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동 성명서> 누구를 위한 ‘세계인의 날’인가? 지난 2007년 5월 17일 제정된 ‘재한외국인처우기본법’에 따라 5월 20일을 ‘세계인의 날’로 정하여 이 날 각종 기념행사가 열린다. 그러나 이주민 100만 시대를 넘어 다문화사회를 맞이한 한국 사회에서 이 날이 과연 누구를 위한 ‘세계인의 날’인가 묻지 않을 수 없다. 현 이명박 정부는 철저한 ‘통제와 배제’를 기반으로 일방적인 동화주의 정책을 고수하는 이주민 정책을 펴며 시대적 요청을 거부하고 다문화를 역행하고 있다. 다문화사회를 지향한다고 하면서도 ‘재한외국인처우기본법’에서는 결혼이민자, 전문 인력, 유학생 등 20 퍼센트 의 합법체류자들만 적용대상으로 삼고 있다. 이 때문에 70만 명이 넘는 이주노동자의 인권과 노동권은 철저하게 배제된다. 이처럼 ‘재한외국인처우기본법’은 본질적으로 이주민의 인권과 권리를 외면한 차별적 논리를 기반으로 마련되었으며, ‘세계인의 날’ 역시 주인 없는 껍데기에 불과하다. ‘세계인의 날’을 맞아 117만 이주민을 들러리 세워 가식적인 행사를 하려는 정부는 즉각 이를 중단하라. 그리고 이주민의 인권과 권리가 보장되고 이주민이 주인 되는 ‘세계인의 날’을 마련해야 한다. 국제사회가 인정하고 공인된 ‘UN 이주노동자 권리협약’을 비준하고 UN이 정한 12월 18일을 참다운 ‘세계인의 날’로 준수해야 할 것이다. 현재, 한국 사회의 이주노동자는 사업주에게 모든 권리가 종속당하는 처지에 있다. 외국인력 제도인 고용허가제는 사업장 이동이 원칙적적으로 봉쇄된 제도이다. 사업장 이동의 제한 등과 같은 독소조항이 엄연하게 존속하는 한 이주노동자의 노동권은 보장되지 않는다. 더 크게는 단순 기능 인력만을 활용하려는 측면에서 이주노동자들의 정주화를 금지시켜 인간의 기본적인 행복추구권인 가족의 결합권마저 원천봉쇄하고 있다. 이러한 비인간적이고 반인권적인 바탕에서 외국인력 정책이 마련되어 있다. 현재의 고용허가제는 이주노동자의 노동권과 인권에 대해 차별적일뿐 아니라 폭력성을 내포하고 있다. 뿐만 아니라 최근에는 G-20 정사회의 개최를 빌미삼아 미등록 이주노동자에 대한 폭력적인이고 위법적인 단속을 자행하고 있다. 그동안 정부가 벌여 온 단속추방 정책은 이미 인권침해 논란이 끊임없이 제기되어 왔고, 국제사회에서도 지탄을 받아 왔다. 국가인권위원회에서도 단속 과정에 있어서의 과잉 단속과 단속 절차에 대해 수차례에 걸쳐 시정 권고를 했지만 정부 당국은 전혀 이를 이행하지 않았다. 지난 2009년 5월에는 법무부 스스로 ‘출입국사범 단속과정의 적법절차 및 인권보호 준칙’을 마련하였지만, 단속 현장에서는 적법절차와 인권보호가 무색할 정도로 위법적인 절차가 관행처럼 지속되고 있다. 단속 과정에서 계구장구인 수갑에 의해 가격을 당해 부상을 당하고, 보호시설 내에서 긴급의료 지원을 받지 못해 사망을 하고, 하물며 이주여성을 백주대낮에 대로변에서 용변을 보게 하는 등 야만적이고 비인권적인 단속이 그 동안 자행되어 왔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러한 위법적인 단속의 관행을 출입국관리법 개정을 통해 강화시키고, 명문화해 놓았다. 이처럼 미등록이주노동자의 인권침해를 감수하면서까지 강력 단속을 실시하겠다는 것은 G-20을 빌미로 하여 국내 이주민들을 탄압하겠다는 것에 다름 아니다. G-20 자체가 선진국과 부자들만의 잔치라고 지속적으로 비판받아온 마당에, 힘없고 돈 없는 제3세계 이주민들의 인권을 더 개선시키기는커녕 이렇듯 탄압만 일삼는다면 이는 국제적으로도 커다란 비판거리가 될 것이다. G-20 정상회의 안전 개최를 명분으로 미등록이주노동자의 단속을 천명한 것은 이를 빌미로 사회의 가장 취약 계층인 이주노동자의 인권과 노동권을 원천적으로 봉쇄하고 차단하기 위한 의도가 담겨 있다고 볼 수밖에 없다. 이를 위해 정부는 이주노동자를 내국인 일자리 잠식의 주범으로 낙인찍고, 또 사회를 혼란하게 하는 불순 세력, ‘테러리스트’로 규정하고 있다. 서울지방경찰청 역시 이주노동자를 우리 사회의 ‘잠재적 범죄자’로 인식하며 우리 사회에서 격리해야 할 대상으로 간주하고 있다. 이주노동자에 대한 통제와 관리를 넘어서서 이제는 사회적 격리 내지 혐오스런 존재로 전락시키고 있는 것이다. 그러나 이러한 조치들은 결코 그 누구에게도 도움이 되지 않는다. 오히려, 이주노동자에 대한 인권침해와 사회적 분리는 우리 사회에 또 하나의 갈등을 조장하고 증폭시킬 뿐이다. 오랜 이민의 역사를 지닌 서구사회에서도 이미 많은 시행착오를 겪으면서 이민정책을 정착시켜 왔다. 정부는 국가경쟁력과 사회통합을 통해 선진화 이민정책을 실현하고자 한다면서 이와는 상반되게 다문화를 거부하고 역행하고 있다. 과연 강력 단속에 의존하는 정책이 바람직한 것인가! 최소한 정부가 생각하는 것처럼 되고자 한다면 즉각 비인권적이고 위법적인 강력 단속을 중단해야 한다. 앞으로 한국 사회가 다문화 사회를 거부할 수 없다면 현재와 같은 강력 단속은 반드시 중단되어야 한다. 고용허가제가 마련된 지난 2004년부터 일상화된 강력 단속에도 불구하고 미등록이주노동자는 현재까지 약 18만 명으로 유지되어 왔다. 강력 단속으로는 미등록이주노동자의 문제가 단 한 차례도 해결되지 않고 있음을 누구보다도 정부가 잘 알고 있다. 정부의 잘못된 정책과 무책임한 제도 운영으로 말미암아 파생된 숱한 과오를 한 순간 모면하기 위해 술책과 강력 단속에 의존해 왔음을 부인할 수 없을 것이다. 또한, 그 결과는 무고한 이주노동자의 고통과 죽음으로 이어져 왔다. 그렇다면 이제라도 이 사슬을 끊고, 이주노동자에 대한 전향적인 정책을 마련하는 방향으로 나아가야 한다. 더 나아가 통제적 관념의 다문화 정책이 아니라, 인권지향적인 삶을 지향하는 바탕으로 전환되어야 한다. 세계인의 날을 맞아 “모든 사람은 인종, 피부색, 성, 언어, 종교 등 어떤 이유라도 차별받지 않으며, 이 선언에 나와 있는 모든 권리와 자유를 누릴 자격이 있다.”는 세계 인권선언 제2조처럼 한국사회도 진정한 평등사회가 실현되기를 바란다. 이를 위해 차별적이고 반인권적인 ‘세계인의 날’을 맞아 한국사회의 모든 이주운동진영과 시민사회운동은 이주민들의 인권수호와 권리를 찾기까지 의연하게 투쟁해 나갈 것이다. 우리의 요구 - 이주노동자의 노동권을 억압하는 사업장이동 제한을 철폐하라! - 이주노동자에게도 행복추구권인 가족의 결합권을 보장하라! - 미등록이주노동자에 대한 위법적이고 불법적인 강제단속을 즉각 중단하라! - 위법적 단속, 불법적 단속관행 법문화한 출입국관리법 개악 즉각 철회하라! - 반인권적이고 차별적인 ‘세계인의 날’을 철폐하고 ‘UN 이주노동자 권리협약’을 비준하라! - 117만 이주민의 정당한 권리와 인권을 보장하라! 2010년 5월 20일 전국민주노동조합총연맹(건설산업연맹, 금속노조, 공공운수연맹, 대학노조, 교수노조, 비정규교수노조, 보건의료노조, 여성연맹, 서비스연맹, 화학섬유연맹, 민주일반연맹, 전교조, 언론노조, 공무원노조, 사무금융연맹, IT연맹, 민주노총 서울본부, 민주노총 경기본부, 민주노총 인천본부, 민주노총 강원본부, 민주노총 충북본부, 민주노총 충남본부, 민주노총 대전본부, 민주노총 경북본부, 민주노총 대구본부, 민주노총 경남본부, 민주노총 울산본부, 민주노총 부산본부, 민주노총 전북본부, 민주노총 전남본부, 민주노총 광주본부, 민주노총 제주본부), 외국인이주·노동운동협의회(경남외국인노동자상담소, 경산외국인노동자교회, 광주외국인노동자센타, 김해YMCA 외국인노동자지원센터, 다문화마을, 대전외국인이주노동자종합지원센터, 부설 이주외국인 무료진료센터, 결혼이주여성 인권센터, 목포이주외국인상담센터, (목포이주노동자지원센터), 부천이주노동자복지센터, 서울외국인노동자센터, 성동외국인근로자센터, 시흥이주노동자지원센터/시흥시외국인복지센터, 시화외국인노동자센터, 아산외국인노동자지원센터, 아시아인권문화연대, 용인이주노동자쉼터, 외국인노동자샬롬의 집, 발안 외국인노동자의집중국동포의집, 성남 외국인노동자의집중국동포의집, 서울 외국인노동자의집중국동포의집, 안산 외국인노동자의집중국동포의집, 광주 외국인근로자 및 다문화지원센터, 양주 외국인노동자의집중국동포의집, 외국인노동자학교, 외국인이주노동자인권을위한모임, 용산나눔의집, 인천외국인노동자센터, 천안외국인노동자센터, 충북외국인이주노동자지원센터, 천주교 의정부이주노동자 상담소, 포천나눔의집, 포천 스리랑카 친구들, 푸른시민연대, (사)한국이주민건강협회, (사)한국이주여성인권센터, 이주민여성상담소, 부천외국인노동자의집), 이주노동자 차별철폐와 인권․노동권 실현을 위한 공동행동(건강권실현을위한보건의료단체연합, 경기이주공대위, 공익변호사그룹공감, 구속노동자후원회, 