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임에서는 물러섰지만, 사법 리스크와 원칙 없는 사법·경제정책은 남았다
정부 지지율이 급락한 가운데, 9월 18일에 열린 이재명 대통령의 대국민 기자회견은 이전과 분위기가 달랐다. 이번 회견에서 이 대통령은 저자세를 취하며 반성하겠다는 메시지를 강조했고, 그동안 모호하게 에둘러 왔던 연임이나 공소취소 논란에 대해서도 이전보다 구체적인 입장을 밝혔다. 최근 가장 큰 논란이었던 인사 문제도 회견 다음 날 김승원 법무부장관 후보자가 사퇴하면서 일단락되는 듯 보인다. 실제로 리얼미터의 9월 14~18일 여론조사(9월 21일 발표)에서 이 대통령 지지율은 전주보다 1.0%포인트 상승해 9주간의 하락 이후 처음 반등했다. 그러나 근본적인 문제는 남아 있다. 이재명 대통령의 사활적 이해관계는 임기 종료 후 맞닥뜨릴 재판을 피하는 것이다. 공소취소와 연임·중임 개헌 논란, 그리고 김승원을 법무부장관으로 임명하려 했던 것도 결국 이 대통령의 사법 리스크 때문이었다. 사회진보연대는 8월에 이 대통령이 원하는 바의 최소치는 공소취소이고, 최대치는 연임·중임 개헌이라고 지적한 바 있다. (「김민석 새 대표의 민주당과 한국사회」, 《사회운동포커스》, 2026년 8월 27일) 이 대통령은 논란 끝에 “저 역시 연임을 생각해 본 적조차 없다”며 최대치에서는 물러났다. 그는 “마치 제가 연임을 구상하다 포기하는 프레임을 만들려는 정치공세”를 비판했지만, 그간 확답을 피하고 논란을 키워온 것은 대통령 자신이었다. 최소치인 공소취소 문제에서는 여지를 남겼다. 연임·중임 개헌 논란 때처럼, “임기 끝나면 재판 받겠다”고 하면 될 일을 이 대통령은 확답을 피했다. 기자회견에서 이 대통령은 국회에 ‘조작기소 특검법’ 가운데 “기존 기소 사건의 이송·처분에 관한 조항을 삭제”해달라고 요청했다. 대통령 본인의 사건과 관련한 공소취소 논란을 의식한 조치다. 하지만 이는 “불필요한 오해”가 발생해 특검법이 통과되지 못할 것을 우려했기 때문이다. 이 대통령은 자신이 “정치적 목적”의 “악의적 수사 조작” 피해자라고 강조하면서, “조작기소 의혹”에 대해서는 특검을 통해 “진상을 규명”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리고 공소취소 여부는 진상규명 결과에 따라 “법과 원칙, 상식에 따라 처리되면 될 일”인데, 본인 사건 탓에 “불필요하게 정치적 쟁점”이 되었다고 하소연했다. 그런데 일단 논란이 되는 기존 사건에 대한 공소취소 권한을 빼고 특검법을 통과시킨 후, 특검이 진상규명을 통해 자신의 ‘억울함’을 밝혀 주면 과연 이재명 대통령이 가만히 있을 것인가. 정리하면 이 대통령은 이번 회견에서 ‘조작기소 특검법’(사실상 ‘공소취소 특검법’)이 동력을 잃은 상황에서 국회 여당이 이를 재추진할 명분을 주려 한 셈인데, 정말 그렇게 될 경우 자신을 '조작기소'의 가장 큰 피해자라 여기는 이 대통령이 다시 본인 사건 지우기를 시도하지 않으리라 확신할 수 없다. 이 대통령은 “임기가 끝난 뒤 재판을 받겠다”고 명확하게 말해야 했다. 하지만 이번 회견에서 그 선까지 물러서진 않았다. ‘최소치’인 공소취소를 어느 정도는 방어한 셈이다. 향후 조작기소 특검법이 다시 추진될 경우, 대통령 개인의 사법 리스크와 제도개혁 사이의 이해충돌은 또다시 정치적 쟁점이 될 수밖에 없다. 최근 가장 논란이었던 인사 문제도 성격이 비슷하다. 기자회견 다음 날 김승원 법무부장관 후보자가 자진 사퇴했지만, 회견 당일 이 대통령은 그의 거취에 대해 확답하지 않았다. 이 대통령은 “인사의 기준, 판단의 근거들도 다 다르다”며 청와대는 나름대로 최선의 인선을 했지만 “국민의 검증 과정에서 여러 논란이 발생”한다며 어려움을 토로했다. 그런데 코로나19 신약 임상시험 승인 청탁이나 성추행, 회계부정 의혹 등 이 대통령이 내세운 “반칙과 특권 없는 억강부약하게 공정한 세상”을 부정하는 김 후보자의 자질을 둘러싼 “논란”은 차치하고서라도, 과연 이 대통령이 말하는 “인사의 기준, 판단 근거”란 무엇이었나. 왜 하필 법무부장관 후보자로 ‘대통령 공소취소 모임’의 공동대표였던 김승원을 선택했는가. 