정당성을 잃은 투쟁은 없었다며 경제위기의 원인을 노동자에게 전가하기에 여념이 없었다. 철도파업에는 시민불편과 물류수송문제, 파물연대파업 때문에 세계물류회사들이 중국상해로 물류기지를 옮긴다며 부산항이 바로 주저앉을 것처럼 호도했다. 하지만 올해 상반기 노동자들의 파업건수는 228건에서 239건으로, 파업참가자수는 79,913명에서 95,061명으로 작년에 비해서 조금 상승한 반면 조정신청건수는 683건에서 546건으로 오히려 줄어들고, 파업으로 인한 근로손실일수는 오히려 1,057,260일에서 602,774일으로 크게 줄어들어 노동자들의 쟁의행위가 실제 경제성장에 걸림돌이 아님이 증명되고 있다. 그럼에도, 각종 여론호도와 물리적 탄압을 통해 전투적노동운동을 거세하고 순치된 노동운동세력을 형성시켜 글로벌스탠다드와 노동유연화를 강화하기 위한 작업들이 필요하다고 끊임없이 설파하고 있다. 다른 한편으로는 한국에 와 있는 다국적 기업이 노동자들의 파업으로 더 이상 운영을 할 수 없어서 공장철수를 추진하고 있다는 등의 거짓정보를 흘리며 여론을 조작하고 있다. 얼마 전 한국네슬레가 노조의 파업으로 인하여 청주공장과 자본모두를 철수한다는 방침을 내린 것으로 알려져 있지만, 실제로 스위스에 본사를 두고 있는 네슬레는 한국에서 모든 자본을 철수할 계획이 없다고 전해지고 있다. 지난 김영삼 정권 시절 노동운동을 국가전복세력 규정하고 국가경쟁력강화를 앞세워 노동운동을 탄압했다면, 이제 노무현 정권은 노동운동을 경제위기 주범세력으로 규정하고 다시 국가경쟁력강화를 앞세워 탄압의 핏발을 세우고 있는 것이다. 노동자민중 재앙의 그림자, 노동 유연화 막아내자. 현재 한국사회는 절대적 빈곤층의 증대와 카드부채와 가계부채로 인한 삶의 파탄으로 인해 하루에 26명이 죽어나가는 ‘사회적 타살’이 진행중이다. 그럼에도, 정부는 내년 예산편성에서 올해보다 8%나 증가한 18조가 넘는 돈을 국방비에 쏟아 부을 예정이다. 반면 실제 빈곤층을 위한 예산증액은 거의 이루어지지 않고 있다. 더불어 민중의 노후빈곤을 막고, 노후보장을 위해 쓰여져야 할 국민연금이 기금관리기본법 개정으로 경제부처가 국민연금을 좌지우지 할 수 있어 국민연금은 주식시장안정화대책이나 부동산투자에 쓰여질 가능성이 한결 높아지고 있다(국민연금의 투기자본화) 빈곤층에 대한 방치와 무기 구입비의 증대, 국민연금의 투기자본화가능성, WTO개방정책에서 보이는 것처럼 노무현정권은 한반도위기와 경제위기를 볼모로 노동자들의 희생을 강요하고 있다. ‘기업하기 좋은 나라’를 만들어 외자유치를 끌어들이기 위해서라며, 이미 경제자유구역법을 제정한 것처럼, 정권은 노동조건의 글로벌스탠다드화를 계속해서 추진할 것이다. 따라서 작금의 노동관련 법■제도 개악 시도는 노무현 정권과 자본이 살아남기 위해 몸부리치는 여타 정책방향과의 연관성 속에 파악되어야 한다. 노동대중에 대한 공세와 노동운동에 대한 탄압의 고리를 끊어내기 위해 더욱 촉수를 예리하게 가다듬고 투쟁의 태세를 갖춰 나가야 할 것이다. 민주노총으로 대표되는 민주노조운동의 위기와 무력감을 선언으로만이 아닌 진실되고 실제적으로 대응하여 이 난국을 헤쳐 나가야 한다. 비정규직과의 연대투쟁, 현재 WTO수입개방 협상으로 인한 농민운동에 대한 절대지지, 한반도 전쟁위기와 이라크 점령을 부추기는 미국의 파병요청에 대한 반대를 현장으로부터 조직화하여 민주노조운동의 기풍을 바로 세워 현재의 무기력함을 떨쳐내고 노동자운동의 계급적 통일성을 만들어나가야 한다. 이것이 가능할 때만이 노동자운동의 재앙이 될 수 있는 정권의 끊임없는 노동유연화를 가속화하려하는 획책에 파열구를 낼 수 있을 것이다. PSSP
