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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건강과 사회
  • 2017/05 제28호

노바티스에 대한 보건복지부의 원칙 없는 솜방망이 처벌

  • 김태훈
보건복지부는 4월 27일 의약품 리베이트를 제공한 한국노바티스의 행정처분 내용을 발표했다. 행정처분을 받게 될 약품 중 현재 급여 대상인 의약품은 42개였다. 그 중 대체할 수 있는 의약품이 없는 23개 품목은 과징금 처분을 받게 되었으나, 나머지 19개 품목 중 단 9개만이 급여 정지 처분을 받았다. 급여를 정지할 경우 환자에게 심각한 영향을 줄 수 있거나 급여 정지의 실효성이 없다는 이유에서다. 이 9개 약품에는 백혈병의 오리지널 치료제인 '글리벡'이 포함된다.
 

근거없는 글리벡 특혜 처분

글리벡이 급여 정지를 면한 것은 시중의 제네릭은 알파형 제제이고, 오리지널인 글리벡은 베타형 제제이기 때문에 약물 변경시 부작용이 우려된다는 것이 주장 때문이다. 복지부는 결국 이를 받아들였다. 글리벡을 그동안 복용해 온 환자들의 걱정은 충분히 이해가 가능하다. 그러나 대체할 제네릭 약품이 있는 상황에서 환자들의 걱정을 해소하고, 대책을 만들어야 할 문제이지 합리적 근거가 없는 솜방망이 처벌을 해서는 안 된다. 환자들을 핑계삼아 실질적으로는 제약회사의 이익을 보장하는 꼴이다.
 
이미 식약처는 오리지널과 제네릭 간 차이가 없다고 일축한 바 있다. 글리벡 제네릭은 오리지널과 화학적 구조가 동일하며 ‘생물학적 동등성’이 입증된 약품으로, 안전성과 유효성이 확보된 약품이다. 또한 미국, 유럽 등에서 허가받은 글리벡 제네릭 역시 국내와 동일한 알파형으로, 마찬가지로 생물학적 동등성을 입증받았다는 점을 덧붙였다. 복지부 또한 “해당 제네릭 약품의 안전성, 유효성 여부는 제도적으로 검증되어 있으므로 별도로 검토하지 않았다”고 해명하였다.
 
이렇게 제네릭의 유효성은 인정하면서 “기존 약제를 다른 약제로 변경 시 심각한 부작용이 발생할 수 있다”며 급여정지 면제의 근거를 대는 것은 앞뒤가 맞지 않는다. 그렇다면 오리지널과 같은 약효를 인정받은 제네릭에 허가를 내주는 의약품 인허가 제도 자체가 문제가 있다는 말인가? 오리지널이 제네릭보다 좋은 약이라는 시중의 근거 없는 비합리적 인식만 강화한 꼴이다. 이 역시 특허 독점권의 혜택을 누리는 초국적 제약자본인 노바티스가 바라는 바다.
 

명백한 솜방망이 처벌 철회해야

강력한 시장퇴출 효과가 있는 급여정지에 비해 과징금 처분은 해당 약품을 건강보험 급여 체계 내에 유지시키기 때문에 시장에 주는 영향이 거의 없다. 또한 과징금의 규모는 부당금액에 따라 달라지는데, 복지부는 전체 생산약품 42종의 평균을 내어 약품당 부당금액을 평균 6166만원으로 산정했다. 따라서 부당금액에 따른 과징금 비율 기준에 따라 연간 보험급여총액의 30%인 551억원을 과징금으로 결정했다. 그런데 42종의 약품에서 리베이트가 발생한 것은 맞지만, 리베이트를 통해 이익을 보려 하는 주력 약품이 분명 존재한다. 한국노바티스는 글리벡으로만 지난해 550억원의 보험급여를 받았는데, 이는 과징금으로 대체된 33개 의약품의 보험급여 총액의 27.5%에 달한다. 따라서 부당금액 산출은 노바티스의 주력 약품을 위주로 하는 것이 더 합리적이다. 그럼에도 복지부는 약품 당 평균 부당금액을 산출하는 방식을 택해 실제보다 그 규모가 더 작게 측정되었다. 이는 명백한 솜방망이 처벌이다.
 
정부는 세계 최대의 다국적 제약회사인 노바티스의 오리지널 약품에 대해 실효성과 안정성이라는 모호한 표현을 사용해 가며 급여 정지를 면하게 하는 특혜를 주고 있는 것이다. 복지부는 불법 리베이트 근절을 위한 리베이트 투아웃 제도의 첫 본보기인 노바티스 사례 처벌에 있어 원칙을 지켜야 한다. 지금이라도 행정처분 대상 약품들에 대해 급여정지 처분을 내려 강력하게 처벌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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