기자회견 전날인 17일 오전에 김 후보자의 회계부정과 성추행 의혹이 담긴 탄원서가 청와대에 전달되었다고 알려졌는데, 그럼에도 청와대가 선뜻 그의 임명을 포기하지 못한 이유는 무엇인가. 공소취소가 정치적 쟁점이 된 상황에서 김승원 임명 시도는 처음부터 이해충돌에 대한 의심을 일으킬 수밖에 없는 처사였다. 결국 이 대통령의 사법 리스크라는 근본 문제가 남아 있는 한, 기자회견에서 아무리 국민에게 ‘반성’한다고 한들 정부가 노선을 근본적으로 전환하기는 어렵다. 오히려 이 대통령 입장에서는 이번 기자회견을 ‘이보 전진을 위한 일보 후퇴’로 여길 수도 있다. 회견에서 반복해서 강조한 것은 개혁의 방향을 바꾸겠다는 게 아니라 개혁을 완수하기 위해 방식과 속도를 조절하겠다는 점이었다. 그는 “개혁 과정에서 선명성을 드러내다 더 큰 저항을 불러와 개혁의 속도가 오히려 늦어지고 심지어 실패에 이르는” 문제를 지적하면서, 강경 지지층의 “센 말이나 거친 방식”보다 “마지막 단계에서 국민의 삶을 개선하는 성과를 내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이런 맥락에서 “민주주의와 진보, 개혁의 이상을 꿈꾸며 더 좋은 세상을 위해 행동하는 우리”, “모두 친문이고 친노이며 친김대중이고 이재명의 동지들”이 “나아가야 할 방향이 달라진 것은 아니”라고 못 박으며, 단합하자는 메시지를 일관되게 전했다. 특히 검찰·사법개혁에 대한 기존 방향을 명확하게 유지했다. 이 대통령은 현 정부가 추진한 검찰개혁의 방향은 옳으며, 심지어 개혁 목표를 “초과 달성”했고, 이는 “이미 이것은 확정된 것, 되돌아갈 수 없는 것”이라 못 박았다. 다만 “콘크리트” 같은 “이해관계자들의 조직적 반발”에 맞서기 위해, 검찰 보완수사권의 부재로 피해자와 국민의 인권이 침해되지 않도록 경찰 수사에 대한 견제 장치를 마련하겠다고 했다. 그는 권력분립의 원리를 언급하며, 지난 1년 동안 검찰의 과도한 권력을 견제하는 데 성공했으니, 이제는 경찰 권력을 제어할 필요가 있다고 설명했다. 마치 어느 한 기관이 비대해지면 견제하는 게 권력분립의 원리인 것처럼 말이다. 그러나 이 대통령의 설명은 권력분립의 핵심 원리인 사법부 독립을 무시한다. 권력분립은 단순히 비대해진 기관 하나를 다른 국가기관이 견제하는 문제가 아니다. 형사사법 영역에서 중요한 것은 수사와 기소 기능이 정치권력으로부터 얼마나 독립돼 있느냐다. 사회진보연대는 이재명 정부의 검찰·사법개혁이 행정부가 사법부의 권한을 제한하고 사법부를 장악해 정치권력으로부터의 독립성을 파괴하는 것으로, 국제적 기준에서 봤을 때도 명백히 문제가 있다고 설명한 바 있다. (「이재명 정부 1년, 한국 정치 어디로 가나」, 《계간 사회진보연대》 2026년 여름호; 「해외 사법개혁으로 살펴본 사법부 독립의 중요성」, 《계간 사회진보연대》 2026년 가을호.) 준(準)사법기관인 검찰의 기능이 행정부가 통제하는 중수청·경찰로 상당 부분 넘어간 상황에서, 대체 어느 기관이 이들을 견제한다는 것인가. 현 정부의 기조상 사법부는 아닐 테니, 결국 정부 아니면 의회일 것이다. 어느 쪽이든 정치권력에 사법부를 종속시키는 셈이다. 실제로 작년 검찰개혁 논의 과정에서 검찰개혁론자들은 비대해질 경찰 권력에 대한 세간의 우려에 대응하고자 국가수사위원회 설치와 같은 방안을 제시했다. 국무총리실 산하 기구인 국가수사위원회가 공수처·중수청·경찰을 견제한다는 안이었다. 이는 겉보기에는 ‘국가기관 간 견제’처럼 보이지만, 경찰을 견제한다는 명분으로 대통령실의 경찰 통제를 강화함으로써 사법부 독립성을 크게 약화시키는 방안이었다. 권력분립에서 사법기관과 수사기관의 정치적 독립성이 중요한 것은 권력과 수사기관이 유착할 경우 권력 없는 시민의 권리가 가장 먼저 침해될 수 있기 때문이다. 벨기에의 뒤트루 사건이나 최근 제주 경찰의 실종 은폐 사건처럼 말이다. 이 대통령은 “단 한 톨의 억울한 피해도, 작은 빈틈조차 생기지 않도록 철저히 점검하고 보완”하겠다고 했지만, 정부가 추진하는 개혁 노선 자체가 정치권력으로부터 수사·사법기관의 독립을 보장하지 않는다는 모순이 있다. 