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보다

  • 노동보다
  • 2017/08 제31호

노동자운동의 새 시대를 열어야 하는 이유

  • 정영섭
세계는 전환기에 놓여 있다. 지난 수십 년 간 세계 노동자 민중의 삶을 파괴하고 분쟁과 테러를 조장한 신자유주의가 초래한 자본주의 정치·경제 체제는 위기의 구렁텅이에서 허우적대고 있다. 좌파 운동과 대안의 성장은 여전히 더딘 가운데, 우익 포퓰리즘이 발호하고 있다. 세계 곳곳에서 평범한 민중의 삶과 권리가 위협받고 있다. 우리는 연대를 기반으로 새로운 운동을 개척하고, 평등한 사회와 대안의 세계를 건설해야 하는 과제를 안고 있다. 과거를 돌아보고 현재를 직시하며 미래를 선도하는 세대로서의 역할을 자임하며, 노동자운동의 새로운 순환을 만들어내야 한다.
 
오늘날 노동자운동은 중대한 과제를 직면하고 있다. 1987년 노동자대투쟁으로 민주노조 시대를 연지 30년, 노동자운동은 민중이 주인인 세상을 건설하기 위해 쉼 없이 달려왔다. 세계적으로 신자유주의 파도가 몰아치고 노동에 대한 거센 공격이 자행될 때, 한국 노동자운동은 민주노총을 중심으로 노동법개악 저지 96-97 총파업으로 일어섰다. 가까이는 박근혜 정권 하에서 쉬운 해고와 취업규칙 개악, 전면적 민중탄압에 파업 투쟁과 민중총궐기로 맞섰다. 무엇보다 박근혜 정권 퇴진 투쟁에서 노동자운동은 전국적이고 전 민중적인 촛불 한복판에서 정권을 끌어내리고 부역자들을 감옥으로 보낼 때까지 앞장 서 싸웠다. 하지만 노동자 내부의 격차 확대, 사업장에 갇힌 정규직 중심의 노조 운동, 조합원대중을 운동의 주체로 세우지 못한 활동, 노조에 대한 세대 간 거리감 등 극복해야 할 과제 역시 산적해 있다.
 
적폐 청산을 걸고 문재인 정부가 들어선 지 100일이 지났다. ‘국가 기능의 복원’을 추진한다는 정부에 대한 지지율은 70퍼센트가 넘는다. 문재인 정부는 소득주도 성장과 일자리 창출을 주창하면서, ‘베를린 구상’으로 대표되는 한반도 정책을 다른 한편에 쥐고 작금의 정치·경제 위기 상황을 관리하고자 한다. 하지만 전 세계적 경제 침체 하에서 재벌 체제 중심의 한국 경제를 근본적으로 바꿀 계획도, 동북아시아 평화 체제 수립을 위해 한‧미‧일 군사동맹과 핵‧군비 경쟁에서 탈피할 의지도 없다. 그나마 존재하는 개혁 정책도 사회운동의 압력이 없으면 후퇴하기 쉽다.
 
이제 노동자운동이 우리 사회의 새로운 대안으로 우뚝 서야 한다. 노동자‧민중은 저임금·장시간 노동, 빈약한 복지, 평생 일하고도 가난에 허덕이는 노년, 여성과 사회적 소수자에 대한 차별과 혐오, 잦은 군사적 긴장으로 인한 전쟁 위기 등 만성적인 불안정과 폭력 앞에 놓여 있다. 문재인 정부의 개혁 정책이 이 모든 것을 해결해주리라 기대할 수 없고, 그래서도 안 된다. 우리는 개혁을 최대치로 밀어붙이는 한편, 노동자운동을 비롯한 제반 사회운동의 힘을 키워 명실상부한 정치‧사회적 대안으로 성장해야 한다.
 
사회의 변혁은 노동자운동의 역량을 키우고 세력을 확대하는 것에 달려 있다. 노동자의 힘으로 재벌과 무소불위 기업권력을 통제해야 한다. 노동자운동이 전체 노동자를 대표하고 대변할 수 있도록 노동조합으로의 획기적이고 공세적인 조직화 사업을 추진해야 한다. 모두를 위한 ‘노조할 권리’를 쟁취하고, 노동조합이 새로운 세대와 호흡하고 권리를 실현하는 청년의 노조, 여성의 노조, 모든 노동자의 노조가 될 수 있도록 혁신해야 한다. 노동자운동이 앞장서서 한반도 비핵 평화의 길을 닦아야 한다.
 
1987년으로부터 30년, 새로운 노동자운동의 미래를 우리의 손으로 건설하자!
노동조합이 2천만 노동자의 삶에 희망이 되도록 민주노조 운동을 혁신하자!
재벌 체제를 타파하고 모든 노동자의 노조할 권리를 실현하자!
한미일 군사동맹을 반대하고 한반도 비핵 평화를 위해 평화운동을 강화하자!
신자유주의 정치경제 위기에 맞서 노동자 민중의 국제적 연대를 강화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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