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보다

  • 특집
  • 2016/02 제13호

중국 성장 둔화와 미국 금리인상 이후

2016년 세계경제 전망

  • 임필수 사회진보연대 정책교육실장

중국 성장 둔화, 어디까지 갈까

2016년 세계경제의 키워드는 중국 경제 성장의 둔화다. 나아가 미국 내에서는 중국 경제의 지속적 성장이 미국에 초래할 위협보다 그 반대, 즉 경제성장 감속이 끼칠 위협이 더 크다는 우려가 제기된다. 얼마 전까지는 중국 경제가 지속적으로 성장하면 중국이 아시아에서 미국의 군사적 영향력에 도전하기 위한 수단과 확신을 획득할 것이라는 우려가 컸다. 하지만 최근에는 중국 경제의 취약성에 기인한 부정적 결과가 나타나고 있다는 분석이 제기되고 있다.
   
미국과 다른 국가의 관점에서 볼 때, 중국 성장률의 하락은 수요 감소를 의미한다. 세계시장에서 중국의 수입 점유율은 2000년 3.2퍼센트에서 2013년 9.6퍼센트로 3배 확대되었다. 최근 중국의 수요 감소로 인해 원자재 가격이 하락하여 호주, 브라질, 중동 경제에 악영향을 끼쳤다. 중국에 대한 미국, 유럽 등의 제조업 수출도 줄었다. 미국의 대중국 수출은 2015년에 최소한 9퍼센트 하락한 것으로 추산되며 2016년에 더 하락할 수도 있다. 

그러나 가장 부정적 효과는 세계 주식시장의 불안정을 키우고, 미국과 다른 국가의 거시정책에 추가적인 부담을 가하는 문제다. 현재 중국 경제는 세계경제에 영향을 미칠 만큼 충분히 크고, 자본시장도 개방되었다. 중국 자본시장에서 발생하는 문제는 빛의 속도로 세계 곳곳으로 전파된다. 실제로 신흥국의 주식시장은 2014년의 중국증시 상승기에는 큰 상관관계를 보이지 않았으나, 2015년 6월 이후 하락기에는 동반 급락하는 모습을 보였다. 중국 주식시장의 변동성은 2015년 가장 큰 화제였다. 중국 주식시장은 2016년에 이미 거친 출발을 보였고, 당국은 2016년 첫째 주에만 주식거래를 두 번 중단시켰다.
 

중진국 함정

그런데 중국 경제에 대한 우려는 갑자기 등장한 게 아니다. 중국이 ‘중진국 함정’에 빠질 수 있다는 경고가 이미 제기되었기 때문이다.

보통 중진국 함정의 요인은 인구배당효과의 감소, 농촌과잉인구 고갈, 제조업 고용 정체와 서비스 산업 비중의 증가, 기술 발전의 지체 등이다. 여기서 인구배당효과란 전체 인구 중 노동력 인구의 비중이 높으면, 일인당 산출이 성장할 잠재성이 크다는 뜻이다(노동력 인구 비중이 높으면 대체로 저축률이 높아 투자에 유리하고 임금상승 압력도 상대적으로 낮다). 인구배당효과는 동아시아 국가의 빠른 경제성장을 설명하는 주요 요인으로 꼽힌다. 하지만 중국의 인구가 급격히 노령화되고 있어 생산가능인구의 비중이 2010년 75퍼센트에서 2055년 58퍼센트까지 하락할 것이란 전망도 있다. 

다른 요인도 중국에서 두루 관찰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중국이 급속한 경기침체에 빠지지 않을 수 있었던 것은 탄력성이 있는 고용과 소비 때문이다. 이는 서비스 부문으로 노동력의 점진적인 이동을 동반했다. 하지만 서비스 부문의 성장도 장기적으로 보면 경제성장율을 떨어뜨린다.