노동사회과학연구소, 노동전선, 노동해방학생연대, 다함께, 대학생사람연대, 문화연대, 민주노동당, 민주노동당서울시당, 민주사회를위한변호사모임노동위원회, 민주주의법학연구회, 민주화를위한전국교수협의회, (사)한국불교종단협의회인권위원회, 사회당, 사회진보연대, 서울경기인천이주노동자노동조합, 성동광진이주노동자인권지킴이, 이주노동자운동후원회, 이주노동자인권연대, 이주노동자의방송(MWTV), 인권단체연석회의, 전국민주노동조합총연맹, 전국민주노동조합총연맹해고자복직투쟁특별위원회, 전국불안정노동철폐연대, 전국비정규노조연대회의, 전국빈민연합, 전국철거민연합, 전국학생행진, 진보신당, 천주교인권위원회, 카사마코, 학생행동연대, 한국비정규노동센터), 이주민인권을위한부산경남공동대책위원회(한국외국인선교회부산지부,외국인근로자선교회, (사)이주민과함께, 김해이주민인권센터, 김해YMCA부설 외국인노동자지원센터, 희망웅상, 울산이주민센터, 양산외국인노동자의집, 민주노총부산지역본부, 한국노동안전보건연구소 부산연구소), 경기이주공대위(민주노총 경기본부, 민주노총 경기본부 법률원, 다산인권센터, 오산이주노동자센터, 사회주의노동자정당건설추진위원회, 안산시흥사람연대, 한국노동안전보건연구소, 수원이주민센터, 서울경기인천 이주노동자노동조합), 이주노동자 인권/노동권 실현을 위한 대구지역 연대회의(경북대학생행진, 대구경북인도주의실천의사협의회, 대구이주민선교센터, 대구이주여성인권센터, 땅과자유, 민주노동당대구시당, 민주노총대구본부, 민주행동, 산업보건연구회, 성서공단노동조합, 인권운동연대, 장애인지역공동체, 전국불안정노동철폐연대대구모임), 민주노총 경북본부, 경북일반노조, 경산이주노동자센터, 인천지역이주운동연대(건강한노동세상, 금속노조인천지부, 다함께 인천지회, 민예총인천지회, 민주노동당인천시당, 민주노동자연대, 민주노총인천지역본부, 사랑마을이주민센터, 사회당인천시당, 사회진보연대인천지부, 서울경기인천 이주노동자노동조합, 인천외국인노동자센터, 진보신당 인천시당, 천주교인천교구외국인노동자상담소, 한국이주노동자인권센터), 대전충청이주인권운동연대, 민주노총 충북지역본부, 충북시민사회단체연대회의, 마을공동체 교육연구소, 인권교육센터‘들’, 인권운동사랑방, 노동건강연대, 한국진보연대, 장애인정보문화누리, 민주화실천가족운동협의회, 전국지역업종일반노동조합협의회, 팔레스타인평화연대, 전국장애인차별철폐연대, 제주평화인권센터, 빈곤사회연대(공공노조 사회복지지부, 관악주민연대, 광진주민연대, 금융피해자연대 해오름, 노들장애인야간학교, 노숙당사자모임한울타리회, 대학생사람연대, 동자동사랑방, 민주노동당, 민주노동자연대, 민주노총, 민주화를위한전국교수협의회, 반빈곤네트워크(대구), 반빈곤센터(부산), 사회당, 사회주의노동자정당준비모임, 사회진보연대, 서울복지시민연대, 성공회나눔의집협의회, 성동장애인자립생활센터, 성북장애인자립생활센터, 장애여성공감, 전국공무원노동조합, 전국불안정노동철폐연대, 전국빈민연합(빈민해방철거민연합‧전국노점상총연합), 전국장애인차별철폐연대, 전국학생행진, 전국철거민연합, 정태수열사추모사업회, 주거권실현을위한국민연합, 주거권실현을위한비닐하우스주민연합, 중랑장애인자립생활센터, 진보신당, 천주교빈민사목위원회, 천주교인권위원회, 최옥란열사추모사업회, 한국백혈병환우회, 한국빈곤문제연구소, 향린교회, 현장실천사회변혁노동자전선, 홈리스행동)
경제위기 속에서 드러나는 유럽통합의 모순 이달 들어 유럽연합(EU)과 국제통화기금(IMF)은 재정위기에 빠진 그리스에 총 1100억 유로의 구제금융을 제공하기로 결정한 데 이어, 유로화 붕괴를 막기 위해 7500억 유로의 재정안정 기금 조성을 골자로 한 대책을 수립했다. 이로써 당장 그리스 채무불이행의 가능성은 줄었으나, 남부유럽 각국의 긴축정책으로 인한 성장둔화와 유로화 붕괴가능성이 이야기되면서 유로화 하락, 유가 하락, 금값 상승 현상이 발생하고 있다. 나아가 이번 대책이 미봉책에 불과하다는 지적과 함께, 그리스와 비슷한 상황에 처한 ‘살찐 돼지 국가들(PIIGS, 포르투갈, 아일랜드, 이탈리아, 스페인)’의 재정위기로 전염될 것이라는 비관적 전망이 곳곳에서 제출되고 있다. 설사 이번 조치가 실효를 발휘하여 재정위기가 더 이상 확산되지 않더라도 장차 유럽연합이 ‘유럽 역내 불균형’을 근본적으로 시정하지 못하는 이상 유럽화폐동맹(EMU)의 균열로 이어질 것이라는 관측도 설득력을 얻고 있다. 과연 그리스 재정위기의 원인은 무엇인가. 또 이에 대한 그리스 정부와 유럽연합의 해법이 지닌 문제점은 무엇인가. 향후 그리스 재정위기 사태는 어떻게 전개될 것인가. 이와 같은 비상한 정세에서 그리스와 유럽 사회운동의 대안은 무엇인가. 아울러 최근 그리스 사태가 국내 사회운동에게 제시하는 교훈은 무엇인가. 아래에서 차례로 살펴보기로 하자. 그리스 위기의 전개 추이 지난 해 10월 파판드레우 신정부가 2009년 예상 재정적자를 종전의 6%가 아니라 12.7%라고 발표하며 그리스 재정위기가 가시화되기 시작됐다. 독일과 프랑스 등 EU의 중심국은 그리스의 국가부도 사태를 방지하고 유로지역의 안정을 위해 대책을 강구해야 한다는 입장을 피력했지만 한동안 구체적인 방안을 제시하지 못했다. 올해 초 그리스 정부는 2012년까지 재정적자를 국내총생산(GDP)의 3% 미만으로 축소한다는 요지의 안정및성장프로그램을 제출하고 EU와 IMF의 지원을 요청했다. 금년 중 530억 유로의 자금을 조달해야 하며, 특히 4-5월중 200억 유로에 달하는 국가채무의 만기가 도래하는 그리스로서는 필사적이었다. 2010년 내로 재정적자를 GDP 대비 4% 포인트를 감축하는 것을 시작으로, 예산제도 및 공공행정 효율성을 제고하고 투자 활성화 방안을 마련하겠다는 것이었다. 무엇보다 노동시장과 사회보장제도 개선 등 구조조정을 강력하게 실시한다는 것이 그 내용이었다. 유럽 각국의 정상들은 3월 말, 금융시장에서 그리스의 자체 자금조달이 불충분할 경우 최종적인 수단으로 유로지역 회원국과 IMF가 공동으로 자금을 지원한다는 원칙에 합의했다. 물론 엄격한 지원조건을 부과하고 EU 집행위원회와 유럽중앙은행(ECB)의 평가에 기초하여 유로지역 회원국이 만장일치로 지원 여부를 결정한다는 단서가 부가되었다. 하지만 국제 신용등급 평가회사들은 작년 말에 이어 4월 말 다시 한 번 그리스의 등급을 낮춘 것은 물론 포르투갈의 신용등급마저 강등했다. 재정위기의 전염 가능성이 현실화되고 유로화 가치가 최근 1년간 최저치로 하락하는 등 유럽의 금융시장은 패닉으로 치달았다. 결국 5월 초 EU와 IMF는 그리스에 총 1100억 유로의 구제금융을 제공하기로 결정했다. 이는 당초 예상치의 두 배를 훌쩍 넘는 규모로, 2012년까지 만기가 돌아올 그리스 국채(800억 유로)를 모두 막고 그동안 생기는 재정적자까지 보전할 수 있는 금액으로 평가되고 있다. 위기의 심각성을 인지한 듯, 15개 유로지역 회원국 지원액 800억 유로의 80%를 부담할 프랑스, 이탈리아, 스페인, 독일 의회도 그리스 지원 방안을 신속히 통과시켰다. 그리스 정부는 EU의 구제금융 지원 합의에 앞서 세금 인상, 공무원 급여 삭감, 연금 삭감을 골자로 하는 강도 높은 재정긴축 프로그램을 제출했고, 곧이어 그리스 의회도 거센 반대 여론에도 불구하고 이 안을 가결했다. ECB도 그리스 국채에 대한 신용등급 한도 적용을 중단하기로 결정함으로써, 국제 신용등급 평가회사들이 그리스 국채의 신용등급을 추가로 하향조정하더라도 ECB로부터 국채를 담보로 대출을 받을 수 있도록 조치를 취했다. 이어서 EU 27개국 재무장관들은, 유로화 붕괴의 불안에 대비하기 위해 7500억 유로 규모의 재정안정 기금 조성을 골자로 한 전방위 대책을 제시했다. 이와 함께 유럽집행위원회(EC) 대출을 유럽중앙은행(ECB)과 유럽연합 국가가 보증하는 것을 요체로 하는 EU 재정안정체제(ESM) 구축 방안에도 합의가 이뤄졌다. 여기에는 기존의 EU-IMF 지원금과 별도의 700억 유로 규모의 긴급 안정화기금을 조성하는 방안도 포함됐다고 알려졌다. ECB도 200억 유로 상당의 그리스․포르투갈․스페인 단기 국채를 매입하는 방침을 수립했다. 그동안 그리스 등은 투기자본의 공격으로 국채 금리가 급등, 국채발행을 통한 자금조달에 어려움을 겪었는데 ECB가 국채시장에 직접 개입해서 불안정성을 완화하겠다는 것이다. 또한 미국 연방준비제도(FRB)도 ECB, 영국중앙은행(BOE), 스위스중앙은행(SNB) 등과 통화 스와프 계약을 체결하여 유럽에 달러 유동성을 공급하겠다고 밝혔다. EU-IMF 지원 방안의 한계 이번 종합 대책은 독일, 프랑스와 같은 유럽연합의 중심국들과 미국의 긴밀한 공조를 배경으로 한다. 유럽 정상회의에 앞서 독일 메르켈 총리와 프랑스 사르코지 대통령은 공동 기고문을 통해 회원국들의 ‘도덕적 해이’에 대해 경고했으며, 같은 시점에 미국 오마바 대통령은 두 정상에게 ‘보다 단호한 조치’를 주문한 바 있다. 