매일노동뉴스 2003년 9월 25일자에 다음과 같은 기사가 실렸다. 민주노총, 조합원 총투표 재논의 하반기 '총파업을 포함한 총력투쟁'을 벌이기로 한 민주노총이 산하연맹들에서 조합원 총투표 실시에 난색을 표시함에 따라 26일 비상중앙집행위원회를 소집, 총투표 실시여부를 재논의하기로 했다. 민주노총은 지난달 27일 대의원대회에서 "올 하반기 총파업을 포함한 총력투쟁을 벌이고, 이를 조합원 총투표를 통해 결정하며 가결될 경우 투쟁 시기와 수위는 중앙위원회에서 결정한다"는 하반기 사업계획을 세운 것과 관련, 지난 18일 중집위에선 다음달 28일부터 총투표를 실시하기로 세부계획을 정한 바 있다. 그러나 지난 20일 세부 집행계획 점검을 위해 열린 연맹 사무처장단 회의에서 대부분 연맹의 사무처장들이 조합원 총투표 실시에 대해 어려움을 토로하면서 다시 중앙집행위원회가 소집된 것. 위 기사는 현재 민주노총으로 대표되는 남한 노동운동이 처해 있는 상태를 극적으로 보여준다. 과연 노동운동은 지금 어디에 서 있으며 어디로 향하고 있는가? 우선 노동운동이 처한 상황을 몇 가지 정리해보도록 하자. 노무현 정권과 자본의 대공세 우리는 올해 초에 노무현 정권의 노동정책을 전망하면서 노무현 정권이 ‘글로벌 스탠다드, 사회적 합의주의, 외자유치’를 위해 노동에 대한 공격을 가속화할 것이라고 보았다. 그것은 소위 정규직 과보호 해제와 비정규직 보호라는 미명 하에 노동권에 한층 거세게 신자유주의 공격을 하겠다는 것이었다. 틈날 때마다 노동운동을 집단 이기주의로 매도하고 공권력을 동원하여 탄압하는 것을 서슴치 않는 노무현 정권이 강요하는 것은 결국 “신자유주의에 순응하는 착한 노동운동이 되든지 초토화되든지 양자택일하라는 것”이다. 배달호 열사투쟁에서 시작하여 최근의 화물연대 2차 파업투쟁에 이르기까지 사안에 따라 조금씩 양상이 다르긴 했지만 본질은 역시 세계적인 신자유주의 경쟁 시대에 걸맞는 ‘건전하고 합리적인’ 신자유주의 노동운동을 만들겠다는 것이다. 지난 9월 30일 청와대와 민주노총의 만남에서도 노무현은 지난 80년대와는 노동운동 여건이 달라진 점을 들어 민주노총의 투쟁 일변도 전략의 변화를 거듭 요구했고 (불안정한) 일자리 창출에 협력하라고 위협 아닌 위협을 하였다. 이는 세계적인 경제불황과 경쟁격화의 상황에서 한국자본과 이를 뒷받침하는 정권이 살아남으려는 절박함에서 비롯되는 것이다. 특히 중국의 경제성장과 한국을 추월할 것이라는 이들의 공포는 가히 상상을 초월한다. 따라서 금융세계화 된 세계경제 속에서 생존하고자 하는 자본은 한편으로는 동북아경제중심 계획을 추진하여 동북아 권역 내에서 금융 및 비즈니스 주도권을 잡으려하고, 다른 한편으로는 자본경쟁에 걸림돌이 되는 각종 규제 완화, 노동비용 절감, 노동운동 약화를 꾀하려 한다. 경제자유구역 시행 - 주5일제 근기법 개악 - 노사관계선진화 로드맵 발표 등을 보면 자본과 정권이 이러한 수순을 차근차근 관철시키고 있음을 알 수 있다. 가히 지배계급의 선차적 계급투쟁이 노동운동을 압도하는 상황이다. 이는 노무현 정권 내내 지속되는 기조일 것이다. 당장만 해도 비정규직을 제도화하고 양산하기 위해 정부는 비정규직 보호방안, 노동자 민중의 노후 소득을 금융적으로 착취할 국민연금과 기업연금(퇴직연금) 개악안 도입 등을 시도하고 있다. 한편 이와 같은 지배계급의 공격에 노동운동은 사안별로 대응해왔다. 올해 투쟁에 있어서도 대개 사안이 발생한 부분을 중심으로 투쟁을 진행하긴 했지만 공동 연대투쟁을 조직하지는 못하였다. 그 결과 2차 철도파업에 공권력 투입 - 주5일제 근기법 개악 일방적 통과 - 2차 화물파업 패배가 이어지면서 노동운동은 일종의 무기력증에 빠진 것은 아닌가 싶을 정도로 노동계급은 패배에 직면해 있다. 그동안 노무현 정권과 자본의 총공세에 노동운동은 부분적 산발적인 저항으로 대응이었기에 이러한 상황이 초래되었다고 했을 때, 이러한 투쟁 아닌 투쟁을 지속하는 것은 부분적 저항마저 격퇴되어 노동운동 자체가 무력화되는 결과를 가져올 수밖에 없는 바, 단위노조에서 상급단체에 이르기까지 그리고 노동운동 모든 세력이 상황의 심각함을 인식하고 대응방안을 모색해야 한다. 