이 대통령은 자신이 제시한 “가치와 신념, 정책을 선택한 국민”과 “최대 다수 국민” 양쪽을 모두 바라보고 통합하는 “모두의 대통령”이 되겠다고 회견에서 여러 차례 강조했다. 그러나 적어도 검찰·사법개혁에 관한 한, 그는 모두의 대통령이 될 수 없다. 사법 리스크를 지닌 이 대통령은 임기 내에 가능한 한 사법부 독립성을 무너뜨리려 할 것이며, 이것이 권력과 사법이 유착한 체계를 만들고 ‘최대 다수 국민’에게 피해를 주리라는 전망은 변하지 않을 것이다. 경제정책에서도 비슷한 문제가 드러난다. 부동산 정책과 주가 부양 정책을 둘러싼 논란은 최근 정부 지지율 하락의 중요한 배경 가운데 하나였지만, 이번 기자회견에서 정책 방향 자체에 대한 재검토는 없었다. 부동산 정책에 대해서 이 대통령은 기존 방향을 유지하겠다고 밝혔다. 세제가 더욱 세분화되고 복잡해질 경우 예상하지 못한 피해와 역효과가 발생할 수 있다는 지적에 대해서는 ‘소통하겠다’는 수준의 답변에 머물렀다. 주가 부양 정책에 대해서는 심지어 책임을 회피하는 모습을 보였다. 이 대통령은 이번 회견에서 “주가가 상승할지 손해를 볼지는 귀신도 모르는 것”이라고 말했다. 그 자체로는 맞는 말이다. 그러나 이 대통령은 3개월 전인 취임 1주년 기자회견에서는 주가가 “여전히 저평가되었다고 생각한다”고 말한 바 있다. 정부가 주가 부양 의지를 드러내며 정책을 추진하다가, 정작 주가가 하락하니 책임이 없다는 식으로 말한 셈이다. 특히 단일종목 레버리지 상품 도입 과정에서 금융투자업계의 공식적인 건의가 없었음에도 정부가 도입을 추진했다는 논란에 대해, 이 대통령은 환율 문제 탓에 레버리지 상품 도입이 필요했다는 기존 설명을 되풀이하면서도 “어떤 과정으로 결정됐는지 세부적인 절차 내용은 제가 아직 파악하지 못하고 있다. 누군가는 결정했을 것이다”라고 답했다. 대통령이 직접 관여하지 않았다면 도대체 어느 수준에서 어떤 판단을 통해 결정됐는지 밝혀야 했고, 대통령의 정책 방향에 따라 추진된 것이라면 그 결과에 대해서도 정치적 책임을 져야 했다. 결국 정책을 현실에 적용했을 때 어떤 경제적 효과가 나타날지를 깊이 고려하기보다는, 자신의 지지층이나 중도층의 입맛에 맞을 것 같은 정책을 근시안적으로 이리저리 내놓았다가, 실패하면 자기 책임이 아니라고 발뺌하는 식이다. 대통령과 정부는 피해가 발생하고 나서 “소통”할 게 아니라, 경제정책의 원리와 효과를 먼저 생각하고 신중히 제시하는 태도를 갖춰야 한다. 이번 기자회견은 이 대통령이 여론에 완전히 무감하지는 않다는 점을 보여줬다. 이 대통령은 연임 논란에 명확하게 선을 그었고, 조작기소 특검법의 기존 기소 사건 관련 조항 삭제를 요청했으며, 문제가 된 인사도 결국 철회됐다. 그러나 회견은 애초에 일어나지 않았어야 할 논란을 잠재운 것이며, 이재명 정부의 근본적 결함이 사라진 것도 아니다. 대통령 자신의 사법 리스크로 인한 각종 이해충돌 문제는 계속 발생할 것이고, 사법개혁 역시 정치권력에 사법기관을 종속시키는 방향으로 지속될 것이다. 이 과정에서 정치적 난관에 부딪힐 때마다 정치 갈등이 심각해질 것이고, 정부는 강성 지지층의 결집이나 중도층의 동조를 얻고자 극단적인 정책이나 단기적으로 효과가 눈에 띄는 정책을 반복해서 꺼내 들 위험이 있다. 그런 정치 갈등은 한국 사회를 좀먹고 정치에 대한 신뢰를 떨어뜨리며, 정치공학적 정책들의 비용과 피해는 시민에게 돌아갈 것이다. 이석연 전 국민통합위원장은 이재명 대통령이 대한민국 대통령의 불행한 흑역사를 반복하지 말아야 한다고 제언했다. 제왕적 대통령제 아래에서 대통령직을 둘러싼 정치적 갈등이 매우 심하고, 그런 가운데 대통령과 측근들이 불편한 직언을 멀리하고 민심과 벽을 쌓으며 고립되고, 결국 대통령 개인의 단점과 잘못된 판단이 정권과 정치의 위기로 귀결되는 악순환을 끊으려면, 대통령은 ‘지지와 박수’가 아니라 ‘비판’을 가까이해야 한다는 얘기다. 그러나 상술했듯 사법 리스크라는 이 대통령의 태생적 한계 탓에, 지지율 급락으로 인한 이번 회견에서도 공소취소라는 최소치를 완전히 포기할 수 없다는 점이 드러났다. 이런 이재명 정부에 정치 위기의 해결을 기대하기는 어려울 것이다. 