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보다

  • 기획
  • 2016/11 제22호

성과퇴출제 막는 총파업 말말말

  • 김유미

우리의 총파업 선언은

9월 27일·김영훈 철도노조 위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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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과만능주의를 포장하지 말라. 그 누군가를 탈락시켜야만 성과가 난다고 맹신하는 시장주의자들로부터 시민을 보호하는 것은 포기할 수 없는 우리의 신성한 의무이다.
오늘 우리의 총파업 선언은 잊지 않고 기억하자, 분노하고 행동하자 했던 우리 모두의 다짐이다. 무고한 아이들을 먼저 보낸 살아남은 어른으로서 최소한의 도리이다. 근로기준법을 준수하라고 절규했던 전태일 열사 앞에 드리는 추모사이고, 국가폭력에 희생된 고 백남기 농민에게 드리는 조사이다.” 

 

모든 일자리가 하향평준화되어야 하나요? 

9월 29일·당산역을 이용하는 대학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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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철도노조와 지하철노조가 파업을 돌입한 이유는 성과 퇴출제 때문입니다. 공공기관 정상화를 위해 도입한 것이 퇴출제입니다. 하지만 제대로 운영하지 않는 것은 정부인데 왜 그 책임은 노동자들이 져야 하나요? 철도 노동자들이 자신들의 철밥통을 지키려고 파업한다고요? 저는 되묻고 싶습니다. 대한민국의 모든 일자리들이 하향 평준화되어야 하나요?”

 

국민들의 삶을 모르는 대통령

10월 17일·이의용 부산지하철노조 위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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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옷만 잘 입으면 외교가 잘 되는지 아는 분이 어찌 국제관계를 이해 하겠습니까. 노동조합 때려 잡기만 하면 지지율이 오른다고 생각하는 분이 어찌 노동조합도 만들지 못하는 노동자들과 청년의 마음을 이해하겠습니까. 낙태를 막으면 신생아가 많아질 거라 생각하는 분이 어찌 여성을 삶을 이해하겠습니까. 2인자를 만들지 않는다고 하는 분이 어찌 인재를 옆에 두고 국정을 운영하겠습니까. 아이 잃은 슬픔을 이해하지 못하는 분이 어찌 보육정책을 제대로 하겠습니까. 알바와 취업도 한번 해보지 않은 분이 실업자의 고통과 청년실업의 고통을 이해하시겠습니까. 아무리 생각해봐도 그분이 살아 왔던 인생속에 국민들이 겪는 취업, 육아, 가정, 등 우리가 겪었던 삶의 희노애락은 없는 것 같습니다.”
 

민중의 삶 해하는 정부가 불법

10월 2일·박경득 서울대병원분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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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의한 권력의 명령에 복종하지 않기 위해 파업에 돌입했습니다. 공공기관은 민중의 행복을 위해 일 한다고 생각했습니다. 하지만 그렇게 하지 말라는 지침을 내렸습니다. 병원이 환자의 쾌유를 위해 일하는 것이 아니라 수익을 많이 내는 방식으로 일하라는 주문을 받았습니다.
우리가 불법입니까? 민중의 삶을 해하라는 주문을 하는 정부가 불법 아닙니까? 서울대 병원의 사태를 보십시오. 백남기 어르신은 경찰의 물대포에 쓰러져 병원에 입원했습니다. 정부와 검찰과 경찰에 대한 분노로 유가족은 병원에 왔을 것입니다. 서울대병원에 오면서 공공병원을 믿었을 것입니다. 서울대병원마저 의심하지는 않으셨을 겁니다. 모든 것을 믿고 환자로서 의료인에게 생명을 내맡겼을 것입니다. 그런데 병원은 어떻게 했습니까?”
 

불편해도 괜찮아

대학가 게시판에 부착된 대자보 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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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는 ‘성과연봉제 반대’로 파업 중인 철도노동자의 딸입니다. 저는 2013년 있었던 철도 민영화 반대 파업을 기억합니다. 고등학교 1학년이던 그때의 저는 아버지가 직장을 잃으실까봐 많이 두려웠고, 파업 종료 후에도 징계를 받는 아버지를 보며 많이 속상했습니다. 
그로부터 3년이 흐른 지금, 저는 많은 일들을 겪어왔습니다. 수학여행 준비로 한창 들떠 있을 때 들려온 세월호 사고와 구의역 사고의 비정규직 청년은 저와 같은 나이의 친구들이었습니다. 이러한 사고는 언제나 내게, 내 주변에 있을 수 있었습니다. 이제 저는 아버지의 파업이 두렵지도, 속상하지도 않습니다. 오히려 자랑스럽고 자랑하고 싶습니다.”
 

압류 잘하는 게 내 일인가?

10월 4일·국민건강보험공단 청년 노동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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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인장기요양보험 업무를 담당했다. 부당수급 적발 금액이 성과평가에 반영되다 보니, 모든 장기요양기관을 부당 기관으로 색안경을 끼고 봐야 했다. 계속 오르는 목표금액을 맞추려고, 다른 지사에서 부당수급 자진신고서를 빌려오는 경우도 있다. 지금도 건강보험료 생계형 체납자들이 많다. 건강보험료를 내지 않으면 은행 계좌가 압류되는데, 사연을 들어보면 보험료 낼 돈이 없는 분들이다. 성과연봉제가 전면 도입되면 보험 재정을 위해서 징수율을 평가할 것이고, 그렇다 보면 체납 독촉을 위해 급여계좌 압류도 늘어날 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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