계급 내 양극화 심화 노동 계급 내 양극화는 갈수록 심화되고 있다. “2002년 8월 현재 남녀, 고용형태별 월임금 총액은 남자를 100으로 할 때 여자는 58이고, 정규직을 100으로 할 때 비정규직은 53이며, 남자 정규직을 100으로 할 때 여자 비정규직은 38밖에 안된다. 시간당 임금 기준으로는 남자를 100으로 할 때 여자는 61이고, 정규직을 100으로 할 때 비정규직은 51이며, 남자 정규직을 100으로 할 때 여자 비정규직은 단지 39에 머무른다. 상위 10% 계층과 하위 10% 계층 사이에 임금격차(90/10)를 각 집단별로 살펴보면, 월임금 총액 기준으로는 3~4배, 시간당 임금 기준으로는 3.6~5.1배이다.” 특히 서비스 산업의 비대화 속에서 용역화, 여성화, 빈곤화가 급속도로 진행되고 있다. 한편에서는 70년대를 방불케 하는 노동조건과 노조탄압, 열악한 투쟁이 있고 다른 한편에서는 대규모 조직력에 기반을 둔 교섭력을 바탕으로 대부분의 요구를 보장받기도 한다. 임금과 복지, 고용 등에 있어서의 이러한 차이는 현실적으로는 노동조합으로 조직된 노동자와 그렇지 않은 노동자도 드러나게 되어 노동계급 통합을 저해하고 있다. 이에 대해 정권과 자본측에서는 ‘정규직 과보호’, ‘대기업노조 책임론’ 등을 거론하며 이데올로기 공세를 펼침으로써, 과도한 것을 요구하는 정규직 중심의 노동운동 때문에 비정규직 문제 개선이 지연되고 있다고 호도한다. 정작 그들의 노동시장 유연화 정책과 노동운동 거세정책이라는 의도는 숨긴 채, 노동운동에 모든 책임을 전가하면서 개선책은 내놓지 않는 기만적인 작태를 보이고 있다. 물론 그들의 그러한 공세가 전적으로 부당한 것은 사실이지만 노동운동이 조직된 정규직 노동자 중심으로 전개될 때 정권과 자본의 공격에 취약할 수밖에 없음을, 노동자 내부의 불평등을 극복하고 연대지향적이고 계급통합적인 노동운동을 제 1의 과제로 추구할 때만 노동자 계급 전체의 권리 쟁취가 가능하다는 중요한 시사점을 역설적으로 보여준다 할 것이다. 자본과 정권의 목표는 10%대의 조직률에 지나지 않는 한국 노동운동을 더욱 축소시켜 노조를 극히 일부 핵심 정규직 노동자들만의 이익단체로 전락시키고 대다수 노동자들은 비정규 불안정노동자로 만들어 자본의 입맛에 따라 좌지우지하는 것임을 직시해야 한다. 물론 민주노총을 중심으로 한 노동운동은 800만 비정규직을 조직하고 비정규직 투쟁을 확산시키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몇 년간 비정규직의 자발적이고 자기 희생적인 투쟁을 거쳐 이제는 노조운동 내에서 공식적으로 비정규직 관련 사업이 진행되고 있다. 그리고 작년과 올해 화물연대 투쟁, 자동차 사내하청노조 결성 등과 같은 소중한 성과들을 내고 있는 것이 사실이다. 그러나 누구나 지적하듯이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정규직 노동자들이 비정규직 노동자들과 연대성, 일체감을 획득하는 것이다. 그렇지 않고서는 기존 노동운동의 투쟁은 무엇을 하든 정규직의 투쟁으로 비쳐질 것이기 때문이다. 따라서 비정규 사업이라는 이름으로 비정규직 관련 활동을 하는 것뿐만 아니라 여타의 모든 노동운동의 활동에 있어서 비정규직 투쟁의 관점에 서서 계급 내 차이를 줄이기 위해 노력하는 것이 기본적인 방향이 되어야 할 것이다. 사회운동 의제와의 불일치 노동운동이 보편적 해방운동으로서의 스스로의 과제를 정립하는 것 또한 중요한 과제이다. 따라서 사회적으로 제기되는 운동이슈는 당연히 노동운동의 문제가 아닐 수 없다. 올해 대중적으로 광범위하게 진행된 반전운동의 경우 무장한 세계화를 추진하고 있는 미국에 반대하는 대중 의식의 고양, 군사주의에 대한 문제제기, 국제연대 등 중대한 계기들을 포함하며 대중 동원에 있어서도 명분이 있는 보편적 이슈이다. 노동운동은 더 이상 임단투 중심으로만 투쟁하는 조합적 한계를 벗어 던지고 사회적이고 정치적인 운동을 할 수 있는 유력한 계기였다는 것이다. 