이런 상황에서 사회운동이 해야 할 일은 정부가 내세우는 ‘개혁’의 명분에 휩쓸려 그때그때의 정책을 지지하거나 반대하는 데 머무는 것이 아니다. 무엇이 우리 사회의 올바른 방향인지에 대한 원칙과 기준을 세워야 한다. 대통령의 개인적 이해관계가 국가의 제도에 우선하고 있지는 않은지, 형사사법 체계가 정치권력에 종속되고 있지는 않은지, 경제·사회정책이 객관적인 효과에 대한 검토보다 지지율과 정치적 유불리에 따라 결정되고 있지는 않은지를 끊임없이 따져 물어야 한다. 특히 대통령 자신의 사법 리스크가 정부의 제도 개혁과 정치적 선택에 계속 영향을 미치는 상황에서는, 권력분립과 사법부 독립, 정책의 원리적 정합성과 책임이라는 원칙을 분명히 세우고, 정부가 이를 훼손할 때마다 강하게 비판하고 제동을 걸어야 한다. 그렇지 않으면 또다시 대통령 개인의 실패와 한국 대통령제의 결함이 맞물려 정치 위기로 번지는 악순환이 일어나고, 국가 제도와 시민의 권리가 함께 훼손될 수 있다.연임은 포기했지만, 공소취소라는 ‘최소치’는 지켰다
‘반성’했지만, 사법부 독립을 해치는 사법개혁은 그대로다
경제정책도 원칙과 효과보다 정치가 앞섰다
개인의 사법 리스크가 정치 위기로 번지지 않으려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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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전남광주통합특별시의 출범을 둘러싼 2026년 상반기 학술·정책 토론회
3월 6일 – 녹색도시 통합 정책토론회 광주광역시의회 개최. 통합특별시 출범 초기 단계에서 환경·도시계획 관점의 통합 방안을 논의함.
4월 10일 – 교육행정 통합 토론회 광원포럼 주최. 광주의 ‘실력 중심 교육’과 전남의 ‘인성·생태교육’ 결합, '투 브랜드 시스템' 도입, 교직원 인사 및 학군 조정 등 8대 핵심 실무 과제를 논의함.
4월 24일 – 노동정책 토론회 광주노동권익센터·광주광역시의회 주최. 전남광주통합특별시 출범에 따른 노동정책 전망과 지역 노동계의 의견을 수렴함. 주요 쟁점으로 노동국 신설 필요성, 비정규직 비율 개선(현황: 광주 43.9%, 전남 49.9%), 산업단지 노동친화적 재구성, 이주노동자 보호, 노동감독관 배치 등을 논의함.
4월 28일 – 동부권 산업 정책 토론회 주철현·정준호 국회의원 공동 주최(국립순천대학교). 여수·광양의 석유화학·철강 산업 경쟁력 강화, 산업구조 전환, 에너지 지원, 권역별 균형발전을 논의함.
5월 11일 – 초광역 행정통합 포럼 전남대 지역개발연구소·한국은행 광주전남본부·한국지역정책학회 공동 주최. 홍준현 중앙대 교수가 "행정체제 재설계 정책과제"를, 김송년 산업연구원 실장이 "지역산업정책 전환"을 발표. AI·에너지·반도체·모빌리티 4대 성장축, '60분 생활권'과 '2시간 경제권' 구축, 권역별 특화 전략, 초고압직류송전·ESS·수소 고속도로 등 에너지 인프라 구축 등을 논의함.
5월 12일 – 청년정책 토론회 광주 아트스페이스 흥학관. 청년 세대의 참여 및 정책 개발에 초점을 맞춤.
5월 13일 – 전남광주 통합미래포럼 광주연구원·전남연구원·한국행정학회 공동 주관. 첨단산업 육성, 시민 삶의 질 향상, 통합생활권 구축, 권역별 균형성장, 자치권 강화, 시민주권 실현 등 6대 핵심 과제를 논의. 정부 4대 인센티브(20조 원 재정, 행정적 위상 격상, 공공기관 이전 우대, 산업 활성화 지원) 보장 필요성이 강조됨.
5월 19일 – 2026 전남광주 대통합 포럼 국회도서관 대강당. 중앙정부와 지방정부의 협력, 재정·산업·인재 정책 통합을 광범위하게 논의함. |
현재 전남광주통합특별시 출범은 광역지자체 통합의 부정적 경로에 더 가까워 보인다. 자율성이 취약한 한국의 지방자치제에서 그간 지방균형발전은 중앙정부의 지자체 통제 문제로 연결되어 이해되었다. 이재명 정부의 ‘정부지원금’ 발표를 계기로 지방분권 논의가 다시 중앙정부 중심으로 수렴하는 양상을 보이고 있다. 또한 지방선거를 앞두고 다른 지자체에선 보류된 반면, 호남지역 관련 특별법만 통과되면서 중앙정치권력과 지역 특수이익 사이의 결합구조가 다시금 대중에게 인식되는 계기가 되었다.