또 투자율이 여전히 높지만 그 투자가 비생산적 자본스톡 부문에 투자될 경우, 그리고 실질환율이 저평가되어 경제가 저부가가치 노동집약적 산업에서 벗어나지 못하는 경우도 경제성장 둔화가 크게 나타날 수 있다.

중국은 2007~09년 세계 금융위기에서 최악의 상황을 피했지만 인민폐 4조 위안(약 180조 원)의 경기부양책을 실시했다. 결국 인프라에 대한 대규모 투자 지출이 발생했고, 부채와 과잉투자라는 부정적 효과가 남았다. 중국 국유기업은 과잉투자로 인해 자산이익률은 하락한 반면, 실질금리 인상으로 인한 부채 부담은 증가한 셈이다. 경기부양책이 오히려 중국 국유기업의 리스크를 확대하는 결과를 낳은 것이다. 
 

중국의 아시아 전략은 실현될 수 있나

국제통화기금(IMF)은 중국의 GDP 성장률을 2015년 6.8퍼센트, 2016년 6.3퍼센트로 추정했다. 중국 당국은 이러한 수치에 대해 반박하지만 독립적인 경제기구의 추산은 대부분 더 낮다(IMF는 세계경제성장률 전망도 3년 연속으로 실제보다 높게 잡는 오류를 보였다. 세계경제 위기의 폭과 깊이를 정확히 가늠하지 못하고 있는 것이다).

성장률 하락은 만약 효율성과 생산성이 높아진다면 그래도 감내할 만할지도 모른다. 하지만 불행히도 중국이 ‘뉴노멀’(새로운 표준)이라고 부르는 경제성장률 하락은 ‘올드노멀’처럼 보인다. 경제성장의 둔화가 계속될 것이기 때문이다. 

한편 중국의 경제성장 둔화는 중국의 야심찬 대외 프로젝트에도 악영향을 끼친다. 시진핑 주석의 비전, ‘아시아인을 위한 아시아’는 아시아에서 중국의 역할을 크게 확대한다는 의지를 담고 있다. 중국은 아시아에서 미국의 영향력에 대항하기 위해 전략의 일환으로 아시아인프라투자은행(AIIB)을 창설했다. AIIB는 아시아-태평양 지역에서 중국 스타일의 인프라 투자를 지원한다는 목적을 가지고 있다. 나아가 중국의 ‘일대일로’는 인프라를 통해 중국 경제를 유라시아를 가로질러 중동과 연결하며 실크로드 지역의 협력을 촉진하고 새로운 해상로를 개발한다는 구상이다. 이는 미국의 ‘허브 앤 스포크’(바퀴축과 바퀴살) 네트워크에 대한 대안으로 추진된다. 하지만 AIIB와 일대일로 프로젝트는 중국의 전폭적인 경제적 지원이 없다면 성공할 수 없다. 중국 경제가 휘청거리면 AIIB와 일대일로는 축소될 수밖에 없다. 
 
중국은 아시아에서 미국의 영향력에 대항하기 위해 아시아인프라투자은행(AIIB)을 창설했다.
 

미국과 유럽의 장기침체, 끝날 수 있나

2015년 미국과 유럽의 경제 현실을 두고 ‘장기침체’라는 진단이 부상했다. 이는 2007~09년 금융위기 이후 현실 국내총생산(GDP)과 잠재 GDP 사이의 격차가 커진 후, 그것이 좁혀질 기미가 없었기 때문이다. 잠재 GDP는 물가를 자극하지 않으면서 자본과 노동을 완전히 동원하여 달성할 수 있는 최대 생산능력이다. 만약 경제침체가 장기화되면 궁극적으로 자본형성이 감속하고 장기실업에 따른 노동자의 숙련 상실로 인해 경제의 생산능력이 억제되어 총공급도 감소한다. 즉 잠재 GDP가 감소하는 경제쇠퇴가 발생한다. 