중점적으로 WTO 개방 문제를 통해 드러나는 신자유주의 세계화에 대항하는 운동 역시 갈수록 중요성이 높아지고 있다. 전 세계적으로 미국 중심의 초국적 자본과 그 대리기구인 WTO, IMF 등이 개방정책, 구조조정, 다자(양자)간자유무역협정 등을 추진을 통한 그들만의 금융세계화는 각 국의 노동자 민중들의 생존을 더욱 위협하고 있다. 따라서 이에 대한 투쟁은 전략적으로도 매우 중요하다. 올해에는 WTO 각료회의 투쟁이 있었고 이경해 농민열사의 죽음을 계기로 대중적으로 WTO와 세계화의 문제가 열리고 있는 만큼 대안세계화 운동을 확장할 수 있는 분위기도 조성되고 있는 상황이다. 이러한 대안세계화 운동과 반전운동에 있어 노동운동은 아직 전면적으로 결합하지 못하고 있는 상황이다. 3-4월 파병반대 투쟁, WTO 반대투쟁 등에 있어서 노동운동은 실질적인 대중투쟁에 나서지 못하였다. 이제라도 노동운동은 이 운동들에 대해 주도적으로 나서야 한다. 다행히 현재 이라크 전투병 파병 반대투쟁에 있어 민주노총이 주도적으로 나서고 있고 ‘파병반대 국민행동’에 각 산별 연맹도 결합되어 있는 만큼 희망적이라 할 것이다. 결국 현재 노동운동은 정권과 자본의 공세 속에서 계급이 양극화되고 있고 무기력을 경험하고 있는 상태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발본적인 처방, 계기가 없으면 향후 노동운동의 기반과 정당성 자체가 심각하게 침식당할 수도 있다. 달리 말하면 한국 노동운동은 새로운 기로에 놓여 있다. 한국의 노동자계급은 지금 건설적인 미래상을 제시하면서 성숙한 노동계급으로 성장하느냐, 아니면 협소한 노동조합주의에 몰두해 내부적으로는 분열되고 외부적으로는 고립되느냐의 갈림길에 서 있는 것이다. 하반기 투쟁의 성격과 전망 이와 같이 노동운동이 처한 상황과 조건에서 민주노총은 하반기 총력투쟁의 과제로 3대 요구 쟁취를 설정하고 있다. 그것은 1) 비정규직 노동자 정규직화와 차별철폐를 위한 제도개혁 실시 - 특수고용노동자 노동자성 및 노동3권 보장, 파견제 철폐, 기간제 사용제한 2) 국민연금개악 중단 국민연금개악중단 및 올바른 재정추계에 의한 국민연금제도 개혁(보험료 11.66%, 수급률 60% 보장), 군비축소, 부유세(금융소득 종합과세)로 국민연금 국고보조 3) ‘사용자대항권’ 등 노동탄압중단과 손배■가압류철폐, 직권중재 철폐 등 노동3권 강화이다. 그리고 이를 위해 노동자대회에 10만인을 조직한다는 방침이다. 투쟁과제와 요구 자체는 정세적으로 타당하고 노동운동이 투쟁해야할 내용이다. 이와 관련하여 16차 민주노총 중앙집행위에서는 다음과 같이 결정하였다. ... 총연맹은 이러한 연맹의 상황을 고려하여 첫째 ‘10만 노동자 대회’ 준비에 총력을 기울인다. 둘째 조합원 총투표는 ‘10만 노동자 대회’ 이후 예상되는 긴박한 정세요구와 조직 내 준비 정도를 고려하여 그 시행 시기를 결정한다. 어찌 보면 대의원대회 결정을 거스르지 않으면서도 각급 연맹의 어려움을 감안한 타개책이라고 할 수 있다. 현실을 반영한 결정이라면 이에 걸맞는 실천이 뒤따라야 할 것이다. 물론 외부자 혹은 논평자의 입장이 아니라 적극적으로 투쟁을 함께 해나가는 노동운동단위의 일부인 우리는 조심스럽게 이러한 말을 하고자 한다. 우선 노동운동 내적인 통합력을 형성하는데 각고의 노력을 기울여야 한다. 이는 노동운동 제 세력간의 통합력 형성, 정규직 비정규직간의 연대성 획득 등을 포함하여 그야말로 노동자 내부에서 단결을 강화하는 것을 의미한다. 10만 노동자대회 조직화는 이를 위한 유력한 방안이 될 수 있다. 10만을 조직하기 위해서는 조합의 공식 비공식 체계와 현장의 모든 세력이 함께 하지 않으면 안되기 때문이다. 작년에 농민들이 1년 내내 교육하고 선전하고 조직해서 10만의 농민대회 투쟁을 만들어 낸 것처럼 민주노조 운동이 총단결할 것을 결의한다면 충분히 가능한 일이다. 