특별법에서 통합특별시장의 권한이 확대되고 의회의 역할은 협소한 한편, 지방재정권은 불분명한 상황이다. 이러한 조건이 최악의 결과로 이어진다면, 통합특별시장이 확대된 권한을 계파 세력을 형성하려고 포퓰리즘 정책을 남발할 수 있다. 그 과정에서 통합특별시장의 지지를 받기 위한 이해관계자들 사이에 이권 다툼이 격해져 광역정책이 실패할 수 있다. 또 보조금 낭비로 지역 재정건전성이 악화되고 이것이 중앙정부의 재정건전성 문제로 이어질 수 있다. 여기에 특정한 지역 특수이익과 편향적으로 결합해 포섭되지 않는 지역사회운동단체를 억압할 수 있는 조건이 강화된다. 나아가 지역이 정치 양극화의 최전선에서 정치위기를 심화할 수 있다.
‘전남광주통합특별시 출범’으로 1차 방점이 찍힌 광역지자체 통합은 1970년대부터 제기된 지역 경제 취약성과 그에 대한 극복방안을 두고 펼쳐진 중앙정치와 지역정치 간 줄다리기의 결과이다. 취약한 지방자치제를 바탕으로 진행된 지방분권 논의는 지방선거를 앞두고 이루어진 갑작스러운 통합 선언과 중앙정부의 보조금 지원 발표를 계기로, 오히려 지역의 이해관계가 중앙정치에 종속되는 방향으로 수렴되는 양상을 보였다. 물론 이러한 구조 속에서도 긍정적 경로의 가능성이 완전히 차단된 것은 아니다.
다만 불행하게도, 1970년대 형성되었던 광주전남지역 사회운동은 5.18 광주항쟁을 통해 한국 정치의 문민화에 일조하였으나, 동시에 조직적 기반과 재생산 역량이 소실되었다. 한국 자본주의의 모순에 저항하며 보편적 가치에 헌신했던 이들이 사라진 그 자리에서, 현재 진보당으로 대표할 수 있는 지역 운동세력은 민주당보다 더한 포퓰리즘 정책을 통해 지역 특수이익에 대한 대중적 욕구를 자극하는 방향으로 지역 정치 흐름을 형성하고 있다.
전남광주통합특별시 출범이 지방선거를 위한 매표성 특혜 지역이라는 혐의에서 벗어나려면, 지역 특수이익과 이해관계의 이합집산에서 벗어나 지방자치의 제도적 조건을 현실화하고, 지방분권의 모범적 사례로 타 지자체의 광역통합에 긍정적 영향을 주어야 한다. 그렇지 않고 운동세력이 중앙정치에 종속된 지역 특수이익의 분배 문제에만 매몰된다면, 일정한 권력을 확보하더라도 결과적으로는 양극화된 한국 사회의 정치위기를 심화시키는 과정에서 지역 사회를 소모시키는 결과로 이어질 수 있다. 따라서 지역 사회운동은 단기적 기회주의에 편승하는 것이 아니라, 독자적이고 지속가능한 대안 세력으로 성장해야 한다. 이를 위해 사회운동은 정치체제에 대한 감시자이자 실질적 참여 주체로서, 지역 사회에 책임 있게 방향성을 제시하고 실천을 이끌어나갈 필요가 있다. ●
포퓰리즘 정권의 사법부 독립성 위협은 민주주의에 큰 위협이다
3월 22~23일 이탈리아에서 사법부 개혁을 위한 국민투표가 진행되었다. 역대 국민투표 중 이례적으로 높은 투표율 59%를 기록했으며, 찬성 46%, 반대 54%로 사법부 개혁안은 최종 부결되었다. 이번 국민투표는 ▲ 판·검사 경력 분리 ▲ 최고사법위원회(CSM)를 판사와 검사 두 개의 별도 기구로 분할 ▲ 최고사법위원회의 법관 징계 권한을 박탈해 별도로 신설된 ‘고등징계법원’에 이관 ▲ 최고사법위원회 위원 임명 방식을 선출에서 추첨으로 변경하는 내용을 골자로 했다. 특히 판·검사 경력 분리가 핵심이었다. 국민투표를 추진한 조르자 멜로니 정부는 판·검사 경력 분리를 통해 그간 법관 집단 내에서 형성된 ‘파벌’을 해체하고 재판의 중립성을 확보하는 것을 취지로 내세웠다. 그러나 이탈리아 국민투표를 둘러싸고 국내에서 많은 정치적 논쟁이 일었으며, 권력분립을 훼손해 이탈리아 헌정에 중대한 위협을 가한다는 비판이 제기되었다. 특히 무솔리니의 유산을 계승한 ‘이탈리아형제당(FdI)’이 주도하는 현 멜로니 정부는 총리 직선제와 사법개혁을 밀어붙이며 포퓰리즘적 권위주의라는 비판을 받아왔기 때문이다. 이 글은 멜로니 정부가 추진한 사법부 개혁 국민투표가 왜 문제인지, 그리고 이번 국민투표가 갖는 함의가 무엇인지를 밝히고자 한다. UN 사법 독립 특별보고관인 마거릿 사터스웨이트는 2024년 보고서 「현대 민주주의가 직면한 도전과 사법 시스템의 독립성 보호」를 통해 최근 세계적으로 행정부가 법치와 사법부의 독립성을 침해해 민주주의를 훼손하는 경향이 확산되고 있다고 경고했다. 