그리스를 비롯한 남부유럽발 금융불안을 방치할 경우 유로화 시스템의 붕괴를 초래할 수 있고 그렇게 될 경우 2007-09년에 이어 제2의 세계 금융위기가 촉발될 수 있다는 공동의 위기의식이 작용한 결과일 것이다. 이러한 긴급 국제공조 방안이 어느 정도 영향을 끼친 듯, 5월 중순에 접어들며 국제금융시장의 패닉상태는 다소간 진정되는 것처럼 보이기도 했다. ECB 트리셰 총재도 그리스에 대한 지원 결정은 유로존에 대한 시장신뢰 회복과 재무안정성을 보장하는 데 도움을 줄 것이라고 긍정적인 전망을 제시했다. 그러나 이번 구제금융 지원 조치가 구체적으로 어떻게 작동할지 불분명한데다 재정적자 문제에 대한 근본적인 해결책은 나오지 않았기 때문에 그리스 재정위기가 궁극적으로 해결되지 못할 것이라는 전망이 속속 제기되고 있다. 우선 전문가들은 현재 그리스 재정위기를 단순한 유동성 문제가 아니라 지불능력의 문제로 보고 있다. 그만큼 그리스의 국가부채 문제는 예상보다 심각하다는 뜻이다. 금융기관들의 분석에 따르면 2013년 그리스 국가부채 규모는 GDP의 150%로 팽창할 전망이다. 국채금리 6%를 적용하면 GDP의 9%를 이자로 지불하는 셈인데, 이는 그리스 정부 세수의 25%를 차지하는 것으로서 원천적으로 유지 불가능한 비율이다. 과거 아르헨티나 등의 채무불이행 사례에 비춰볼 때, 2013년 경 그리스가 국제금융시장에서 자금조달을 할 가능성은 거의 희박하다. EU-IMF의 지원 프로그램에 대해 ‘값비싼 도박’이라는 금융시장의 비난이 제기되는 것은 바로 이러한 이유 때문이다. 보다 근본적으로는 그리스의 부채 상환 능력에 대해 의문이 제기되고 있다. 3년 뒤인 2013년 5월초까지 만기 도래하는 국가부채는 700억 유로로, 올해 그리스가 약속한 재정적자 목표를 지킨다고 해도 3년간 총 500억 유로에 달하는 누적 재정적자를 채권발행을 통해 메워야 한다. 이 경우 두 수치를 합친 것만 해도 1200억 유로로 이미 승인된 EU-IMF의 지원규모 1100억 유로를 초과하게 된다. 전문가들은 그리스가 추가적인 금융지원 없이 부채를 ‘돌려막기’ 할 수 없을 것으로 예상하고 있으며, 이러한 예상이 금융시장에 확산된다면 결국 구제금융 계획은 실패로 귀결될 수밖에 없을 것이다. 이런 상황을 종합할 때 이번 구제금융 조치가 실효를 거둘 수 있는 유일한 방안은 부채구조를 조정하고 부채부담을 대폭 삭감해주는 것이다. 그런데 그리스 지원방안이 결정된 직후 실시된 독일 지방선거에서 집권당인 기민당(CDU)이 패배해 상원 내 과반수 의석을 잃었다. 이는 향후 유럽 각국이 채무불이행의 위험을 무릅쓰고 그리스에게 추가적인 혜택이나 지원을 계속 부담할 가능성이 극히 불투명하다는 것을 시사한다. 이른바 ‘도덕적 해이’가 만연한 취약국에 대한 재정 지원이 지원국의 국내 정치적 부담을 가중시킬 것이기 때문이다. 유럽화폐동맹의 결함 EU-IMF 방안에 따라 그리스가 강도 높은 긴축재정을 추진한다고 해도 문제는 사라지지 않는다. 재정긴축안은 그 자체로 노동자에 대한 사상 유례없는 공격을 의미한다. EMU 체제에 따라 자주적인 환율·통화정책을 구사할 수 없는 그리스는 결국 단위노동비용을 20~40% 삭감해 수출경쟁력을 확보할 수밖에 없다. 그러나 이것은 그리스 민중들의 대대적인 출혈로 이어질 것이므로 정치적 실행 가능성이 지극히 낮다. 게다가 EU의 자체 분석에 따르면, 그리스가 재정긴축안을 계획대로 실행할 경우 경제성장률이 -9%가 될 것으로 예측된다. 이 경우 오히려 재정적자가 심화되어 이 방안은 경제적 실행 가능성도 지극히 낮다고 볼 수밖에 없다. 사실 1990년대 말 환율위기 당시, 한국을 비롯한 아시아 국가들은 구조조정을 통한 노동비용의 가치절하와 함께 자국 통화의 대대적인 평가절하를 통해 막대한 경상수지 흑자를 기록할 수 있었다. 무엇보다 당시 세계경제가 금융화에 따른 경기상승 국면이었기 때문에 이와 같은 방안은 실행 가능성이 있었다. 반면 구조조정이나 환율조정을 통해 수출경쟁력을 확보할 여지가 극히 협소한 그리스로서는 재정긴축에 따른 경기수축 압력에 그대로 노출될 수밖에 없다. 더욱이 세계경제는 그리스 위기의 여파로 2007-09년 금융위기에 이어 재차 경기가 하강하는 ‘더블 딥’의 우려마저 제기되고 있는 실정이다. 결국 이러한 난국을 타개하려면 그리스는 EMU를 탈퇴하여 자국통화를 대폭 절하하는 방법밖에 없는데, 이것은 곧 유럽을 비롯한 국제 금융시장으로부터의 분리, 즉 파국을 의미한다. 그렇다면 그리스는 왜 이와 같은 진퇴양난의 위기에 봉착하게 된 것일까. 그 원인과 배경을 EMU 체제에 내재한 근본적인 결함, 즉 ECB의 통화주의와 ‘유럽 역내 불균형’이라는 두 가지 측면에서 검토해보기로 하자. 1970년대 초 브레튼우즈체제의 붕괴 이후 환율변동이 경제에 미치는 파괴적 효과가 지속되자, 화폐공급과 금융에 대한 탈규제를 통해 위기를 관리하고자 하는 통화주의가 힘을 얻기 시작했다. 1978년 도입된 유럽화폐제도(EMS)는 회원국간 환율을 고정시킴으로써 환율의 안정성을 확보하는 것을 일차적 목표로 설정했다. 1992년 마스트리히트조약이 EMU를 위해 제시한 경제정책의 네 가지 수렴기준은 민족국가 화폐주권의 소멸을 의미했다(대표적인 기준은 정부의 연간 재정적자 폭은 GDP의 3% 이내, 공공부채는 GDP의 60% 이내로 한정하는 조항이다). 반면 EU에서 화폐동맹에 상응하는 재정동맹은 이뤄지지 않았다. 화폐정책에 비해 재정정책은 민족국가의 주권적 성격이 강한데다 조세제도, 재정지출 등은 국내 정치적 측면을 많이 반영하기 때문이라는 것이 주된 이유였다. 그러나 인플레이션의 위험을 내포하는 재정정책은 크게 제약됐고 회원국은 적자재정을 포기하고 균형재정의 범위 내에서 예산을 분배하는 선택지만 갖게 되었다. 그리고 그리스처럼 기술력과 생산성이 열세인 국가가 수출경쟁력을 확보하기 위해서는 노동력을 신축화하는 것만이 유일한 선택지가 되었다. 다시 말해서, 독일 헤게모니 하 ECB의 화폐정책을 수용해야 하는 주변국들은 국내 거시정책을 모두 재정정책으로 부담하게 되었다. 화폐정책의 주권을 가지고 있다면 적절한 금리인하와 유동성 확대정책을 통해서 부담을 재정정책과 함께 분담할 수 있지만, 이러한 정책조합이 원천적으로 불가능한 것이었다. 그리하여 국내경제 여건을 고려할 때 확장적인 거시정책 수행이 불가피한 상황에서 ECB가 긴축적 통화정책을 고수할 경우 팽창적인 재정정책을 수행할 수밖에 없어 재정적자가 확대되는 메커니즘이 확립됐다. 그 결과 EU 역내에서 수출경쟁력이 낮은 그리스·스페인·포르투갈 등 주변국들은 실질환율이 고평가되어 경상수지 적자가 지속적으로 누적된 반면, 수출경쟁력이 높은 독일 등 중심국들은 실질환율이 저평가되어 경상수지 흑자가 지속적으로 누적됐다(그리스·스페인·포르투갈 등 적자국의 상품수지 적자액 가운데 역내에서 발생한 부분이 90% 이상이었다). 전문가들은 “유럽 금융위기로 유로화가 10% 떨어지면 유로지역 경제는 5% 성장하고, 수출주도형 국가인 독일에게 더 높은 효과가 발생한다”고 분석하고 있다. 그리스 위기의 전망 이러한 EMU 체제의 구조적 결함으로 말미암아 재정 상황이 좋지 않았던 남부유럽 국가 등은 금융 위기를 거치면서 지출 확대 및 세입 감소로 재정 사정이 급속도로 악화되고 있다. EU 추정에 따르면, 2010년 아일랜드·스페인·그리스·포르투갈·이탈리아의 재정 적자는 각각 GDP대비 14.7%, 10.1%, 8.7%, 8.0%, 5.3%를 기록하여 적자 확대세가 지속될 전망이다. 또한 2010년 GDP 대비 국가부채 비중 역시 그리스 120%, 이탈리아 117%, 포르투갈 85%, 아일랜드 83%, 스페인 64%를 기록할 전망이다. 이에 따라 ECB와 함께 남부유럽 국가에 대출을 제공한 독일과 프랑스와 같은 중심국들의 자산 부실화 가능성도 점쳐지고 있다. 남부유럽 국가들의 총대출 중에서 프랑스는 23%, 독일은 18%, 영국은 12%를 차지하고 있고, 남부유럽 국가 간 거래도 10%에 달한다. 게다가 유로지역을 포함한 유럽 국가들의 역내 교역 비중은 70% 내외로 교역의 연관성이 높기 때문에 개별 회권국의 문제가 빠르게 전이되는 구조를 갖고 있다. 이러한 위기 확산 가능성에 직면하여 현재 EU 당국은 유럽통화기금(EMF) 창설, 유럽투자은행(EIB) 기능 확대, 유로채권(Euro Bond)의 발행과 같은 중장기 위기관리체계 구축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유로지역 회원국들간의 단기적인 재정이전을 비롯한 통합 예산관리 시스템과 재정규율의 엄격한 시행을 통한 재정통합 방안도 고려되고 있다. IMF도 유럽 국가 다수의 국가부채가 위험수준에 도달했으며 시급히 재정안정성 회복에 나서야 한다고 강조하고 있다. 