이는 단순히 숫자의 문제가 아니라 그 과정을 통해 활동가들이 자신감을 회복하고 정권과 자본에 대해 노동운동의 힘을 과시하여 노동운동 전체가 다시금 활력을 되찾는 문제이다. 따라서 노조뿐만 아니라 노동운동에 참여하고 있는 모든 운동은 어떤 형태로든 이에 기여할 수 있어야 한다. 그리고 보편적인 의제와 이슈를 바탕으로 한 투쟁을 통해 노동운동의 정당성과 사회운동적 변혁성을 지속적으로 추구해야 할 것이다. 앞서 말했듯이 파병반대 반전운동은 그 중요한 매개이다. 조합주의적 현안 대응을 넘어 정치적 투쟁을 조직하는 것은 노동운동에 있어 하나의 새로운 시도이고 그 과정에서 이전과는 다른 힘을 만들어 낼 수 있기 때문이다. 또한 사회운동과 더욱 강력하게 연대할 수도 있다. 그러므로 노동운동은 파병반대 투쟁에 있어 새롭고도 비상한 결의로 노동자를 조직하고 행동에 나설 수 있어야 할 것이다. 이렇게 보면 하반기 노동운동의 투쟁은 침체된 노동운동이 새로운 활력을 형성하여 자신감을 회복하고 보편적인 정당성을 갖는 운동으로 거듭나기 위한 과정이라 할 수 있다. 새로운 힘과 새로운 보편성은 어느 순간 어딘가에서 주어지지는 않는다. 정세적 조건과 운동주체의 준비가 맞아떨어질 때 예기치 않게 생겨날 뿐이다. PSSP
2003년 '현장통신'은 '노동운동의 새로운 주체형성을 위하여'라는 주제로 기획되고 있습니다. 이는 노동운동의 변화와 발전을 위해 기존의 노동운동으로 포괄되지 못했던 비정규, 여성, 일반노조, 지역운동, 이주노동운동 등이 노동운동의 주체로 나서야 한다는 문제의식입니다. 이번 호는 그 일곱 번째로 여성노동자들을 조직하고 있는 운동들을 만나보기로 했습니다. 민주노총 여성위원회를 찾아서 9월 26일 11시 민주노총 휴게실 민주노총 여성위원회 여성위원장(민주노총 부위원장) 이향원, 여성부장 박승희 인터뷰와 정리: 사회진보연대 노동차장 송강현주 Q. 우선 민주노총 여성위를 들어는 보았지만 존재 형태에 대해 모르는 분들이 많습니다. 여성위원회가 언제 만들어졌고 어떻게 구성되어있는지 소개 부탁드립니다 97년도에 만들어졌습니다. 중앙위에서 김유미씨라고, 그 분을 여성위원장으로 인준하고 공식 출범했습니다. 구성은 총연맹과 산하연맹 지역본부 여성위원들로 구성되어 있습니다. 지금은 회의나 모임에 많이 모이면 20명 정도가 됩니다. 지역본부나 산하조직에 여성담당자가 없는 데도 많은 실정입니다. Q. 여성사업 담당자들의 모임인가요? 네. 지금 여성사업 담당자가 있는 곳이 상근, 비상근 겸직 등 9명입니다. 연맹/지역본부 중에서 여성위가 있는 곳이 9, 여성위원장이 있는 곳은 1, 여성 사업 담당이 있는 조직도 있는데 여긴 남성입니다. 주로 산하조직에서는 여성사업 담당이 필요한 이유가 3■8 때문입니다. 보통 조직담당이 하죠. 회의는 한 달에 한번정도 하고 여성사업 담당자들 모여서 사업에 대한 점검, 추진 등을 합니다. Q. 여성위가 국실체계에 포함되어 있나요? 부위원장님 여성위원장으로 오시면서, 올해 조정이 되었습니다. 전에는 위원회가 통일위, 정치위, 사회보장위원회, 고용안정센터, 해복특위 등 별도로 실/처 위원회 체계였습니다. 그렇지만 여러 가지 문제점과 어려움 때문에 위원회를 모두 실/처로 통합하기로 해서 올해 2월부터 정책기획실로 소속되어 있습니다. Q. 최근 활동들에 대한 설명을 부탁드립니다. 민주노총 여성위 중심사업은 할당제였습니다. 99년부터 할당제 논의가 시작되어서 올해 민노총 대의원대회에서 통과된 게 제일 큰 성과라고 할 수 있습니다. 2004년도부터 20%, 2005년도에는 대의원의 30%를 여성으로 채우는 것입니다. 할당제 사업을 중심으로 주요하게 3■8 여성대회를 준비하고, 성원이 적어 취약하지만 비정규직 여성노동자 전략팀이 구성되어 있습니다. 또 여성보육 관련한 사업 워크샵을 기획 중입니다. 세세하게는 성희롱■성차별 예방교육과 개별 사건들에 대한 내부적 논의를 통한 해결과 대응을 만들어가고 있습니다, Q. 