그는 보고서에서 세계인권선언이 “인류가 폭정과 억압에 맞서 최후의 수단으로서 반란에 의지하지 않기 위해서는, 인권이 법치에 의해 보호되어야 한다”고 명시하고 있음을 상기시키며, 법치가 제대로 작동하기 위해서는 사법부의 독립이 필수적이라고 강조한다. 사법부의 독립이 보장되지 않을 경우, 강자의 자의적이고 폭력적인 권력 행사로부터 개인의 권리를 보호하기 어렵고, 권력에 대한 견제 또한 이루어질 수 없기 때문이다. 이러한 점에서 그녀는 사법부가 정치권력으로부터 분리되어 외부의 간섭을 받지 않아야 한다고 주장한다. 그러나 보고서는 최근 많은 나라에서 사법부의 독립성이 침해되고 있다고 지적하며, 그 유형을 크게 세 가지로 정리한다. 첫 번째 유형은 행정부의 사법부 장악이다. 행정부는 일반적으로 헌법상 사법부를 개편할 권한을 가지는데, 이를 악용하는 경향이 있다는 것이다. 대표적인 방식으로는 법관(판사, 검사)의 임명 또는 해임 방식을 변경해 법관에 대한 통제력을 높이는 경우와, 대법관 규모 확대를 비롯해 사법부 구성을 변경함으로써 정권이 원하는 법관을 공석에 임명하는 경우가 있다. 보고서는 전자의 대표 사례로 2022년 대법관 임명 방식을 변경해 법관을 대거 해임한 튀니지의 사례를 소개하고, 후자의 대표 사례로 2012년 법관 정년을 70세에서 62세로 낮춰 기존 법관을 대거 퇴직시킨 헝가리 오르반 정부를 제시한다. 두 번째 유형은 기존의 법률, 제도, 절차를 활용해 사법부에 정치적 영향력을 행사하는 경우다. 대표적으로 정권에 비판적인 법관이나 법률가를 형사 고발하거나 기소하거나 자격을 박탈하는 방식이 있으며, 사법부에 대한 예산 지원을 축소하거나 법관의 근무 조건에 불이익을 주는 방식으로도 나타난다. 보고서는 대표 사례로 2016년 쿠데타 시도 이후 기존 테러방지법을 활용해 정권에 비판적인 법관 및 변호사를 대거 기소한 튀르키예 에르도안 정부를 지목한다. 세 번째 유형은 법관을 표적으로 삼아 비방하거나 유해한 낙인을 찍는 경우이다. 소셜미디어나 각종 캠페인을 통해 정권의 통치 행위에 비판적인 판사나 검사를 비방하고, 특정 법관을 지목해 인신공격성 발언과 협박, 괴롭힘을 가하는 사례가 나타난다. 경우에 따라서는 이러한 공격이 테러로까지 이어지기도 한다. 보고서는 2017년 ‘공정한 법원’ 캠페인을 통해 텔레비전 광고와 소셜미디어를 활용해 판사들을 국민의 ‘적’이자 사회악으로 묘사한 폴란드 ‘법과 정의당’ 정부의 사례를 대표적으로 소개한다. 사터스웨이트 보고관은 각국에서 사법부 독립성이 보호되기 위해서는 법관과 법률 전문가들을 정치권력으로부터 보호하는 것과 더불어, 법관과 법률 엘리트들 스스로 대중의 신뢰를 회복하려는 노력이 필요하다고 권고한다. 이를 위해 보고서는 사법 절차의 투명성을 개선하고, 사법 판단과 제도를 대중이 이해하기 쉬운 언어로 설명하려는 노력을 법관과 법률 전문가들이 이행할 것을 강조한다. 사터스웨이트의 UN 보고서를 기준으로 이탈리아 사례를 보면, 이번 멜로니 정부의 사법부 개혁안은 사법부의 독립성을 위축시킬 수 있는 내용이다. 개혁 지지자들은 이탈리아 헌법 제112조에 따른 기소의무(법정)주의로 인해 검사가 사건을 선별하지 못하고 거의 모든 사건이 법원에 회부되면서 재판 지연이 구조적으로 발생하고 있다고 지적한다. 나아가 검사와 판사가 동일한 사법관 경력 체계 안에서 이동하는 구조가 재판의 공정성을 저해할 수 있다고 본다. 따라서 이들은 판·검사 경력을 분리해 엄격한 대립적 소송 구조를 확립함으로써 효율적이고 공정한 재판을 구현할 수 있다고 주장한다. 그러나 이탈리아의 공소 모델에는 역사적 맥락이 존재한다. 1930년대 무솔리니 정권 하에서 검사들은 법무부 소속으로서 정치화된 기소를 남발했다. 전후 이탈리아는 새로운 헌법을 제정하면서 이 문제를 해결하고자 검사를 행정부가 아닌 사법부 소속으로 두고, 검사의 기소재량권을 제한하는 기소의무주의를 도입했다. 