이러한 권고에 따라 현재 유럽에서는 재정위기 가능성을 경고받은 영국·아일랜드·스페인은 물론 구제금융을 제공한 독일·프랑스도 임금 및 연금 삭감, 복지 축소 대책을 줄줄이 도입하고 있다. 한편 ECB가 그동안 인플레이션을 우려해 채택하지 않았던 수량완화조치가 조만간 도입될 것이라는 관측도 제시되고 있다. 일단 현재까지 ECB는 물가안정을 핵심 목표로 삼는 ECB의 통화정책 기조를 바꾸지 않겠다고 공언하고 있다. 하지만 ECB가 그리스 위기 대응 과정에서 담보규정을 완화하고 취약국의 국채를 매입한 것이 사실상 수량완화로 정책 운용의 기조를 전환한 것이고, ECB가 향후 6개월간 매입해야 할 국채의 규모가 무려 3천억∼6천억 유로 수준에 달할 것으로 예상되는바 추가적인 수량완화조치가 불가피할 것이라는 전망이다. ECB가 매입하는 그리스 국채가 사실상 정크본드 수준이고 유로화 가치도 계속 하락하는 추세여서 ECB의 자산이 부실화될 우려도 상당하다. 이는 그만큼 이번 그리스 위기의 충격이 막대하다는 징후다. 그러나 이와 같은 제도적 보완책이 EU 재정동맹체제, 다시 말해서 진정한 의미에서 유럽의 정치적 통합으로 발전한다는 보증은 결코 없다. 오히려 여러 상황을 종합해 볼 때, 그리스 위기는 결국 EMU 체제의 균열로 이어질 것이라는 관측이 설득력을 얻고 있다. 한편으로 그리스 사태의 여파가 여타 국가로 전염될 경우, 독일 등 주요 회원국의 구제금융 부담이 점차 확대되고 EU 회원국의 국가신용등급이 하락하면서 금리가 급등할 가능성이 있다. 이 경우 구제금융의 실익이 적다고 판단하고 EU가 지원을 중단하면 부실 국가들의 연쇄적인 채무불이행은 불가피하다. 다른 한편으로 EMU 체제의 유지를 위해 당분간 구제금융을 지속하더라도 ‘유럽 역내 불균형’이 근본적으로 시정되지 못할 경우, 독일을 비롯한 중심국들이 강력한 통화정책의 도입을 위해 탈퇴할 가능성이 있다. 그밖에도 인플레이션 우려가 있는 중심국과 디플레이션 우려가 있는 주변국 간 역내 불균형으로 인해 ECB가 기준금리를 결정하는 데 어려움을 겪고 있는 것도 큰 딜레마다. 사회운동의 대안 그렇다면 그리스와 유럽 사회운동은 어떻게 대응하고 있나. 우선 그리스 노동자운동은 최근 양대 노총 주도로 사상 최대 규모의 총파업과 거리시위를 전개하면서 정부의 재정긴축안에 대한 분명한 반대 입장을 표명했다. 이들은 EU-IMF 지원 메커니즘이 그리스 민중들의 임금·연금·사회복지의 희생을 바탕으로 자본을 회생시키는 조치에 불과하다며 재협상, 부채탕감, EU의 안정및성장협약의 즉각적 폐기를 요구하기도 했다. 구제금융 조치의 본질은 금융자본, 특히 EU 중심부 국가의 이익을 위해 그리스와 같은 주변국 민중의 출혈을 강요하는 ‘제국주의’이기 때문이다. 유럽의 사회운동들도 그리스의 위기가 ‘마스트리히트 체제’의 모순의 산물이며 경제위기에 직면한 EU의 실패를 입증하는 첫 번째 사례일 뿐이라고 비판했다. 이들은 노동권에 대한 공격을 통해 수출경쟁력의 회복과 국가부채의 지불을 시도하는 EU-IMF의 해법이 비단 그리스에만 국한되지 않을 것이라면서, 그리스 민중들에 대한 연대를 표방하고 나섰다. 또 EU-IMF의 방안이 각국 화폐주권의 종속을 더욱 심화하고 금융자본의 이해를 반영하는 것일 뿐이라고 지적하면서, 각국 정부가 도입하고 있는 재정긴축 방안에 대해 저항할 것임을 분명히 하고 있다. 그렇다면 유럽 사회운동은 실패한 EU 모델을 바꾸고 ‘또 다른 유럽’을 건설하기 위해 어떠한 대안을 제시하고 있는가. 먼저 “유럽 민중들은 위기비용을 지불하지 않을 것이다. ‘연대 유럽’을 위해 단결하자!”라는 공통의 구호에 주목할 수 있다. 이 구호는 현재 유럽 각국 정부의 공공지출 삭감 방안이 위기를 촉발시킨 금융자본을 위해 노동자계급에게 위기비용을 전가하는 메커니즘임을 지적하는 것이다. 일례로, 지난 3월 말 유럽노조연맹(ETUC)과 같은 유럽 노조들과 유럽좌파당(ELP)과 같은 정당들은 유럽공동행동을 통해, 유로화의 안정성을 위해 강도 높은 구조조정 조치가 필요하다는 EU-IMF, 각국 정부의 제안에 정면으로 반대했다. 그리고 이들은 노동권과 권력 및 소유의 민주화 없는 위기 탈출 전략은 기만이라는 점을 명백히 하면서 유럽 노동자들의 연대를 호소했다. 다음으로 유럽 사회운동들이 이번 위기의 원인으로 금융화와 이를 지지하는 국제기구들의 정책을 비판하고 있다는 데 주목할 수 있다. 대표적으로 금융거래과세시민연합(ATTAC)의 경우, 금융거래에 대한 과세와 함께 ECB의 구제금융 혜택이 금융기관이 아닌 유럽 시민들에게 돌아가야 한다고 주장한다. 유럽 각국의 정당들도 IMF의 구제금융이 ‘자본가의 이익에 복무하고 노동자의 실업과 빈곤을 증가시킨다’고 비판한다. 또 ECB의 대출은 ‘은행을 구원하지만 국가를 구원하지는 않는다’고 주장한다. 어떤 이들은 재정위기에 몰린 국가의 정부채권이 금융투기의 대상으로 전락하지 않도록 민간 신용등급 평가회사가 아닌 유럽차원의 공적 신용등급 평가회사를 설립할 것을 제안하기도 한다. 또한 ‘유럽 역내 불균형’이 수출경쟁력을 확보하기 위한 ‘바닥을 향한 경쟁’에 의해 상호 강화되어 왔다며, 유럽 수준의 초민족적 단체교섭을 활성화할 것을 주장하는 유럽 노동자운동의 흐름에 주목할 수 있다. 1990년대 중반 이후 EU의 ‘확대경제가이드라인’은 임금인상을 생산성 성장 이하로 억제하고 지리적·직종별로 임금을 차등화하는 내용을 명문화했고, ECB는 회원국이 임금 억제 정책에서 이탈할 경우 통화수단에 제한을 가하는 제재를 부과했다. 유럽의 노조들도 1980년대 이후 대체로 일정한 조정기를 거쳐 신자유주의적 ‘경쟁 지향 코포라티즘’으로 수렴됐다. 민족국가 수준의 사회협약과 함께 기업 수준에서는 양보협약-경쟁적 기업동맹을 통한 ‘조직화된 분권화’가 일반화되었다. 유럽 차원에서는 초민족적 수준에서 자본의 구조적 우위를 강조하는 ‘사회적 대화’를 통한 상징적 유럽 코포라티즘이 작동했다. 이때 개별 노조들의 대응은 ‘국가 대 국가’나 ‘기업 대 기업’의 경쟁으로 귀결되어 임금 및 노동조건 하향 압박을 강화하는 역설에 처하곤 했다. 장기 지속될 경제위기 아래에서 노동자의 민족적 분할 및 내부 노동시장 경쟁 압력도 더욱 강화될 것으로 예상되는 바, 수출경쟁력을 위한 출혈적 ‘임금덤핑’을 지양하기 위한 유럽 차원의 공통 단체교섭 지침을 채택·적용하는 것과 같은 노동자 국제연대를 발전시켜 나가야 한다. 신자유주의적 유럽, 나아가 금융화한 자본주의를 유지하려는 지배계급은 그리스 위기 이후에도 줄곧 유사한 방안을 강요할 것이다. EU의 정치·경제적 위기 상황에서 유럽 사회운동은 비상한 각오로 ‘또 다른 유럽’을 구체화하면서 대안적 정치·사회적 세력으로 부활해야 한다. 그들의 표현대로 ‘오직 유럽 민중의 저항만이 근본적 변화를 추동할 수 있는 유일한 희망’이기 때문이다. 오늘날 유럽의 상황은 국내 사회운동에게도 중요한 교훈을 제시한다. 2007-09년 미국발 금융위기에 이어 그리스발 위기가 확산되면서, 결국 세계경제가 다시 한 번 침체에 빠지는 ‘더블 딥’이 현실화될 가능성이 높아지고 있다. 한국의 사회운동은 위기비용을 전가하려는 지배계급의 공세에 맞서 계급적 단결을 추구하면서 신자유주의와 자본주의에 대한 민중적·국제적 대안을 구체화하는 데 전력을 기울여야 할 것이다.
노동조합 탄압에 맞서 실리주의를 넘어선 단결투쟁이 필요하다 근심위 타임오프제는 사실상 민주노조 금지안 정권이 민주노조를 뿌리 뽑기 위해 무엇을 준비하고 있는지가 점차 뚜렷해지고 있다. 김태기 근심위 위원장은 공공연히 타임오프한도안이 정권 차원의 계획임을 밝혔다. 개정 노조법은 근심위가 4월 30일까지 안을 처리하지 못할 경우 국회 의견을 듣도록 규정했다. 그러나 김태기 위원장은 법적 논란이 예상됨에도 타임오프한도를 5월 1일 새벽에 처리했다. 김태기 위원장은 한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6.2 지방선거를 앞두고 정부에 부담을 주고 싶지 않았기 때문에 무리를 했다고 밝혔다. 쉽게 말하자면 처음부터 근심위가 민주노조 탄압에 대한 정권의 부담을 줄여주기 위해서 이러한 일을 계획한 것이다 . 기습 처리된 타임오프안은 조합원 규모를 총 11단계로 나누어 각 단계에 전임자의 근로시간면제한도를 두고 있다. 50명 미만 사업장은 1,000시간, 100명 미만은 2,000시간, 200명 미만은 3,000시간, 15,000명 미만은 28,000시간, 그 이상은 36,000시간에 3,000명 당 2,000시간을 추가하는 식이다. 2,000시간을 전임자 1명으로 계산하면 50~99명 사업장은 전임자 1명, 10,000~14,999명 사업장은 14명이다. 당장 올해 새롭게 단협을 체결해야 하는 사업장들은 타임오프제에 따라 전임자 관련 협약을 맺어야 한다. 