할당제가 통과되기까지 어려움이 많았던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내부적인 쟁점이나 조건에 대해서 말씀해주십시오. 저(여성위원장)는 전교조에서 활동을 하다 이곳으로 왔습니다. 전교조는 여성이 많은데도 할당제를 통과시키기 힘들었습니다. 남성들이 하는 말은 ‘역차별이다’ 뭐 이런거죠. 민주노총 자체가 여성문제에 대한 기반이 취약합니다. 금속 같은 경우, 전체 천명 정도의 여성조합원이 있지만 어느 사업장에는 여성이 아예 없는 경우도 있고 또 다른 사업장은 많고, 이렇게 불균등합니다. 그래서 할당제는 전반적인 추세이지만, 남성들이 생각하기에 현실적으로 어떻게 가능한가란 문제가 많이 제기되었고, 비율 맞추기가 가장 힘들었습니다. 할당제에 대한 이해는 많이 있는 편이었다고 봅니다. 소책자 발행, 강의 등도 많이 했구요. 앞서 시행한 전교조가 있어서 그런지 의식적인 면은 있었는데 실제로 추진하는데 있어 방안 마련이 힘들었습니다. 내부적으로는 사무처나 지도부의 공약 사항이었기에 합의해서 안을 내놓았고 대의원 대회에서 만장일치로 통과되었습니다. 통과가 되었지만 앞으로도 이해시키고 확대시키기 위한 토론이 많이 필요합니다. 사후작업이 필요한 거죠 Q. 현실적으로 여성간부들이 부족한 것이 사실일텐데요. 이에 대한 극복방안은? 여성사업담당자 회의를 통해 내부적으로 간부 육성을 도모하고 있습니다. 여성간부나 여성노동교실을 통해서도 하려고 하는데, 여전히 여성들이 가사나 육아의 부담을 지고 있는 상황이라 취약할 수밖에 없습니다. 당장 내년이 총선인데, 민주노동당의 경우 비례대표제를 50%하려고 하는데 여성 입장에서도 내세울 사람이 없다는 말을 할 수밖에 없는 상황인거죠, 여성교실의 경우 많이 오면 40명. 올해는 20명 정도였습니다. 남성중심적인 사업장에서 여성 실무자들이 힘들게 활동을 하고 있다보니, 회의단위든 뭐든 여성들이 자생적으로 ‘나서서 해야하겠다’라고 생각하기는 굉장히 힘든 구조인거죠 Q. 근기법이 개악되었는데요. 당시의 활동에 대한 간략한 설명을 부탁드립니다. 민주노총에서 노숙 농성할 때 하루를 여성사안 중심으로 했었습니다. 주 40시간 노동이라는 요구가 결실을 맺는 시기였는데, 많은 사안 중에 생리휴가 무급화, 탄력근로시간제 등 비정규 여성에게 불리한 것이 많았고, 특히 적용시기 문제에서 해당되나 불리한 상황이었는데도 전체적으로는 여성들이 스스로 조직화해서 함께 발언하기 힘든 상황이었습니다. 집회내용에서 여성과 비정규직 노동자가 연사로 많이 나와서 호소하고, 위원장도 그렇고 주요 위원장들이 여성에 대해 많이 강조하고 있습니다. 결국 통과가 됐는데, 현장에서 생리휴가 무급화에 대한 질의들이 굉장히 많이 나오고 있습니다. 임금이 깎이는 건지 어떤 건지...이것에 대해서는 생리휴가 무급화 뿐만 아니라, 전반적으로 무엇이 문제이고 현장에서 단협으로 어떤 것을 요구할 것인가에 대한 지침서 같은 것을 내보낼 계획입니다. 경총이 지침서 내보내면서 공세를 펼치고 있는데 우리도 대응을 할 것입니다. Q. 그동안 민주노총으로 대표되는 노동운동이 몰성적 혹은 남성중심적이라는 평가를 받아온 것이 사실입니다. 여성위원회의 활동에 대해서도 기대와 반감이 어느 정도 공존하는 것이 사실일 것 같습니다. 활동의 어려움이나 이를 극복하기 위해 고민되고 있는 방안은? 제(여성위원장)가 작년에 보궐선거에 돼서 이곳으로 왔지만, 그전에는 11년 동안 교육운동만 했습니다. 전임 간부 역할도 안해 봤고 아이들 가르치다가 여성사업의 필요성 때문에 여성 사업을 시작하게 되었습니다. 회의들을 하다보면 여자는 저 혼자일 때가 많습니다. 사회에서 발언할 때가 굉장하잖아요? 원래 발언에 자신이 없는 것과 여성으로서 위축된 상황이 가중되어 상집, 중집 단위에서 발언하는 것이 어려웠습니다. 개인적으로도 할당제의 필요성을 느꼈고, 그게 노동운동에서 굉장히 중요하다는 생각이 들어요. 