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보다

  • 기획
  • 2018/03 제38호

나누고 배우고 전파하는 경험의 학교

2018년 노동조합 활동가학교

  • 문설희
노동조합 활동가로 사회운동 첫 발을 떼었다. 조합원들과 함께 동고동락하며 많은 변화를 두 눈으로 확인했다. 80만 원 밖에 안 되던 조합원들의 월급이 2배로 올랐다. 가입도 대폭 늘어 엄청 큰 비정규직 조직이 되었다. 그런데 이런 변화가 세상을 바꾸는 변화로 바로 이어지는 걸까? ‘대안세계’를 꿈꾸는 것과 ‘노조 할 권리’를 쟁취하는 것 사이의 간극을 어떻게 채워야하나?
얼마 전 후배와 식사를 하다가 나눈 대화다. 다른 세상을 꿈꾸기 위해서는 어떤 실천이 필요할까? <2018 노동조합 활동가 학교>는 이런 고민을 안고 출발했다. 1월의 마지막 토요일, 동교동 가톨릭청년회관에 이른 시각부터 100여 명의 활동가가 모였다. 박지영 기획단장은 “장기적인 저성장 시기, 문재인 정부라는 조건에서 노조활동가들이 어떤 방향으로 활동해야할지, 그에 도움이 되는 노하우와 실제 활동사례를 소개하고자 한다”며, 이번 노조활동가학교를 계기로 “오랜 시간 잊고 있던 꿈을 다시 꾸고, 새로운 세상·새로운 노동조합을 함께 만들어 가자”고 인사했다.

노조활동가학교는 풍부한 사례를 통해 노동조합 활동의 방향을 제시하고자 했다. ‘2018년 노동조합활동가의 역할과 과제’를 주제로 강연을 한 박준형 사회진보연대 노동위원장은 2018년 노동이슈와 노동운동의 중장기 과제를 제시했고, ‘사례를 통해 배운다!’ 마당에서는 ‘노동조합 만들기’, ‘노동조합 넓고, 강하게’, ‘노동조합, 세상을 바꾸자’라는 세 가지 주제로 각각 토론이 진행됐다. 건설노조 경인건설지부, 공공운수노조 의료연대본부 서울대병원분회·인천공항지역지부·광전지부·집배노조·교육공무직본부와 금속노조 경기지부·삼성전자서비스지회·현대모비스화성지회 등의 사례가 다채롭게 소개됐다. 다양한 산별노조와 지역에서 참가한 활동가들은 비슷하면서도 다른 서로의 경험에 귀 기울이고 고민을 나누었다.

한편 노동조합 활동을 하는데 있어 ‘꿀팁’이 되는 교육도 준비됐다. 노동조합 가입을 위해 용기를 내 문을 두드리는 사람들과 어떤 이야기를 나눠야 할지, 노동자를 위한 경영분석의 방법은 무엇인지, 노동조합의 언론대응은 어떠해야 할지, 조합원의 마음을 모으는 사업은 어떻게 가능할지 등을 금속노조 서울지부 이규철 사무국장, 노동자운동연구소 한지원 연구원, 한겨레신문사 박태우 기자, 공공운수노조 공성식 공공기관사업국장, 공공운수노조 서경지부 유안나 조직부장이 각각의 노하우를 전수했다.
 
 
참가자들은 식사 시간까지 아껴가며 교육과 강의를 듣고 토론을 하고, 그럼에도 불구하고 한정된 시간을 아쉬워했다. “행사를 1박2일로 늘려라”, “정기적으로 학교를 개최하라”는 요구도 많았다. 그만큼 노동조합 활동가들이 고민을 나눌 기회를 목말라했다는 반증일 게다. 지금까지와는 다른 세상을 꿈꾸는 이들이 교류하고 경험을 나누는 자리는 앞으로 계속되어야 할 것이다.

폐회식에서 박지영 기획단장은 “우리가 배운 것을 각자 자신의 자리에서 실천하는 일이 남았다. 오늘 노조활동가학교에 온 동지들이 2회 노조활동가학교에 참가하였을 때는 수강생에서 교육자의 위치가 되어 각자의 사례를 발표할 수 있게 되기를 바란다”며 소회를 밝혔다. 1년 후 다시 만났을 때 더욱 풍부해진 경험과 깊어진 고민을 나눌 수 있도록 해야겠다. 새로운 세상과 새로운 노동조합을 꿈꾸는 우리 모두에게 건투를 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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