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특집
- 2016/12 제23호
꼼수에 휘말리지 않을 퇴진의 기준
퇴진의 방법과 시기를 사태의 중심에 두지 말자. 이는 보편타당한 ‘답’이 있는 문제가 아닌 만큼 “즉각 자진 퇴진”, “거국 내각 후 자진 퇴진”, “즉각 탄핵”, “총리 선출 후 탄핵” 등 여러 세력이 각자의 이해관계에 따라 나뉜다. 200만 촛불의 박근혜 퇴진 요구가 각 세력의 정치공학에 수렴되고 만 것이다. 국민은 “이게 나라냐”라는 질문으로 이 퇴진 운동을 시작했다. 나라를 다시 세울 수 있는 답을 찾고자 촛불을 들었다. ‘박근혜 없는 박근혜 체제’를 다시 마주하지 않기 위해서, 우리는 박근혜 퇴진에 대한 우리의 기준을 세워야 한다.
다음 다섯 가지 조건을 만족시키지 못하는 박근혜 퇴진은 국민의 요구가 아니다. 정치권은 이를 기준으로 삼고 모든 논의를 진행해야 한다.
첫째, 박근혜 구속해야 퇴진이다. 퇴진이 문제가 아니라 구속이 문제다. 현재 언급되는 4월 퇴진론은 암묵적으로 박근혜를 사면시켜주겠다는 전제를 깔고 있다. 야당 대선후보마저 사면을 이야기하는 상황이다. 하지만 국민은 이런 거래를 용납할 수 없다.
둘째, 새누리당 퇴출해야 퇴진이다. 비박도 부역자다. 김무성, 유승민이 박근혜를 세웠다. 탄핵을 좌지우지할 처지가 아니다. 질서 있는 퇴진 같은 소리는 아예 나오지도 못하게 해야 한다.
셋째, 이재용 구속해야 퇴진이다. 우리나라는 헌법 위에 재벌이 있다. 수출재벌이 우리 경제를 지탱한다는 이유다. 하지만 국민이 없으면 재벌도 필요 없다. 2008년 삼성 특검 때도 이건희는 경제를 핑계로 해 구속을 면했다. 이재용 가족은 상습적 헌법 유린범이다.
넷째, 정치 검찰을 해체해야 퇴진이다. 특검은 김기춘, 우병우를 구속 수사하고, 정윤회 문건 사건 은폐 사건을 명백하게 밝혀야 한다. 특검이 이미 최병우 민정수석과 적당히 수사를 조율한다는 이야기가 나온다. 박근혜-최순실 게이트의 또다른 몸통은 바로 검찰의 거대한 권력 카르텔이다.
다섯째, 박근혜 정책을 폐기해야 퇴진이다. 재벌특별법인 규제프리존 특별법은 즉각 추진 중단되어야 하고, 성과연봉제와 노동시장구조개악 정책도 모두 중단되어야 한다. 사드 배치와 한일군사보호협정 같은 평화위협 정책 역시 응당 폐기되어야 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