장기침체 논쟁의 정책적 함의는 무엇인가? 중앙은행이 제로금리를 유지해도 현실 GDP가 잠재 GDP를 추격하지 못한다면 정부 금리정책, 즉 통화정책은 유효성을 상실한다. 나아가 제로금리의 장기화는 금융안정성을 위협한다. 그런데 경제성장률이 부진하다면 재정정책, 즉 정부부채의 증가에도 한계가 있다. 국민소득 대비 부채 비율이 상승하면 국채 원리금을 상환하기 위해 새로 국채를 발행해야 하는 ‘폰지 재정’(폰지란, 뒤에 투자한 사람의 돈으로 앞서 투자한 사람의 이자를 지급하는 다단계 금융사기를 뜻한다)이 발생한다. 결국 정부의 통화정책과 재정정책의 유효성, 양자 모두에 심각한 제약이 발생하는 것이다. 

미국, 일본, 독일 등 주요 선진국의 노동생산성 증가율은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하락했다. 과거 경기회복기에 비해 그 회복 정도도 미흡하다. 현재 회복된 수준 역시 위기 이전 추세를 밑돌고 있다. 

미국은 노동투입 증가율의 둔화로 인해 노동생산성이 올라가는 것처럼 보였으나, GDP 성장률이 크게 낮아짐에 따라 노동생산성 증가율이 전체적으로 하락했다. 이런 노동생산성 증가율 하락은 고용증가에 상응하여 국민소득이 증가하지 않는다는 의미다. 이는 근본적으로 기술혁신 약화에 기인하며, 자본축적의 부진으로 귀결된다. 
 

금리인상이 미국 경제의 회복을 이끌 수 있나

미국 연준은 작년 말 경기진작을 위해 정책금리를 제로 수준으로 인하했다. 그런데 자연이자율은 세계 금융위기 이후 급락하여 2015년 현재 –2.1퍼센트로 추정된다(자연이자율은 완전고용과 물가안정을 달성할 수 있는 이자율을 뜻한다. 실질금리가 자연이자율을 상회할 경우 경기위축이 발생하고, 하회할 경우 경기과열이 발생한다). 게다가 연구기관에서 제시하는 자연이자율 회복 시점도 계속 뒤로 연기되고 있다. 

따라서 미국의 자연이자율이 마이너스 상태인데도 불구하고 중앙은행이 금리인상을 단행한다는 것은 궁극적으로 완전고용의 포기, 그에 따른 공급능력의 감퇴, 즉 경제쇠퇴를 야기할 수 있다. 이런 이유로 미국 연준은 금리인상을 그리도 주저했던 것이다. 연준은 2015년 12월 정책금리를 0.25~0.5퍼센트로 인상했으나, ‘지표 의존적이고 점진적인’ 금리인상을 강조했다. 즉 경제여건을 고려하지 않은 급속한 금리인상은 없을 것이라는 뜻이다. 

그러나 장기침체 문제를 제기한 전 재무장관 서머스는 신중한 듯 보이는 정책조차 큰 문제를 야기할 수 있다고 주장한다. 그는 “제로금리와 영원한 이별은 아니다”라며, “금리인상 연기는 잘못된 결정으로 드러나더라도 이후 바로잡기가 쉽지만, 금리인상이 잘못된 결정으로 드러날 경우엔 바로잡기가 훨씬 더 어렵다”고 말했다. 

장기적으로 볼 때 더욱 중요한 사실은 금융위기 여부와 무관하게 자연이자율이 1960년대 이후 지속적으로 하락하고 있다는 사실이다. 자연이자율이 낮아진 이유는 무엇인가? 궁극적으로 고정자본 투자 수익률이 하락했기 때문이다. 이를 마르크스주의 용어로 말하면 장기적인 이윤율의 하락 추세다. 

서머스는 전통적인 거시경제학적 정책수단으로는 현재의 경향을 역전시킬 수 없다고 말하는데, 이는 곧 정부 정책으로는 이윤율 하락의 반작용 경향을 만들 수 없다는 뜻으로 읽힌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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