그러나 판사가 수사를 주도하고 그 과정에서 형성된 기록이 재판에 그대로 이어지는 심문적 절차와, 기소의무주의로 인한 사건 증가가 맞물리면서 피고인의 방어권이 충분히 보장되지 못하는 경우가 많았다. 이를 해결하기 위해 1988년 형사소송법을 개정해 판사의 수사 기능을 폐지하고 대립적 소송 구조를 도입했으며, 2022년 형사소송법 개정을 통해 기소 우선순위 기준을 법제화함으로써 기소 과다로 인한 재판 지연 문제를 완화하고자 했다. 이처럼 역사적 맥락을 고려하면, 이탈리아의 기소의무주의는 전후 이탈리아가 그전의 정치화된 기소를 방지하기 위해 선택한 제도적 산물이다. 따라서 그로 인한 재판 지연 문제는 제도 자체의 폐기보다는 사법 운영 방식과 역량을 어떻게 개선할 것인가의 문제로 접근해야 한다는 지적이 많다. 실제로 이탈리아에서 재판 지연이 심한 것은 로마나 나폴리 등 일부 지역 하급 법원에 사건이 집중되는 구조에서 비롯된다. 또한 동일한 경력 구조가 재판의 공정성을 저해한다는 경험적 근거는 확인되지 않는다. 오히려 2022년 형사소송법 개정으로 판사와 검사 간 경력 전환을 한 차례로 제한했으며, 2024년 기준 경력 전환자는 42명으로 전체 판사의 1% 미만에 불과하다. 즉, 기존 이탈리아 사법제도의 문제는 제도 폐기보다는 운용의 정교화와 판·검사의 역량 강화를 통해 개선할 수 있는 성격이 강하다. 오히려 검사용 최고사법위원회를 기존 최고사법위원회에서 분리할 경우, 검사의 인사·징계 과정에 정치적 영향력이 개입할 여지가 커질 수 있다. 고등징계법원 설치 역시 관련 기구에 진입할 고위 법관의 수를 늘려 친정부 성향 인사의 유입 가능성을 높일 수 있다. 또한 최고사법위원 추첨제는 고위 법관의 전문성 약화로 이어질 우려가 있다. 이러한 변화는 UN 보고서가 지적한 ‘사법부 구조 개편을 통한 독립성 침해’라는 첫 번째 유형과 유사한 흐름이다. 실제로 멜로니 정부가 법관을 상대로 보여온 적대적 행보는 이러한 우려가 과도하지 않음을 입증한다. (김영진, 「주류가 된 유럽 포퓰리즘」, 《계간 사회진보연대》 2025년 여름호) 이탈리아 사법부 개혁 국민투표는 개혁안 추진 과정에서도 여러 문제를 드러냈다. 총리실이 의회에 사법부 개혁안을 제출한 지 1년도 채 되지 않아 의회 양원을 모두 통과하고 국민투표 시행이 공고되면서, 개혁안을 둘러싼 토론은 이탈리아 헌정에 미칠 영향이나 사법제도 개선 방향에 대한 논쟁이 아니라 정치 진영 논리에 기반한 양극화 속에서 전개되었다. 2024년 6월 개혁안이 의회에 처음 제출된 이후, 여당은 야권과의 합의를 통한 수정 없이 다수 의석을 활용해 개혁안 통과를 밀어붙였다. 이 과정에서 판사협회(ANM)가 집단 항의를 벌이자, 여권은 법관들이 정치화되었다고 비판했다. 카를로 노르디오 법무부 장관은 파로디 판사협회장에게 공개 TV 생방송 토론을 제안했으나 판사협회가 이를 거부하자, 사법부를 ‘준 마피아 체제’라고 표현하는 등 강도 높은 공세를 이어갔다. 이러한 정치 갈등은 생활비 상승과 이란 전쟁으로 인한 에너지 가격 급등과 맞물리며 멜로니 정부에 대한 반감을 키웠고, 당초 찬성 우세였던 여론을 박빙 구도로 변화시키는 데 영향을 미쳤다. 여론이 팽팽해지자 멜로니 총리는 직접 나서 개혁안 통과를 촉구하며, 사법부 내 ‘파벌’이 시민의 안전을 위협할 수 있다고 주장했다. [사진] 사법부 개혁안 국민투표 참여를 독려하는 멜로니 총리 멜로니 총리는 3월 9일 X에 영상을 게시해 3월 22~23일 실시되는 사법부 개혁 국민투표에 참여해 ‘찬성’ 투표를 할 것을 호소했다. 그는 사법부가 권력에 상응하는 책임을 지지 않고 있다고 주장하며, 보다 효율적이고 독립적인 사법부를 위해 개혁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또한 반대 측 일각에서 이번 투표를 정권 심판의 성격으로 해석하는 주장에 대해, 이번 국민투표는 순수한 사법개혁에 관한 것이므로 결과와 관계없이 사임할 의사가 없다고 밝혔다. (출처: X) 한편, 이번 국민투표에 꾸준히 반대 입장을 밝혀온 판사협회(ANM)는 2025년 10월 개혁안이 의회를 통과한 후 국민투표가 가시화되자 반대 위원회를 발족했다. 