근심위 타임오프 안에 따르면 올해 단협을 체결하는 금속노조 기아차지부는 전임자가 98명에서 21명으로 79% 줄어든다. 운수노조 철도본부 역시 64명에서 17명으로 73% 줄어들고, 공공노조 가스공사지부도 10명에서 5명으로 50% 줄어든다. 2011년 단협 이 종료되는 금속노조 현대차지부는 전임자가 195명에서 24명으로 87% 줄어든다. 대공장 노조들 대부분이 적게는 50%, 많게는 90% 가깝게 전임자가 줄어드는 것이다. 기아차지부의 경우 임단협 위원만 20여 명 수준이니 현장 활동은 고사하고 교섭 준비에도 부족한 인원이다. 대공장 노조의 전임자 축소는 사업장 노조의 역할 축소에서 그치지 않는다. 현재 민주노총 산하 산별노조, 산별연맹 간부들의 상당수가 전임자 신분으로 파견되어 있는데, 전임자 숫자가 이런 규모로 줄어든다면 상급단체 파견 전임자 수 역시 크게 줄어들 수밖에 없다. 금속노조 중앙과 지역본부에 파견되어 있는 완성차 지부 전임자 수만 20명이 넘는다. 민주노총 위원장, 금속노조 위원장 등 민주노총의 주요 임원들 역시 법적으로는 전임자 자격으로 파견되어 일하고 있다. 중소사업장 노동자들 역시 노조 전임자 축소로 큰 영향을 받는다. 금속노조와 같이 산별지부 집단교섭으로 지역지부 전임인원비용을 사용자들에게 부담하도록 해놓은 경우에 타격을 입을 것이다. 노조 힘이 강한 사업장에서 따낸 전임자로 영세 사업장 노조 업무까지 함께 처리하던 여러 소산별노조도 마찬가지다. 상급 단체(또는 초기업노조) 활동 내역을 아예 타임오프산정 계산에서 제외한 것이 바로 근심위의 타임오프제이기 때문이다. 더군다나 노동부는 지난 3일 ‘근로시간면제한도 의결에 따른 향후 조치 계획’을 통해 오는 7월부터 노조 전임자가 상급단체 파견활동만 하는 것을 금지할 것이라고 밝였다. 정부의 의도가 사회적 문제에 대해 실천해온 민주노총 운동 자체를 죽이는 것임을 숨기지 않고 있다. 심지어 노동부는 복수노조 도입 시 현재 타임오프한도를 복수노조 간에 나누어 써야 한다고 밝혔다. 사측이 복수노조 설립을 통해 민주노조 진영의 활동력을 통제할 수 있는 여지까지 만들어 놓은 것이다. 또한 한 사업장에 이미 복수노조와 유사하게 존재하는 비정규직 노조의 전임자는 더욱 꿈도 꿀 수 없는 일이 되어버린다. 더욱 무서운 것은 노조 활동에 대한 자본의 기준이 제도화 되는 것 한국의 노동자 운동은 노동조합이라는 대중조직을 기반으로 한국의 민주주의 확대를 위해 투쟁해왔고, 노동자들의 단결과 연대를 가로막는 제도적 한계 속에서도 노동권 확대를 위해 싸웠다. 민주노조 운동 진영은 여러 사회운동적 실천을 위해 1980년대 노동 악법이 만들어 놓은 기업별 노동조합 체계를 뛰어넘었어야 했다. 그 방법 중 하나로 기업별 노조의 상급단체인 산업별 연맹, 총연맹에 자원을 집중하고, 최근에는 산별노조를 건설하기 위해 각고의 노력을 다하고 있다. 정권과 자본은 지금 기업별 노조 체계 속에서도 기업의 벽을 넘어 투쟁해 온 민주노조 운동의 핵심 체계를 끊어 놓겠다는 것이다. 특히 문제는 장기적으로 이러한 법적 제약이 노동조합 활동가의 역할에 대한 노동자운동 진영의 인식 변화로 이어질 것이라는 점이다. 한국 민주노조 운동이 쇠락하고 있다고 하지만 여전히 민주노조 운동 진영에서 노동운동 간부는 여러 사회운동의 이슈(보편적인 노동권, 평화, 민주주의 등)에 참여해야 한다는 대의명분을 존중한다. 하지만 실리주의적 경향이 확장되어가는 가운데 노조 간부 활동에 대한 법적 규제까지 더해진다면 이러한 대의명분조차 사라질 수 있다. 타임오프제가 허락하는 전임자의 직무는 기업 단위 임단협과 조합원 고충 처리 정도가 전부이기 때문이다. 정권과 자본이 앞으로 유무급을 상관하지 않고 현장 노동자들의 노조 운동 자체를 봉쇄할 여지도 있다. 정부가 만든 유급 기준이 이러한 점에서 일종의 노조 활동 관례처럼 확장될 수 있다. 즉 정부가 만들어 놓은 유급 전임자의 기준을 가지고 향후 유무급을 넘어 노동자 운동을 하지 못하도록 막아설 수 있다는 것이다. 사측은 무급 전임자(노조 업무 종사자, 노조에서 임금을 받는 노동자)라 하더라도 유급 기준과 어긋나는 여러 활동들에 대해 동의를 하지 않을 수 있다. 미국과 영국의 예는 우리가 반면교사로 삼아야 할 대표적 예이다. 2차 세계 대전 이후 미국의 노동운동은 전쟁 기간 억제된 임금과 고용조건에 대해 일제히 분노를 터뜨리며 1946~47년 수백만 명이 참여하는 파업을 벌였다. 정부와 자본은 이에 대해 노조법 개악으로 맞섰다. 상원의원 로버트 태프트가 주도한 노동관계법은 노조의 연대 파업, 정치적 파업, 다른 사업장에 대한 연대 투쟁을 금지했다. 하지만 당시 미국노총 및 금속산별노조의 대응은 매우 수세적이었고 실리적이었다. 전미자동차노조는 노조법 개악이 준비되는 과정에서 ‘기업 지불 능력에 따른 임금 인상’이라는 투쟁 전략을 수립했다. 노조가 기업과 정부에 협조할 테니 기업은 지불 능력이 되는 만큼은 성실하게 임금을 인상시켜 달라는 것이었다. 이는 연대파업, 연대투쟁을 금지하려는 정부 정책과 조응하는 것이었다. 정부는 전미자동차노조의 이러한 정책을 환영했고, 정부 차원에서 기업들의 수익을 조사하겠다는 약속까지 했다. 비즈니스 노조라고도 불리는 미국 노조운동의 노선은 노조법에 대한 적응과 실리적 대응 속에서 강화되었다. 하지만 이러한 노선은 그 어떤 사회운동적 과제와도 관련이 없었다. 미국의 노조들은 오히려 대공장 이기주의로 매도되며 고립되기 일쑤였다. 2009년 전미자동차노조가 3만여 명의 조합원을 해고로 잃고 3조 원이 넘는 퇴직자건강보험기금마저 사측에 빼앗겨도 아무도 노조를 동정하지 않았다. 영국의 경우도 비슷하다. 대처 정부는 단계적으로 노조법을 개악하며 노동조합 운동의 기반을 흔들었다. 1980년 고용법 개정으로 노동조합의 연대투쟁과 연대파업을 불법화했다. 1982년에는 영국 노조의 근간을 이루었던 클로즈드숍을 엄격하게 제한했다. 1984년에는 노동조합법을 개정하여 파업에 대한 노조의 면책권을 제한했다. 1988년 고용법 개정으로 노조원이 노조의 파업에 참가하지 않아도 노조로부터 불이익을 받지 않도록 했으며, 특히 자기 사업장 외 모든 투쟁에 대해서는 연대할 수 없도록 했다. 그러나 이에 대한 영국노총의 대응은 거의 없었다고 해도 무방하다. 영국노총은 투쟁과 연대보다는 노동당 재집권을 위한 정치자금 모금과 선거 운동에 모든 힘을 쏟았다. 영국 노동조합의 조직률은 1979년 55%에서 2005년 26%로 반토막이 났다. 영국 노총은 결국 2000년대에는 노동당의 파트너도 아닌 로비조직 수준으로 퇴보했다. 위 예들이 한국 노동자운동에게 이야기하고 있는 바는 명확하다. 자본의 의도는 노동자들의 연대를 막는 것에서부터 시작하고, 국면에 따라 약간의 실리를 주고받을 수는 있지만 장기적으로는 노동조합 운동의 힘을 제약하는 전략에서 이탈하지 않는다는 것이다. 영국과 미국의 노동법 개악이 연대파업과 상급단체의 역할을 제한하는 것에서 시작되었다면, 이명박 정부의 노동법 개악은 전임자를 줄이고 역할을 기업 내로 가두는 것에서 시작했다. 노조 탄압에 맞서 실리주의를 넘어선 단결투쟁이 필요하다 쌍용차 파업에 대한 공권력 투입, 철도노조를 비롯한 공공부문 노조에 대한 비타협적 반노조 정책, 개정 노조법 날치기 통과와 경영계 요구를 그대로 받은 타임오프제 실시에 이르기까지 이명박 정권은 노동운동에 대해 일관된 태도를 보이고 있다. 김대중 노무현 정권이 자본에 협조적인 노동운동을 통해 국가적 타협체계(코포라티즘)를 만들려 했다면, 이명박 정권은 이마저도 불필요하다는 것이다. 이명박 정권에게 노조는 비생산적이고 불필요한 ‘낭비적 비용’에 불과하다. 더군다나 이명박 정권이 줄기차게 주장해온 보다 유연화된 노동시장을 만들기 위해 현재의 민주노조 운동은 반드시 기세를 확실하게 꺾어 놓아야 할 장애물이다. 이명박 정부는 비정규직 보호법 개악 시도를 비롯하여 최근에는 파견법을 다시 한 번 개악하겠다는 의도를 내보이고 있다. 그리고 정부와 자본가 단체들이 해고 조건 완화를 연초부터 주장해 왔던 것을 감안할 때 올해 하반기나 내년 초에는 정리해고제 역시 손을 볼 것이다. 이명박 정부 5년간의 계획에서 보자면 노조법 개악은 앞으로의 노동법 개악을 위해 노동조합에 미리 족쇄를 채워 놓는 것이라 보는 것이 적당할 것이다. 그렇다면 어떻게 싸워야 하는가? 노조법 개정안이 국회에 상정되어 있던 2009년 12월 말에도 간부 상경 투쟁을 조직하는 것에 머물렀고, 새해 벽두에 노조법 개정안이 국회를 통과했어도 총파업 한 번 제대로 조직하지 못한 민주노조 운동이 지금에 와서 할 수 있는 일이란 무엇일까? 우선 현재 민주노총이 집중하고 있는 반MB 선거 투표를 통한 정권 심판은 민주노조 운동 의 힘을 분산시키는 악수(惡手)다. 