분위기나 활동 방식이 여성이 하나냐 둘이냐에 따라 달라지니까요. 여성활동가 육성의 필요함을 절실히 느끼고 있습니다. 활동기간이 일년정도 지났으니까 이제 여성사업에 대해 발언을 하지만 쉽지 않았습니다. 정부에서는 기혼여성들에게 아이들 키우면서 맡기면서 일하라고 하는데, 지금 우리나라 구조상 그런 게 불가능합니다. 노조 내에서도 여성들이 활동을 보장하는 것이 여성위 만의 일이 아니라 노조 전체에서 같이 바라보고 문제점을 극복해야합니다. 여성 자체가 가사나 육아 때문에 활동에 자신감을 갖기 힘든 상황입니다. 노조가 꼭 적극적으로 나서서 상황을 개선할 수 있어야 하고 또 노조 내 여성운동은 정말 절실히 필요하다고 생각합니다. 조직내부에서도 활동과 가정 양립이 필요합니다. 여성위원장 역할이 조직 내에서 그런 것들을 상기시키고 개선하는 것입니다. 한줌도 안되는 여성위가 여성활동가를 육성하고, 다른 조직과 연대하고, 당여성위 회의나 무슨 회의 가고...온갖 사업을 혼자 다하게 되는 거죠. 성과나 결과를 바란다는 것이 아직은 어불성설 아닌가 하는 상황입니다. ■ Q. 현재로서는 여성위원회의 사업이 조직된 여성노동자들 중심일 수밖에 없을 것 같습니다. 여성(비정규직)노동자 조직화 사업은 어떻게 고민되고 있습니까? 불안정노동철폐연대와 연구작업을 진행하려고 합니다. 수련회 때도 그분들을 모셔다가 조직화에 대한 구상이라든가 사업에 대한 강의 들었고 방향을 고민하고 있습니다. 그리고 아까도 말씀드렸듯이 조직화 전략팀이 구성되어 있습니다. 조직화 전략팀 회의에서 주로 논의되는 것이 어떻게 남성중심적 문화 바꾸고 여성친화적 환경을 만들까하는 것입니다. 고민이 초기단계에 있는거구요. 단기적으로는 불가능할 듯 하고 중장기적으로 바라보고 있습니다. 소모임 같이 무엇을 통해서 여성들을 어떻게 끌어들일 것인가, 환경을 어떻게 만들어야 하나 등에 대해 비정규실과 함께 논의하는 초기 단계입니다. Q. 하여 많은 독자 여성노조들이 존재하고 있는데요 이들과의 공동활동(현존하는 많은 여성단체들과의 공동활동까지도)에 대한 고민은? 여성단체들이나 여성노조와 연대는 늘 지향하고 있는 거죠. 사실 우리 여성위는 여성노동자를 위한 정책을 개발하고 홍보, 조직화까지 하는 종합부서입니다. 지금은 정책개발과 현장여성노동자에 대한 성차별, 성희롱, 해고문제, 권리향상을 위해서 활동을 하고 있습니다. 이제 시작 단계입니다. 우리 여성위는 여성 노동자를 조직해야하는 과제가 분명히 있는데 사업 계획 잡을 때 늘 올라가지만 역량 문제도 있고, 사실 어떻게 조직할 것인지에 대해서는 아직까지는 방식이나 내용 면에서 더딘 측면이 있습니다. 전국여성노조 같은 곳은 독자적인 여성노조를 만들어서 비정규, 특히 학교 내 비정규 조직 사업을 많이 하는데 성과가 있는거죠. 특히 상급단체 가입하지 안고 여성노조 추진하는 게 많이 늘어나고 있고 스웨덴인가 노르웨이인가에도 별도 여성노조 만들어서 이후에 노총하고 일종의 교섭을 해서 여성에 대한 문제를 받아 안을래 말래 하면서 들어가 있는 사례가 있습니다. 그러나 우리는 조직 안에서 여성활동과 노조운동을 해야하는 두 가지 과제가 있는거죠. 그래서 내부적으로 어디가 우선인가, 조직화하는 것 등 갈등이 많습니다. 여성을 중점 찍어 조직화 하지만, 미조직실과 총연맹하고 같이 사업을 만들어가야 하니까 아직까지는 더딘 것이죠. 전체적으로 비정규직 문제가 심각하고 그래서 전체가 싸워야 한다는 공감대가 있을 때까지 과정이 쉽지 않을 듯 합니다. 그래도 희망이 있다고 봅니다. 주5일, 주40시간도 처음엔 반발이 있었으나 사회적 이슈가 되었습니다. 이처럼 비정규 문제도 점점 확대될 것이라고 기대합니다. 외부 연대의 경우 최근에는 통일연대 여성위와 함께 여성의 이름으로 이라크 파병을 반대하는 것을 함께 하고 있습니다. 그리고 호주제 폐지, 중요사안으로 앞으로 성매매, 성폭력방지 같은 이슈에 당연히 연대할 것입니다. 