이후 변호사협회, 시민사회단체, 정당 등이 각각 반대 위원회를 결성했고, 이들은 서명운동을 통해 약 한 달 동안 50만 명 이상의 서명을 확보하며 공론화를 시도했다. 이에 맞서 개혁안 지지자들도 1월부터 법관과 법률가, 여당 및 일부 정당을 중심으로 ‘찬성 위원회’를 지역별로 조직해 찬성 캠페인을 전개했다. 국민투표 일정이 가까워질수록 논쟁의 중심은 헌정 개선을 위한 공론이 아니라 멜로니 정부에 대한 찬반 진영 대립으로 이동했다. 여권 인사들의 과격한 발언에 더해 여론과 법조계 내부에서도 과장된 주장과 담론이 확산되었다. 찬성 측은 사법부 내 정치화된 파벌이 사법부를 장악하고 있다고 주장했고, 반대 측에서도 일부 논자들이 사법부의 도덕적 우월성을 과도하게 강조하거나 개혁안 통과가 마피아에 유리하게 작용할 것이라는 과장된 주장을 제기했다. 이러한 과정에서 3월 로마와 나폴리 등 일부 도시에서는 찬반 양측이 근거리에서 집회를 열며 긴장된 상황이 형성되기도 했다. 벨기에 루벵대학교의 미켈레 판자볼타 교수는 이러한 과장된 담론이 법조계 내부에서까지 나올 경우, 법조계 전체의 위신과 정당성이 훼손될 수 있다고 우려했다. 이탈리아 사법부 개혁 국민투표는 이탈리아가 직면한 헌정 위기의 한 단면을 드러냈다. 국민투표 과정에서 이탈리아 사법제도를 둘러싼 논의는 제도 운용의 효율성을 개선하기 위한 토론이라기보다, 사법부와 법관을 둘러싼 정치적 의미 부여 속에서 전개되었다. 그 결과 논쟁은 헌정 발전을 위한 공론이 아니라 진영 간 대립으로 귀결되었다. 비록 개혁안은 부결되었지만, 이러한 과정에서 사법부의 독립성은 물론 그 정당성과 신뢰 역시 정치적 논쟁의 대상이 되었다. 사법부의 독립성을 둘러싼 이러한 긴장은 이탈리아에 국한된 문제가 아니다. 오늘날 여러 국가에서 사법부는 “민주적 통제”라는 명분 아래 개편 요구에 직면하고 있다. 그러나 사법부에 대한 통제 강화는 오히려 사법부의 독립성을 약화시켜, 법관이 법보다 정치적 유불리나 이해관계에 치우친 판단을 내릴 가능성을 높이고, 사법에 대한 신뢰를 더욱 훼손할 수 있다. 국제사회는 이러한 문제를 방지하기 위해 사법부 독립을 위한 기준을 마련해왔다. 1985년 UN 「사법부 독립에 관한 기본 원칙」은 사법권에 대한 외부 간섭 방지를 명시했고, 2002년 「방갈로르 사법행위 원칙」은 그 독립성을 유지하기 위한 법관의 윤리 가이드라인을 제시했다. 이는 적격성(propriety), 전문성(competence), 청렴성(integrity), 공정성(impartiality), 평등(equality), 독립성(independence)을 법관의 핵심 가치로 제시한다. (방갈로르 원칙은 2002년 네덜란드 헤이그에서 열린 최고법원 판사 회의에서 채택돼, 2003년 UN 인권위원회 결의를 통해 승인되었다.) 두 원칙 모두 사법부와 법관이 외부 간섭으로부터 독립되어야 함을 핵심적으로 강조한다. 이러한 국제적 사법 원칙에 비추어 볼 때, 헌정 질서가 안정적으로 작동하기 위해 필요한 것은 사법부에 대한 외부 통제의 강화가 아니다. 사법부의 독립은 법관의 특권을 의미하지 않으며, 외부의 간섭 없이 전문성과 직업적 양심을 지켜내는 데서 비로소 성립하며, 시민의 신뢰 역시 그 위에서 형성될 수 있다. 따라서 사회운동 역시 포퓰리즘 세력이 현대 민주주의를 지탱하는 사법부의 독립성을 위협하는 행태에 대해 적극적으로 저항하는 목소리를 낼 수 있어야 한다. 세계적으로 위협받는 사법부의 독립성
이탈리아 사법부 개혁안이 위험한 이유
국민투표 과정에서 나타난 양극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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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법부의 독립성은 외부의 통제로 개선될 수 없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