진보정당의 힘이 바닥을 치는 상황에서 민주당에 대한 비판적 지지에 불과한 반MB선거 연합은 민주당에 득이 될지는 몰라도 민주노동운동 진영에는 도움이 되질 않는다. 신자유주의적 노동 시장 개혁을 10년간 진행했던 것이 바로 민주당이었다. 1995년 6.27 지방선거를 잠시 떠올려 보자. 당시 상황은 지금과 매우 비슷했다. 김영삼 정권은 지방선거를 앞두고 현대차 노조 파업에 공권력을 투입하는가 하면, 한국통신파업에 대해서는 국가전복세력이라 규정하며 대대적인 공안탄압을 자행했다. 공안탄압 속에서 민주당이 지방선거를 압승하였지만, 정권의 노조 탄압은 중단되지 않았다. 한국통신노조는 결국 큰 성과를 얻지 못한 채 파업을 접어야만 했고, 민주당 서울시장에게 기대를 걸었던 서울지하철노조 역시 노조 탄압에 다음해 다시 파업을 벌여야만 했다. 민주당이 선거에 이겼다고 노동운동에 득이 된 것은 아무것도 없었다. 민주노총 입장에서 궁여지책으로 지방선거에서 조금이라도 이명박에게 타격을 입히고 싶은 것을 이해 못할 바는 아니다. 하지만 당장 민주노총 차원의 총파업을 조직할 수 없는 것이 현실적 한계인 것처럼, 표로 민주당을 포함한 반MB연합을 지지해도 그 혜택이 노동자운동에게 돌아오지 않는다는 것도 객관적 현실이다. 진보진영이 스스로의 힘으로 서지 않는 한 결국 정치적 성과는 지배계급 사이에서만 분배될 뿐이다. 우선 노조법 재개정 또는 타임오프제 무력화 투쟁에 앞서 당면한 민주노조 탄압 분쇄 투쟁부터 제대로 조직해야 한다. 이명박 정부는 작년 금속노조의 대표 지부 중 하나였던 금속노조 쌍용차지부를 짓밟아 버리며 금속노조 전체를 위축시켰듯이, 올해는 정부가 직간적접 사용자인 사업장들을 짓이겨 민주노총 노조의 기를 꺾어 놓으려 하고 있다. 1만 명이 넘는 징계에 5월에는 단협 효력까지 상실되는 운수노조 철도본부부터, 설립신고 반려에 이어 하반기에는 단체 해산까지 예상되는 전국공무원노조, 조합원 명단 공개에 이어 여당 보수언론에게 각종 악선전을 당하고 있는 전국교직원노동조합, 사측의 막무가내 식 단협 개악 요구로 이미 단협 효력이 상실되거나 곧 상실될 위기에 처해있는 도시철도노조, 공공노조 사회연대연금지부에 이르기까지 정권의 탄압은 독재정권 시절의 그것에 비해 뒤지지 않을 정도다. 민주노조를 지키기 위한 민주노총 차원의 단결 투쟁은 모든 투쟁의 기본 중 기본이다. 다음으로 민주노조 사수 투쟁, 개정 노조법 분쇄 투쟁을 노동조합만의 투쟁이 아니라 전사회적 투쟁으로 만들기 위한 진보적 사회단체들의 연대투쟁을 조직해야 한다. 김대중 노무현 정권과 흥망성쇠를 함께한 시민단체들의 민주당 선거 캠페인에 휘둘려 그 흔한 대책위원회도 제대로 만들고 있지 못한 진보적 사회단체들의 반성이 필요하다. 민주노총만 비판할 것이 아니라 노동조합이 한국 사회 민주주의에 얼마나 중요한 존재인지를, 노조법 개악 문제가 노동조합만의 문제가 아니라 한국 사회 민주주의에 관련된 문제임을 알려내야 한다. 이러한 운동을 통해 7월 1일 노조법 시행을 앞 둔 시점에서는 민주노조 운동의 힘을 보여주어야 한다. 총파업일 수도 있고 위력적인 가두시위가 될 수도 있다. 투쟁 전술은 여러 가지다. 하지만 중요한 것은 누가 보기에도 진정성 있게 민주노총이 노조법 개악안의 시행을 막아내려 하고 있다고 생각하게 만드는 것이다. 한두 번의 투쟁으로 7월 1일 시행을 막아낼 수는 없겠지만, 더 발전된 투쟁을 할 수 있는 교두보는 만들어 놔야 한다. 단위 노동조합들(기업노조)은 힘을 초기업 노조와 산별연맹에 모아야 한다. 기업 내 전임자 수준 유지를 위해 타협하고, 우회로를 찾는 것은 민주노조 운동의 공멸로 가는 길이다. 정권과 자본이 정조준하고 있는 것은 민주노조 운동이다. 대기업 노조들 중 일부는 여러 방식으로 전임자 축소를 최소화할 수 있는 방도를 찾을 수 있을 것이다. 하지만 미국자동차노조, 영국노총 산하 노조들이 결국 쇠락의 길을 걸었듯이 달콤한 실리는 오래가지 않는다. 결국 기업 단위 노조도 전국적 노사 역관계에 영향을 받는다. 단기간의 대책으로 민주노총 또는 산별노조(연맹)가 활동력을 잃지 않도록 전임자 기금을 조성하는 것도 방법이 될 수 있다. 가장 중요한 것은 기업별 대책이 아니라 민주노조 운동 진영 전체의 일사불란한 대책을 마련하는 것이다. 쉽지는 않을 것이다. 정권의 태도도 세계 자본주의의 상황도 노동자에게 유리하지 않다. 하지만 현재 민주노총의 각종 회의 안건의 대부분을 차지하고 있는 지방선거에 대한 열정이나, 반MB연합이라는 허상의 전선을 유지하기 위해 들이는 공을 노동조합 사수 투쟁, 현장 조직화 사업에 배치한다면 실질적인 투쟁을 조직화할 수 있다. 민주노조운동답게 싸우자.
1. 세계경제 골드만삭스의 사기혐의에 대한 소송 내용과 향후 전망 2. 세계정세 미국 이민개혁법 그리스 긴축정책 3. 한국경제 특이사항 없음 4. 한국정세 미‧중‧러 ‘북6자회담‘ 희망, 한국 ‘천안함 올인‘ 진보신당 고전 한나라당 전교조 명단 공개 MB-한나라당 지지율 동반상승 - ‘천안함 침목 이전 회복’ 오세훈-한명숙 대결구도/ 민주당, 서울시장 후보 결정 5. 노동 총연맹 - 근심위 날치기 - 지방선거 체제 돌입 금속 - 금속노조 개악노조법 무력화 투쟁 선언 - 5차 중앙교섭에서 사용자측, 금속산업 최저임금 동결 요구 기타 - 운수노조 철도본부, 교섭 진전 없으면 5/12 파업 돌입 6. 여성 특이사항 없음
근로시간 면제한도 날치기 처리에 부쳐 : 노동조합 탄압에 맞서는 실질적인 투쟁을 조직하자! 지난 5월 1일 새벽, 전임자 임금지급 금지를 기본 전제로 하는 근로시간 면제한도(타임오프)가 날치기 처리되었다. 근심위는 현 전임자 수를 절반 가까이, 많게는 10분의 1수준으로 줄이는 방안을 통과시켰다. 노조활동을 옥죄려는 이명박 정권의 행보가 한 층 더 구체화된 것이다. 민주노총은 노조법 개악을 저지하기 위한 총파업, 총력 투쟁을 5월 중순으로 연기해놓은 상태였다. 노조탄압에 맞서는 투쟁도 각급 산별노조·연맹들이 ‘천안함 사태’를 구실로 연기해 놓은 상태였다. 5월 중순쯤에나 처리될 것이라는 세간의 전망과 달리 이명박 정권은 근심위 표결을 대담하게 밀어붙였다. 이명박 정권의 노조 탄압 의지를 알 수 있는 대목이다. 근로시간 면제한도 규정은 단지 ‘전임자의 숫자를 얼마나 인정할 것인가’의 문제만이 아니다. 표면적으로는 전임자 수를 얼마만큼 인정할 것인가를 둘러싼 논란처럼 보이지만, 그 이면에는 노동조합의 활동범위를 어느 선에서 인정할 것인가라는 쟁점이 배경에 깔려 있기 때문이다. 근로시간 면제한도라는 제도가 노조의 활동반경을 규정하는 법이데올로기로서 기능할 수 있다는 의미다. 초기업단위 노조활동마저 무급활동을 각오하라는 마당에 대의원·간부의 사회운동 참여는 언감생심, 이제 더더욱 곤란한 상황이 되고 말 것이다. 복수노조 실행의 의미는 ‘기업단위’ 창구단일화라는 형태로 변질되었다. 여기에다 노조의 활동 범위마저 전임자 임금 지급 범위로 제약당하게 되고 말았다. 초기업단위 노조활동, 노조의 사회운동 참여가 실질적으로 제약당할 위기에 처한 것이다. 노동자의 권리의식, 노동권에 대한 시민의 정치의식은 더더욱 후퇴할 것이다. 노동조합은 고립당하고, 무기력을 면치 못할 것이다. 결국에는 이 모든 상황이 노동자로 하여금 임금삭감과 고용불안을 받아들이게 할 것이며, 노예생활마저도 강요할 것이다. 너무 늦었는지도 모른다. 하지만 이후 노조법 재개정 투쟁을 위해서라도 근심위가 노동조합 활동을 ‘합법적으로’ 제약하려는 위원회에 불과했으며, 더 이상 들러리 서지 않겠다는 점을 민주노총은 분명히 선언해야 한다. 지난 5월 1일 근심위 결정을 단 한 줄도 인정할 수 없다는, 강력한 항의 투쟁을 조직해야 한다. 민주노총은 사분오열 흩어져 있는 각급 산별노조·연맹들을 추슬러야 한다. 상호 투쟁의지를 믿지 못해 주저하고 있는 기층 노동조합들을 추슬러, 노조탄압에 맞서는 투쟁대오로 응집시킬 수 있어야 한다. 노동조합의 필요성, 노동조합운동의 필요성이 대중적으로 확인될 수 있는 자리가 필요하다. 그곳에서 논쟁과 토론이 전개되어야 한다. 노동조합 탄압에는 일체 물러서지 않겠다는 투쟁의지를 분명히 보여 주어야 한다. 민주노총이 주저했던 사이, 정권은 도리어 의표를 찔러 근로시간 면제한도를 통과시켰다. 이를 반면교사로 삼아야 한다. 지자체 선거에서 이명박 정권에 대한 심판으로 보답하겠다는 식의 뜬구름 잡기여서는 안 된다. 그 이상의 투쟁이 필요하다. 노조탄압에 맞서는 민주노총의 투쟁대오가 현실에, 지금 이 순간에 있다는 사실을 대중적인 차원에서 확인시킬 수 있어야 한다. 실질적인 투쟁을 조직하자.