한국노총과 육아보육관련 정책을 같이 고민하고 있구요. 국제적으로 세계여성대회에 합류하고 있습니다. Q. 노무현 정부의 여성 정책 예를 들어 출산안정법과 같은 것에 대한 평가를 하신다면? 유치원의 경우, 육아교육법을 제정을 하면 유치원을 공교육으로 끌어안는 것인데 학교에서도 그렇고 방과후 교사수당, 유치원들 종일반에 대한 교육예산 같은 것들을 다 삭제 했더라구요. 노무현 정부에서 내려오는 정책들이 전혀 희망을 갖고 아이를 낳을 만하지 않습니다. (여성부장)작년에 임신을 했는데 그땐 노동부가 여성노동자에게 20만원을 주겠다고 했었습니다. 당시의 문제의식은 사실 ‘육아휴직을 적극적으로 쓰게 되어야지 단지 돈 20만원 주는 거는 안된다, 육아휴직 높이고 수당 높여야 한다’였습니다. 저는 네덜란드 모델보다 프랑스 모델을 따라야한다고 생각해요. 거기는 교육지원이 99%입니다. 올해 4월에 법개정을 다시 해서 출산수당이 103만원으로 높아졌고 아이에게 보조금도 지급합니다. 일본도 52만원이고, 보육 육아시설은 물론 출산수당까지 주고 있습니다. 이제는 노령화가 심각하다면서 노령수당까지 요구하고 있습니다. 우리도 출산수당이 필요하다고 봅니다. 단지 40만원 지급한다는 안이 한나라당이 올린건데 될 것 같지도 않고, 이건 무슨 의원들이 분위기 파악하고 안을 내놓는 건데 말이죠. 개인적으로 출산수당도 들어가야 한다고 생각하고, 여성노동자 뿐만 아니라 여성을 위한 모성보호 차원에서 사회분담화 해야한다고 보고 휴직제도도 필요합니다. 그것부터 여성들이 제대로 일할 수 있게 해야겠죠. 아무튼 내부적으로 좀 더 논의 필요한 부분입니다. 2둘도 안 낳는데 어떻게 셋을 낳겠습니까?(웃음) Q. 앞으로 활동계획을 소개해주십시오. 민주노동당 여성위원회에 참여해서 정책후보 내고 통일연대 여성위와 함께 전쟁반대 투쟁하면서 서명운동 내지 워크샵을 할겁니다. 호주제 폐지에 대해서는 이제 더이상 논란이 없다고 보지만 호주제의 대안이 무엇이 되어야 할지, 가족부로 할지 개인호적제로 할지의 문제가 남아있습니다. 이번 법개정안에 호주제 폐지를 내용으로 하는 민법 개정안 올라갔는데 그 안에 대안은 들어있지 않습니다. 공청회가 끝나면 개정안이 차관회의, 국무회의를 거쳐 다시 국회로 넘어간다는데 의견을 달아서 대안에 대한 의견검토 해야하는데, 아직 대안을 결정하는 단계가 아닙니다. 내부적으로는 개인별로 해야한다는 것은 논의되고 있는데, 사생활 침해여부가 남아 있습니다. 개인별호적등록을 위한 연대 모임이 있는데 인권운동사랑방이 함께 참여해서 이에 대한 문제제기를 하고 대안을 마련하기로 논의하는 상태입니다. 육아교육관련해서는 아직 구체적 사업을 하지는 못했고 대신 직장보육시설에 한정해서 사업을 하려고 하는데 여성단체에서 많이 제안해왔습니다. 여성단체들이 논의를 통해서 보육관련 사안을 여성부로 이관할 것을 요구하기도 했죠. 아무튼 보육과 관련된 사업을 양대노총이 의견를 교류하고 함께 하려고 계획 중입니다. 비정규직 여성 전략팀도 꾸준히 장기적으로 활동할 계획입니다 국제사업은 일상적으로 있구요. Q. 마지막으로 현재 여성노동자운동을 고민하고 있는 많은 활동가들에게 한 말씀 부탁드립니다. 제(여성위원장)가 여성의 목소리를 가지고 전교조에서든 민주노총에서든 여성운동에 대한 구조를 만들어가겠다고 생각한 것이 98년도부터였습니다. 제가 이런 활동에 뛰어들게 된 것도 스스로 여성으로서의 정체성을 확인하게 되고 자신에 대한 애정을 갖게되었기 때문이라고 생각합니다. 여성노동자들에 대한 애정 없이는 장기적인 안목을 갖기가 힘들 것 같습니다. 많이 지치니까요. 내공을 갖기가 힘든 데 남성중심적인 구조내에선 더 그렇죠. 그럼에도 불구하고 절반의 고통받는 여성들의 실태를 파악하면서 같이한다는 열정과 의지로 나섰으면 좋겠고, 현재는 소수지만 활동가들과 함께 단결 연대해서 평등한 세상을 만들기 위해 같이 열심히 합니다. 애정과 의지가 제일 중요한 것 같아요. PSSP