건설노조 파업 정당하다! 이명박 정부는 건설노조 탄압 중단하고, 특수고용 노동3권과 산재보험 전면적용을 보장하라! 오늘 4월 28일은 건설노조가 총파업 투쟁을 전개하는 날이다. 우리는 건설노조의 파업을 적극지지 하며 이명박 정권의 건설노조 탄압에 맞서 함께 싸울 것을 결의한다. 200만 건설노동자들은 1년에 4개월 이상 실업에 시달리고, 불법 다단계 하도급 구조속에서 중간착취-임금 체불이 만연하고, 법제도적 보호의 사각지대에 놓여 있다. 불법과 비리가 판치는 건설업에서 근로기준법이 정한 하루 8시간 노동이 실현될 수 있었던 계기는 바로 건설노동자들의 단결에 있고, 비정규직 특수고용 노동자를 조직해온 건설노조의 투쟁에 있다. 노동기본권 보장을 요구하는 건설노조의 파업을 정당하다. 이명박 정권은 건설노조에 대한 탄압을 즉각 중단하고, 특수고용 노동3권을 보장해야 한다. 또한 특수고용 노동자들에 대한 산재보험을 전면 적용해야 한다. 08년부터 특수고용 노동자에 대한 산재보험 일부 적용이 이루어지고 있으나 △학습지 교사 · 보험모집인 ·골프장 경기보조원· 레미콘 운송기사 등 4개 직군에 한정되고 △ 사업주가 보험료를 전액부담하는 일반 노동자와 달리 특수고용 노동자가 보험료의 50%를 부담하고 △ 신청에 의해 산재보험 적용이 제외되는 등 문제가 많다. 이러한 이유로 현재 특수고용 노동자에 대한 산재보험 적용률은 10%에도 미치지 못하는 실정이다. 일반 노동자와 동일하게 강제 적용되는 산재보험법 개정이 시급히 이루어져야 한다. 우리는 건설노동자를 비롯한 특수고용 노동자의 노동기본권 쟁취와 산재보험 전면 적용을 위해 함께 연대하고 투쟁해 나갈 것이다. 오늘 건설노조의 총파업은 850만 비정규직의 권리를 되찾는 싸움의 시작이며, 한국 사회 노동자들의 권리를 실질화하는 싸움의 최전선이다. 건설노조의 총파업은 정당하다! 단결과 연대로 반드시 승리하자! 2010년 4월 28일 사회진보연대
공동투쟁의 과정을 통해 연대운동의 신뢰를 재구축해야 한다 민주노총이 지난 4월 21일 ‘상설연대체(준) 구성을 위한 제 단체 집행책임자 회의’를 개최하면서, 대의원대회를 통해 결의한 상설연대체 재편에 관한 계획이 가시화되고 있다. 그러나 민주노총이 제출한 상설연대체(준) 구성 초안에는 현재 연대운동이 놓여있는 조건과 상황에 대한 신중한 고려가 없다. 기본적으로 전국민중연대 해산과 한국진보연대 출범 과정에 대한 평가, 한국진보연대 출범 이후 연대운동의 경과나 현황에 대한 평가, 연대운동의 출발점으로서 현 시기 공동투쟁의 과제나 계획 등이 전혀 제출되지 않았다. 반면 조직 구조 문제에 있어서는 전국민중연대 조직발전 시안에서 쟁점이 되었던 대의원 구조를 포함한 수준 높고 완결적인 조직 형태를 제출하고 상반기 중 준비위원회를 출범시키겠다는 일정을 제시함으로써, 조직 구성에만 초점이 놓인 일정박기 식의 무리한 추진이라는 비판을 받고 있다. 전국민중연대가 해산 과정도 제대로 밟지 못한 채 한국진보연대가 강행 출범한 후 민중운동 내 공동투쟁의 구심을 자임할 만한 단위는 존재하지 않는다. 지난 해 <5.1절 조직위원회>나 <이명박 심판, 민주주의.민중생존권 쟁취 공동투쟁본부>(반MB공투본) 구성과 같은 시도가 있긴 했으나, 이들 역시 신자유주의에 정면으로 반대하는 의제를 설정하거나 그에 적합한 투쟁 태세와 조직력을 갖추지 못하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 민주노총이 이명박 정권의 공세에 맞서 연대운동을 강화하기 위해 상설연대체 추진의 주체적인 역할을 자임한 것은 환영할 만한 일이다. 그러나 한국진보연대의 무리한 출범으로 연대운동에 가장 필수적인 상호 존중과 신뢰가 무너진 현재의 조건을 면밀히 사고하고 신중하게 접근하지 않는다면, 또 다시 갈등과 불신만을 증폭시킨 채 연대운동의 필요성에 대한 최소한의 동의지반마저도 무너뜨릴 수 있다는 점에서 우려를 표하지 않을 수 없다. 전국민중연대 활동에 대한 비판적 평가로부터 출발해야 한다 민주노총이 새롭게 구성하려는 상설연대체는 전국민중연대 활동과 한국진보연대 출범 과정에서 유실된 신뢰와 상호존중을 복원해야 하는 과제뿐만 아니라 동시에 노동자민중의 노동권, 생존권에 대한 이명박 정권의 거센 탄압에 견결히 맞서는 투쟁의 구심을 형성해야 하는 과제도 가지고 있다. 지난 시기의 연대운동에 대한, 특히 민중운동진영의 상설공동투쟁체를 자임했던 전국민중연대의 활동에 대한 평가는 양자의 과제를 수행하기 위한 출발점일 수밖에 없다. 시민운동과의 상층연대, 협상에 치중한 전국민중연대 우선 전국민중연대가 시민운동과의 상층 연대, 협상에 힘을 실으면서 반신자유주의, 반정권의 기치로 단호하게 투쟁을 형성하지 못하고 결과적으로 민중운동의 자율성과 단결을 해쳤다는 점을 비판적으로 평가해야 한다. 당시 노무현 정권은 이라크 파병, 평택 미군기지 이전, 한미 FTA, 노동시장 유연화 등 일관되게 신자유주의 정책을 추진해왔다. 하지만 신자유주의 반대를 표방하고 민중운동의 상설공동투쟁체를 자임한 전국민중연대는 이러한 정권에 견결한 태세로 대응하기보다는 이미 공공연하게 노무현 정권의 분명한 지지세력으로 전락한 시민운동 상층부와의 협의를 우선시했고 전국민중연대 내부 토론은 그 협의를 관철시키는 형식적인 절차가 되었다. 이런 작풍이 민중운동의 합력을 창출하고 공동투쟁의 태세를 갖추는 데 악영향을 미치면서 민중운동의 상설공동투쟁체로서 전국민중연대의 위상을 약화시켰던 것은 당연한 결과다. 이명박 정권 등장 이후 민생민주국민회의나 ‘반MB 연합’과 같이 시민운동과의 연대, 나아가 민주당을 위시한 자유주의 세력과의 공조가 더욱 공공연하게 추진되어 왔다. 억압적인 보수정권이 등장한 상황에서 과거 집권세력이나 시민단체와의 상층 연대를 통해 활동공간과 영향력을 확보할 수 있다는 기대를 키우고 있는 것으로 볼 수 있다. 하지만 이런 기대는 충족될 수 없으며, 오히려 민중운동의 주체적 투쟁역량을 키우기 위한 노력은 더욱 상대화되는 가운데 노동자민중운동의 사기저하와 투쟁력 약화는 점점 심각해지고 있음을 직시해야 한다. 시민운동, 자유주의 세력과의 공조에 우선순위를 두었던 지난 시기의 활동작풍을 철저하게 평가하고 민중운동 내부의 단호한 투쟁 전선을 분명히 하지 않는다면, 이후 상설연대체가 걸어갈 길은 전국민중연대의 그것과 다르지 않음을 명심해야 한다. 신자유주의 금융 군사세계화에 맞선 운동들과의 연대 형성 실패 게다가 전국민중연대는 신자유주의 반대, 민중생존권 쟁취를 위해 헌신하는 다양한 운동들과의 연대를 확장하기 위한 계획에는 매우 소극적이었다. 당시 반전운동, 반빈곤운동, 인권운동, 여성운동 등 신자유주의 금융 군사 세계화에 반대하는 광범위한 운동 흐름이 형성, 발전하면서, 상호소통과 공동투쟁을 위한 운동조직의 필요성에 대한 공감은 점점 더 높아지고 있었으나, 전국민중연대는 이들과 개방적인 연대를 형성하지 못했다. 전국민중연대는 신자유주의 정권에 대한 투쟁태세를 일관되게 견지하고 실천적으로 모범을 보임으로써 여러 민중운동, 사회운동의 상호신뢰와 지지를 획득하고 연대운동의 하나의 주체로서 헌신적이고 폭넓은 연대운동을 펼치기 위해 노력해야만 했다. 하지만 전국민중연대는 한축으로는 위에서 지적한 바처럼 시민운동과의 연대에 집착함으로써 정권에 대한 분명한 투쟁태세를 견지하지 못하고 다른 한축으로는 기존 연대기구의 재편과 전국민중연대 내부 형식을 강화하는 것으로 조직적 한계를 극복하려는 태도를 보였다. 이러한 태도와 한계가 바로 전국민중연대의 질적인 확대와 강화를 가로막은 핵심요인이었음을 분명히 평가할 필요가 있다. 지역민중연대 건설의 실패 마지막으로 전국민중연대가 시/군/구 민중연대 건설을 통해 기층 수준에서부터 연대운동을 형성하고 민중운동의 단결을 고양시키겠다는 출범 시기의 결의를 실제로 추진하지 못했던 이유에 대해 냉철하게 평가해야 한다. 전국민중연대는 출범 당시부터 지역민중연대 건설을 과제로 제시하며 추진했으나 실제 지역민중연대가 구성되어 지역연대의 구심으로 활동했던 곳은 많지 않다. 실제 민중연대라는 이름만 존재할 뿐 전혀 가동되지 않는 지역도 상당수였고, 지역조직을 건설하지 못한 지역도 있었다. 전국민중연대는 이 문제를 조직적인 차원으로 접근하면서 지역민중연대를 가동시키라는 지침을 전달하거나 내부 규율을 강화하고 형식을 보강해야 한다는 평가를 도출했다. 하지만 지역연대운동의 형성은 중앙 차원의 지침이나 규율로 가능하지 않다. 오히려 신자유주의에 반대하며 형성되고 있는 여러 운동들과 접점을 형성하면서 지역에서 실질적인 공동활동을 매개할 수 있는 쟁점과 투쟁을 계발하는 것이 중앙의 역할이어야 한다. 현재 서울연대나 인천의 지역연대(준)과 같이 새롭게 도모되고 있는 지역연대의 흐름이 중앙의 방침에 따라 형성된 것이 아니라는 점에 주목해야 한다. 이러한 흐름들은 이명박 정권의 거센 탄압과 신자유주의 정책이 노동자민중에게 가져온 파괴적인 결과에 맞서 지역차원의 공동투쟁의 필요성에 대한 공감이 높아지면서, 상당 기간의 논의와 공동투쟁을 통해 신뢰를 형성해 온 결과이다. 한국진보연대 출범에 대한 철저한 반성이 전제되어야 한다 한국진보연대 출범 과정은 연대운동의 최소한의 원칙과 상식조차 지켜지지 않은 파행적인 것이었다. 당시 한국진보연대 출범을 둘러싼 쟁점은 다음과 같았다. 첫째, 노무현 정권에 대한 태도의 차이가 심각하게 드러났다. 대표적으로는 탄핵반대국민행동과 사회양극화해소국민연대에 전국민중연대가 참여를 둘러싸고 갈등이 드러났다. 양자 모두 심각한 위기에 빠진 노무현 정권을 ‘시민사회’의 이름으로 구원하기 위한 대표적 흐름이었다. 이러한 흐름에 전국민중연대 가입단체의 의견을 묵살하고 중앙간부가 집단적으로 참여하거나, 전국민중연대가 통째로 참여하는 결정을 다수결로 밀어붙이는 시도는 전국민중연대 발전전망에 커다란 악영향을 끼쳤다. 둘째, 이렇게 갈등이 불거지며 공동투쟁의 토대가 침식되는 상황에서, 전국민중연대 조직발전 시안에서 제시된 대의원 구조는 특정 경향의 패권적 조직운영을 제도화하려는 시도로 인식되었다. 당시 민주노동당의 분당사태로 드러난 것처럼 패권주의에 대한 우려가 근거 없는 기우는 아니었다. 셋째, 한국진보연대 구상은 <6.15공동선언실천을위한남북해외공동행사준비위원회> 구성으로 위상과 역할이 모호해진 통일연대의 인사와 잔여 사업을 전국민중연대로 들어오려는 시도이기도 했다. 통일운동에 관한 입장 차이는 최소한 1980년대 이후로 민중운동 내부의 노선 차이를 집약하는 쟁점이었음에도, 이를 연대기구 정비라는 명목으로 처리하려는 시도는 결코 동의할 수 없는 것이었다. 이러한 분명한 쟁점으로 인해, 전국민중연대 가입단체 중 상당수의 단체들이 반대 의견을 제출하고 지역 단위에서 제대로 논의조차 되지 않았음에도 한국진보연대 출범이 강행되었다. 이것은 분명히 상설공동투쟁체라는 전국민중연대 위상에 동의하여 함께 연대운동을 펼쳐 온 여러 단위의 신뢰를 훼손하고 민중운동의 공동투쟁의 기반을 심각하게 손상시키는 행위였다. 따라서 한국진보연대 출범이 특정한 정치세력의 조직적 구상에 따라 무리하게 추진되고 있다는 판단과 불신이 광범위하게 제기된 것도 당연한 결과였다. 결국 전국민중연대를 전환하여 한국진보연대를 건설하겠다는 계획은 전국민중연대 가입단체 중 상당수가 배제된 채 반쪽짜리로 한국진보연대가 출범하면서 실패했음이 분명하다. 전국민중연대의 한국진보연대로의 전환이 실패하면서 그 파괴적인 유산은 민주노총 내부의 갈등과 지역연대체 파괴라는 형태로 드러났다. 한국진보연대를 추진한 특정 정치세력은 민주노총 대의원대회에 지속적으로 한국진보연대 가입의 건을 상정하려 시도하면서 대의원대회를 파행으로 몰고 갔다. 뿐만 아니라 한국진보연대 출범 이후 지역민중연대에도 한국진보연대 가입, 전환 안이 제기되면서 중앙에서의 이견과 갈등이 지역 차원으로 확대되었고, 결국 지역차원에서의 연대운동 또한 그 기반과 신뢰가 파괴되었다. 특정 정치세력이 자신의 대중조직들을 통해 다른 세력들의 이견과 반대를 돌파가능하다는 입장으로 무리하게 상설연대체의 재편을 추진한 결과가 노동자계급의 단결과 강력한 운동을 도모해야 할 대중조직인 민주노총 내부에서 갈등과 분란을 일으키고 지역차원의 연대 운동과 단결의 기운을 해치는 것으로 나타났던 것이다. 이는 단지 일부 단체나 정치세력을 배제한 문제가 아니라 정권의 신자유주의 공세에 맞서 비상하게 대응해야 할 노동자운동과 지역운동을 포함한 전체 운동의 사기를 저하시키고 후퇴시킨 심각한 문제이다. 이런 점에서 한국진보연대 출범을 무리하게 강행했던 세력들의 역사적 반성은 새로운 연대운동이 출발하기 위한 전제일 수밖에 없다. 민주노총의 상설연대체 추진에 대한 우려 이처럼 민주노총이 새롭게 추진하려는 상설연대체는 지난 시기 연대운동이 가졌던 한계를 극복해야 할 뿐만 아니라 한국진보연대 출범 과정에서 무너진 신뢰와 상호존중의 정신을 복구해야 할 과제를 지닌다. 문제는 민주노총이 상설연대체 구성을 추진하는 과정에서 이러한 과제를 제대로 인식하고 비판적으로 평가하는 태도를 보이지 않는 것이다. 민주노총이 제출한 상설연대체 구성안에는 전국민중연대를 비롯한 지난 시기 연대운동에 대한 평가가 삭제되어 있다. 오히려 한국진보연대 내부 포럼에서 제출된 ‘기간 진보연대 건설과 활동에 대한 약평’을 참고자료로 첨부함으로써, 한국진보연대 출범 과정에 대한 민주노총의 평가가 연대운동의 기풍과 정신을 훼손한 장본인인 한국진보연대의 인식을 바탕으로 하는 것은 아닌지 의구심을 자아낼 수밖에 없었다. 게다가 민주노총은 이번 상설연대체(준) 구성을 위한 제단체 집행책임자 회의를 개최하기 전에 전농, 전여농, 한국청년연대, 한대련, 전빈련, 민주노동당, 진보신당과 두 차례에 걸친 간담회를 가졌다. 주요부문조직의 의견을 듣는다는 취지였지만, 진보신당을 제외한 모든 참여단위가 한국진보연대 가입단체라는 점에서 민주노총이 추진하려는 상설연대체의 방향과 전망을 신뢰하기 어렵게 만들었다. 만약 민주노총이 전국민중연대의 한계와 한국진보연대 출범 과정에 대한 진지한 성찰을 바탕으로 상설연대체를 추진하고자 한다면, 한국진보연대 비가입 단체들, 특히 전국민중연대가 포괄하지 못했던 여러 사회운동 흐름이나 한국진보연대 출범에 반대했던 단위들의 의견을 수렴하기 위한 노력을 보였을 것이다. 상황이 이렇다보니 민주노총의 상설연대체 제안을 민주노총이 중심이 되어 무너진 반신자유주의, 반이명박 전선을 공고히 하고 투쟁의 구심을 형성하는 과정으로 받아들이기보다는 수차례 무산된 한국진보연대 가입을 성사시키기 위한 우회로라 판단하는 반응이 나오는 것도 일견 당연하다. 이대로 간다면, 부문, 지역의 가입단체가 현재의 한국진보연대 가입 단체를 넘어서지 못할 것이 명확하다. 공동투쟁의 과정을 통해 연대운동의 신뢰를 재구축해야 한다 제출된 상설연대체 구성안이 보여준 가장 큰 문제는 공동투쟁을 통한 신뢰 회복의 과정이나 계획은 구체적으로 제시되지 않은 채, 대의원 구조를 염두에 둔 구체적인 조직 체계와 상반기 중 준비위원회 구성이라는 일정만 제출된 것이다. 이명박 정권은 노동조합에 대한 광폭한 탄압을 자행하며 반대세력을 억눌러왔고, 경제위기의 고통을 일방적으로 노동자민중에게 전가해왔다. 노조에 대한 탄압은 점점 더 수위를 높여가고 있으며 노동기본권마저 말살하려는 지경에 이르렀다. 경제위기가 다시 발생할 가능성이 상존하는 지금의 상황에서 노동자민중의 노동권, 생존권을 방어하기 위해 민주노총을 중심으로 노조를 사수하고 강고한 반신자유주의, 반이명박 투쟁을 형성하는 것은 매우 사활적인 과제다. 그러나 현실은 그리 녹록치 않다. 민주노총을 비롯한 노조운동은 정권과 자본의 탄압에 힘있게 대응하지 못하면서 점점 더 위축되고 있다. 노동자민중의 공동대응을 통해 이명박 정권에게 노동권, 생존권 요구를 적극적으로 제기하면서 반신자유주의 전선을 확대하기 위한 활동을 펼쳐야 할 6.2 지방자치선거 시기임에도, 민중운동의 일부 세력들은 민주당과의 선거 연합에 집착하면서 노동자민중운동의 분열을 가속하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 민중운동 내부의 공동투쟁의 필요성이나 요구는 상대화되고, 연대운동을 형성할 수 있는 기반은 점점 더 취약해질 뿐이다. 민주노총은 이러한 현실을 직시해야 하고, 상설연대체 추진의 기반을 반신자유주의, 반이명박 투쟁을 강고하게 형성하려는 노력 속에서 찾아야 한다. 지금 당면한 6.2 지방선거에서부터 무원칙한 반MB 연합 촉구를 중단하고 노동자민중운동의 요구와 과제를 중심으로 민중운동의 공동대응을 모색해야 한다. 정세인식에서의 차이가 존재하더라도 책임 있게 토론하고 합의를 만들어가는 과정을 통해 민중운동의 공동투쟁을 형성하려는 노력에 힘을 쏟아야 한다. 하반기 G20 정상회담에 맞서 신자유주의 금융세계화가 아닌 민중적 대안을 확산하려는 시도에 민중운동의 힘과 노력을 모을 수 있는 방안을 모색해야 한다. 지난 시기 연대운동의 과정에서 훼손된 연대의 기풍과 상호신뢰는 이러한 과정을 통해서만 조금씩 회복될 수 있으며, 그 속에서만 상설연대체 건설에 대한 광범위한 합의와 합력이 모아질 수 있다. 이런 과정을 누락한 채, 성급한 일정 속에서 완결된 조직 구조를 추구하려는 시도는 오히려 연대운동에 대한 회의와 불신을 증폭시키며, 민중운동의 분열을 돌이킬 수 없는 지경에 이르게 할 수 있음을 분명하게 인식해야 한다. 민주노총이 민중연대전선의 구심으로 제역할을 다하기 위해 상설연대체 건설이라는 과제를 자임했다면, 그만큼 신중하고 힘든 과정 또한 감수해야 한다. 전국민중연대를 통한 연대운동에 대한 냉철한 평가와 한국진보연대 출범 과정에 대한 반성적 평가는 현재 연대운동을 형성하기 위한 출발점을 확인하는 중요한 과정이다. 이 출발점으로부터 민중운동의 공동투쟁의 가능성은 열릴 수 있으며, 이명박 정권에 맞서는 민중운동의 강고한 투쟁을 형성하기 위한 노력 속에서 그 가능성은 확대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